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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영 한음저협회장 "음악저작권료, 부가가치보다 매우 저평가"

송고시간2020-12-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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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사·작곡가들의 음악 저작권을 관리하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 홍진영 회장은 30일 "우리 음악의 가치는 대한민국 음악인들의 능력과 음악 산업이 가져다주는 부가가치에 비해 매우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회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제도와 규정이 사회적 인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우리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이탈리아 수준으로 음악 저작권료 규모가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음저협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음악 저작권료 징수 기준 문제를 두고 국내 OTT 업체들과 갈등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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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천400억 징수 전망…"伊 수준으로 징수 규모 올리고 징수 기준 자율화해야"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 홍진영 회장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 홍진영 회장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작사·작곡가들의 음악 저작권을 관리하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 홍진영 회장은 30일 "우리 음악의 가치는 대한민국 음악인들의 능력과 음악 산업이 가져다주는 부가가치에 비해 매우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회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제도와 규정이 사회적 인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우리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이탈리아 수준으로 음악 저작권료 규모가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음저협의 연간 음악 저작권료 징수액은 2018년 2천34억 원, 2019년 2천208억 원에 이어 올해 2천4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점차 늘고 있지만, 이탈리아(약 6천300억 원)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그는 "우리나라 GDP 대비 음악 저작권료는 0.011%로 세계 45위다. 세계 평균(0.014%)보다도 낮다"며 "말로만 K팝의 세계적 위상을 이야기할 게 아니라 음악인들에 대한 처우가 실질적으로 올라가야 한다"라고도 했다.

◇"OTT, 저작권료 아껴 성공하려는 건 어불성설"

최근 한음저협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음악 저작권료 징수 기준 문제를 두고 국내 OTT 업체들과 갈등을 겪었다. 홍 회장은 "우리의 주장은 세계적인 평균이라도 맞춰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OTT는 방송사 다시보기에 적용되는 매출액의 0.625%를 주장했으나 한음저협은 넷플릭스와 계약한 요율 및 해외 사례 등을 들어 2.5%를 요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 1.5%에서 시작해 2026년까지 2%에 근접하게 현실화하겠다는 절충안을 지난 11일 내놨다. 이에 대해 국내 OTT 측은 신산업 성장을 저해한다며 강력히 반발하면서 법적 대응도 시사하고 있다.

홍 회장은 "OTT가 성공하려면 양질의 콘텐츠와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 저작권료를 아껴서 성공하려는 건 말이 안 되는 논리"라며 "식당 주인이 비용 아끼려고 저급한 식자재를 쓰면서 장사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체부가 마련한 새 징수규정이 한음저협으로서도 "아쉬운 수준"이라며 "그런데도 국내 OTT 측이 무모한 조치를 하거나 움직임을 보일 경우 창작자들을 위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홍 회장은 지상파 방송의 음악 사용료에 대해서도 "실제 음악 사용량보다 매우 낮은 사용료를 징수해 왔다"며 "방송 음악 사용료 책정을 광고 수익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또 "방송사들이 사용한 곡목 리스트를 낼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 등과 함께 '방송음악통합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방송사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 홍진영 회장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 홍진영 회장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제공]

◇"새로운 플랫폼 등장…저작권 시장 자율화 필요"

미디어 플랫폼 경쟁은 팬데믹과 함께 더 가열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가 내년 한국 진출을 공식화하는 등 글로벌 OTT 상륙도 예고됐다.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도 내년 상반기 한국 진출을 공식 발표했다. 홍 회장은 스포티파이와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의 징수 규정에 맞게 잘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 및 플랫폼 다양화는 피할 수 없는 추세여서 음악 저작권료 문제도 지속해서 생겨날 수 있다.

홍 회장은 "그래서 자율권이 필요한 것"이라며 정부가 음악 저작권료 징수 규정을 승인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해 권리자와 이용자가 좀 더 자유로운 협상으로 요율을 정할 수 있는 행정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은 공공재가 아님에도 가격 규제라는 거대한 장벽에 막혀 있다. 이용자들도 저마다 경영 상황이 다르고 음악의 쓰임새도 다르다"며 "승인제 폐지가 아니더라도, 권리자의 최소 권리 보장이 가능한 징수 규정을 남겨놓고 자유롭게 협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규모가 작은 사업자들의 부담도 줄이고, 저작권료 수준도 음악 사용 형태에 따라 가치가 적정하게 설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제공]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제공]

◇"협회 경영 효율성 제고 노력…내부 갈등도 많이 줄어"

홍 회장은 이승철, 이문세, 알리, SG워너비 등의 곡에 참여한 작사·작곡가다. 협회의 제18·19대 이사를 거쳐 2018년 2월부터 4년 임기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올해 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지난해보다 공연사용료가 30∼4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전체 징수액은 늘었다.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전송 분야와 아이돌 음반 호황에 힘입은 복제 분야 성장 덕분이다. 특히 올해 전송 분야 징수액은 처음으로 1천억 원을 넘길 전망이다.

한음저협 회원은 현재 3만 8천여 명에 이른다. 과거 내홍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홍 회장은 "취임 이후부터 회원들과 부단히 소통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월 유튜브로 협회 업무와 성과를 자세히 공개하고 모든 시스템을 디지털화해 손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끔 했다"며 "노력의 결과로 내부 갈등 목소리도 많이 줄었고, 외부에서 협회를 바라보는 위상도 높아졌다"고 자신했다.

또 "내부 구조 개혁을 통해 협회 일반회계를 흑자로 전환한 것도 큰 성과"라며 "(적자를 내온) 지부 사무실을 폐지하고 재택근무로 개편하거나 중앙 인력에 편입시켜 경영 효율성을 높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디어의 발달로 음악을 너무 쉽게 접할 수 있다 보니 음악이 마치 인스턴트처럼 소비되는 듯하다"며 "음악인들을 지켜줘야 제2의 방탄소년단·블랙핑크·엑소도 나올 수 있고, 이날치 같은 음악인들도 계속 나와 창작이 발전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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