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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보안법 위반혐의 53명 무더기 체포…"국가전복 꾀해"(종합2보)

송고시간2021-01-0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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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범민주진영 인사 53명이 6일 오전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 체포됐다.

홍콩 경찰은 브리핑을 통해 경찰 내 홍콩보안법 전담 부서인 국가안전처 소속 약 1천명의 경찰이 이날 오전 검거작전에 투입돼 범민주진영 인사 총 53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존 리 홍콩 보안장관은 이날 입법회에서 정부를 전복하려한 혐의로 일련의 사람들이 체포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정부는 국가 전복을 꾀하는 행동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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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입법회 예비선거 관련자들…미국인 변호사도 체포

홍콩 정부 "사회 마비시키는 10단계 사악한 계획 세운 자들"

홍콩 경찰이 6일 범민주진영 인사 53명을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 체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경찰이 6일 범민주진영 인사 53명을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 체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범민주진영 인사 53명이 6일 오전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 체포됐다.

지난해 6월 30일 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이후 단일 검거로는 최대 규모다.

이들에게는 홍콩보안법 내 국가 정권 전복 혐의가 적용됐다.

홍콩 경찰은 브리핑을 통해 경찰 내 홍콩보안법 전담 부서인 국가안전처 소속 약 1천명의 경찰이 이날 오전 검거작전에 투입돼 범민주진영 인사 총 53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총 72곳을 수색했으며, 이번 검거와 관련해 160만홍콩달러(약 2억2천만원)를 동결조치했다고 전했다.

존 리 홍콩 보안장관은 이날 입법회에서 정부를 전복하려한 혐의로 일련의 사람들이 체포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정부는 국가 전복을 꾀하는 행동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 장관은 "체포된 이들은 입법회 장악을 통해 사회를 마비시키고 정부를 전복하려는 10단계의 사악한 계획을 세웠다"면서 "오늘 경찰의 검거 작전이 필요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국인 변호사 존 클랜시가 6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는 모습.[EPA=연합뉴스]

미국인 변호사 존 클랜시가 6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는 모습.[EPA=연합뉴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우치와이(胡志偉) 전 주석을 포함해 홍콩 제1 야당인 민주당 인사 최소 7명과 공민당의 앨빈 융 주석, 베니 타이(戴耀廷) 전 홍콩대 교수 등이 체포됐다.

미국인 변호사도 체포됐으며, 이미 불법집회 조직 혐의 등으로 수감 중인 민주화 활동가 조슈아 웡(黃之鋒)의 자택도 수색당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빈과일보와 온라인매체 스탠드뉴스, 인-미디어 등 언론사 3곳에 대해 7일 내 국가보안법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통지했다.

이날 오전의 무더기 체포 현장은 야권 인사들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생중계 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11일 홍콩 범민주진영이 진행한 입법회 예비 선거 당시 내걸린 출마자들의 선거 깃발.[AP=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7월 11일 홍콩 범민주진영이 진행한 입법회 예비 선거 당시 내걸린 출마자들의 선거 깃발.[AP=연합뉴스 자료사진]

체포된 이들은 지난해 9월 6일로 예정됐던 입법회(홍콩 의회) 의원 선거를 앞두고 그해 7월 11~12일 5개 지역구별 야권 단일 후보를 정하는 비공식 예비 선거를 조직하고 참여해 국가 전복을 꾀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홍콩 정부는 해당 예비 선거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에 참여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예상을 깨고 61만여명의 유권자가 참여했다.

이에 대해 홍콩 시민들이 그 직전 시행된 홍콩보안법에 대해 무언의 저항 의사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해당 예비 선거는 2019년 11월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범민주진영이 후보 난립과 표 분산 등을 막고 입법회 의원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처음으로 홍콩 전역에 도입한 것이다.

야권은 이를 통해 입법회 전체 70석 가운데 처음으로 과반을 차지하겠다는 구상으로 '35-플러스' 캠페인을 펼쳤다.

홍콩 정부는 해당 예비선거가 홍콩보안법 및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예비선거는 뜨거운 열기 속 치러졌다.

2020년 7월 12일 홍콩 범민주 진영이 개최한 입법회 예비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년 7월 12일 홍콩 범민주 진영이 개최한 입법회 예비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슈아 웡이 카오룽이스트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젊은 활동가들이 약진했다.

범민주진영은 입법회에서 과반석 이상을 차지, 2019년 범죄인 송환법 반대 시위 과정에서 제기된 '5대 요구사항'의 관철을 위해 정부의 예산안에 대한 거부권을 무기로 행사하자는 등의 계획을 세웠다.

이에 친중파 진영은 예비선거가 홍콩보안법 위반이라고 공격했다.

당시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 정부의 모든 정책을 거부하자는 목적을 지닌 '35-플러스' 캠페인은 홍콩보안법이 범죄 행위로 규정한 4가지 중 하나인 국가정권 전복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도 예비선거를 주도한 베니 타이 교수를 맹비난하면서 홍콩보안법 위반을 거론했다.

그런 가운데 예비선거 직후인 7월 31일 홍콩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입법회 의원 선거를 1년 연기한다고 기습 발표해 결국 선거는 열리지 않았다.

홍콩 민주 활동가 조슈아 웡 트위터 화면
홍콩 민주 활동가 조슈아 웡 트위터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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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홍콩 경찰은 더 많은 이를 체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예비 선거에서 투표를 한 이들은 조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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