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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서 소용없다" 이탈리아 103세 백신 접종자에 악성 댓글

송고시간2021-01-0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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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나치 강제수용소 경험 폼페이 씨 의연…"할 말 없어"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바실리오 폼페이 씨. [ANSA 통신]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바실리오 폼페이 씨. [ANSA 통신]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고령 백신 접종자 가운데 하나인 103세 어르신이 '온라인 인격 테러'의 표적이 됐다.

9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사이트 등에 중부 토스카나주의 한 요양원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바실리오 폼페이(103) 씨를 모욕하는 게시물과 댓글이 쏟아졌다.

한 이용자는 "너무 늙어 백신이 소용없다. 차라리 다른 사람에게 백신 접종 기회를 줬어야 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백신 효능을 부인하는 의견을 펴온 사람들로 추정된다.

폼페이 씨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에 의해 폴란드 강제수용소로 끌려가 2년간 고초를 겪었다.

그는 종전 후 모국 이탈리아로 살아 돌아온 몇 안 되는 수용자 가운데 하나로 지역 사회에서는 꽤 명망 있는 인사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폼페이 씨는 일부 몰지각한 언사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살아오면서 수많은 백신을 경험했다. 코로나19 백신도 그 가운데 하나이며 다른 백신과 다를 게 없다"면서 "누군가가 그런 식으로 글을 쓰고 코멘트한다고 해도 나는 아무런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확산 피해를 본데다 현재까지 누적 인명 피해도 가장 큰 국가 가운데 하나지만 백신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은 여전히 크다.

지난달 말에는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처음 접종받은 20대 간호사가 백신 거부론자들로부터 "언제 죽을지 지켜볼 것"이라는 등의 모욕·협박을 받아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만7천533명, 사망자는 620명이며 누적으로는 각각 223만7천890명, 7만7천91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7일 첫 백신 접종 이래 현재까지 누적 접종자는 48만9천187명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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