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바다세상Ⅱ](48) 해저케이블 있기에 가능한 지구촌 소통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지구 반대편을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인터넷.

인터넷 데이터 대부분은 수천㎞ 길이 해저 케이블을 따라 이동한다.

해저 케이블은 대륙과 대륙, 국가와 국가, 육지와 섬을 연결해 데이터와 전기를 주고받게 한다.

1850년 처음으로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해저 케이블이 설치됐고, 시행착오를 거쳐 1858년 아일랜드와 미국 뉴펀들랜드를 잇는 해저 케이블이 개통했다.

당시는 단어 98개를 모스 부호로 전송하는 데 17시간이 걸렸지만,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으로 기록됐다.

무선 통신의 시대가 왔음에도 무선 통신으로 발생하는 전자기파는 한꺼번에 보낼 수 있는 정보(트래픽)가 한정적이라서 여전히 유선 통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선 통신은 전송할 수 있는 트래픽이 많고, 매우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다.

전 세계 인터넷과 모바일 트래픽의 99% 이상이 해저 케이블을 통해 전송되고 있고, 인공위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이다.

해저 케이블 설치는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해역과 해저 화산지대 등을 제외하고, 안전하면서도 효율적인 곳을 선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설치 작업은 크게 육양 작업과 부설 작업으로 나뉜다.

육양 작업은 먼바다에 있는 케이블 부설 본선에서 해안을 향해 케이블을 설치하는 것이다.

부설 작업은 비교적 수심이 얕은 경우 산업잠수부가 잠수해 작업을 진행한다.

30ｍ 이상 깊은 수심에서는 매설기 등 전문 기계, 원격 조종 차량, 수중 로봇을 활용한다.

매설기에는 '제트 수료식'과 '쟁기식'이 있다.

제트 수료식은 견고한 해저 지질에서도 굴착할 수 있지만, 매설 속도가 느리고 굴착 깊이가 불안정해 적용할 수 있는 수심이 50ｍ 정도다.

쟁기식은 200m 이내 심해에서 사용된다.

이 경우 안정된 굴착은 가능하나 매설기를 끌어주는 대형 선박이 필요하다.

수심이 1㎞가 넘는 깊은 심해에서는 해저 케이블을 즉시 매설하지 않고 저절로 가라앉게 만든다.

해저 케이블은 거친 심해를 통과해야 해서 제조 과정에 큰 노력과 기술이 필요하다.

전선 내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절연체로 감싼 뒤 여러 겹으로 전선을 만든다.

깊은 바닷속 지진이나 수압에 끊어지지 않도록 아주 두꺼운 형태를 하고 있다.

초창기 해저 케이블은 구리로 이뤄진 동축 케이블이었다.

이후 급증하는 국제 통신량을 감당하기 위해서 디지털 방식을 도입한 광섬유 케이블로 대체됐다.

광섬유 케이블은 진공상태에서 1초에 지구를 7바퀴 도는 빛을 이용하기에 동축 케이블보다 속도와 거리에 있어서 상당한 이점이 있다.

신호 손실률에 있어서 100ｍ 이동 시 광케이블은 3%에 불과한데 동축 케이블은 94%다.

동축 케이블은 약해지는 신호를 증폭시키려고 일정 구간마다 두어야 하는 '리피터' 때문에 네트워크 응답성과 대역폭이 떨어진다.

다만, 광섬유 케이블은 보수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동축 케이블은 선을 자르고 이어 붙이면 보수할 수 있는데 광섬유 케이블은 손상이 생기면 선로 전체를 들어내고 새로 구축해야 한다.

광섬유 케이블은 구부리다 보면 내부가 깨질 수도 있고, 일정 수준 이상으로 휘게 되면 신호 손실이 생긴다.

또 동축 케이블과 달리 빛을 전기로 바꾸는 별도 장치도 필요하다.

[참고문헌]

1.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공식 블로그 'KRISO Report' (https://blog.naver.com/kriso_pr/222184239795)

2. 한국물리학회 물리학백과 '광케이블'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810449&cid=60217&categoryId=60217)

pitbull@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1/01/10 08: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