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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돈 '증시블랙홀'로…두달새 정기예금 10조↓신용대출 7조↑

송고시간2021-01-17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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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불예금도 보름 새 12조 급감…은행권 "상당부분 증시 유입"

(서울=연합뉴스) 은행팀 = 코스피가 최근 2개월여 사이 약 1,000포인트 급등하는 동안 은행권에서는 정기예금이 10조원 가까이 줄고 대신 신용대출은 7조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에서 빼고 신용대출로 빌린 돈 가운데 상당 부분이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자금뿐 아니라 주식 등 자산 투자에 흘러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스피 3,085.90으로 장 종료
코스피 3,085.90으로 장 종료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코스피가 급락 마감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64.03포인트(2.03%) 떨어진 3,085.90. 코스닥은 전날보다 15.85포인트(1.62%) 내린 964.44에 마감했다. 2021.1.15 hwayoung7@yna.co.kr

◇ 은행 PB "해지 정기예금, 요구불예금 주식투자 사례 많아"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시중은행의 14일 기준 정기예금 총 잔액은 630조9천8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말(640조7천257억원)보다 9조7천399억원 줄어든 것이다.

코스피는 작년 10월 30일(2,267) 이후 줄곧 치솟아 이달 11일 장중 3,266에 이르렀다. 불과 두 달 보름 만에 1,000포인트 가까이 뛴 셈이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은 40조9천856억원에서 41조1천940억원으로 2천83억원 늘었지만, 작년 12월 이후로는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11월 말과 비교해 12월 한 달간 1천67억원 감소했고, 올해 들어 14일까지 추가로 1천270억원이 더 빠졌다.

언제라도 뺄 수 있어 단기 자금 성격의 돈이 머무는 요구불예금 잔고 수위도 최근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5대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615조5천798억원에서 지난 14일 603조8천223억원으로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아 11조7천575억원이나 급감했다.

은행권은 이런 자금 흐름의 주요 배경으로 주가 급등을 꼽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 들어오고 나가는 자금의 용도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상당 부분 주식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프라이빗뱅킹(PB) 쪽 얘기로는 정기예금에서 해지된 자금, 요구불예금에 뒀던 여유자금 등이 주식시장에 많이 투자된다고 한다"고 전했다.

5대 시중은행 수신 종류별 추이 (단위:억원)
※ 각 은행 자료 취합
정기예금 잔액 정기적금 잔액 요구불예금 잔액
2020년 10월말 6,407,257 409,856 5,835,457
11월말 6,398,841 414,277 5,997,909
12월말 6,144,076 413,210 6,155,798
2021년 1월14일 6,309,858 411,940 6,038,223
증감 특이 상황 10월말 이후
9조7천399억원 감소
11월말 이후
2천337억원 감소
올해 들어
11조7천575억원감소

◇ 올해 14일만에 마통 2만개, 1조7천억원 늘어

연초부터 이어지는 마이너스 통장 개설을 포함한 신용대출 행렬도 증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은행권의 시각이다.

14일 현재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5천286억원으로, 작년말(133조6천482억원)과 비교해 올해 들어서만 1조8천804억원이 불었다.

증시가 본격적으로 급등세에 들어선 11월초 이후 증가액은 6조6천835억원(10월말 128조8천431억원→1월 14일 135조5천286억원)에 이른다.

특히 마이너스 통장 방식의 신규 신용대출(한도거래대출 또는 통장자동대출)이 지난해 12월 31일 1천48건에서 14일 약 2.2배인 2천204건으로 뛰었다. 지난 11일에는 금융 소비자들이 5대 은행에서 단 하루에 새로 뚫은 마이너스 통장 수가 2천742건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14일까지 5대 은행의 신규 마이너스 통장은 모두 2만588개, 마이너스 통장 잔액도 1조6천602억원(46조5천310억→48조1천912억원) 크게 불었다.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추이 (단위:억원)
※ 각 은행 자료 취합
전체 신용대출
잔액
1일 신규
마이너스 통장
개설 건수
마이너스 통장
신용대출 잔액
2020년 10월말 1,288,431
12월말 1,336,482 1,048 465,310
2021년 1월11일 1,345,237 2,742
1월12일 1,346,646 2,504
1월13일 1,353,695 2,283
1월14일 1,355,286 2,204 481,912
작년말대비 18,804 증가 약 2.2배
올해 개설 마통 누적수 20,588개
16,602 증가
작년10월말대비 66,835 증가

[그래픽] 정기예금ㆍ정기적금ㆍ요구불예금ㆍ신용대출 잔액 증감 현황
[그래픽] 정기예금ㆍ정기적금ㆍ요구불예금ㆍ신용대출 잔액 증감 현황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kmtoil@yna.co.kr

◇ 가계 주식투자·차입액, 동반 '사상 최대'

예·적금을 헐고 대출로 마련한 돈이 '블랙홀'처럼 주식 등 자산 시장으로 빨려 들어가는 현상은 한국은행 자금순환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지난해 3분기 가계의 자금 운용 상황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22조5천억원)에 들어간 돈이 직전 2분기의 사상 최대 기록(21조3천억원)을 다시 넘어섰다. 전년 3분기(-8천억원)보다는 무려 23조원 이상 많다.

반면 예금 등 금융기관 예치금(24조5천억원)은 앞서 2분기(49조8천억원)보다 51% 줄어 작년 3분기(27조3천억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가계는 53조2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 가운데 금융기관 차입이 52조6천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2009년 통계 집계 이래 분기 최대 기록이다.

정규채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가계·비영리단체의 자금 운용 규모가 커진 것은 증시 상승에 따라 주식 투자자금 운용이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늘어난 차입, 2분기보다 줄어든 예금과 주식 투자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생계 부분도 같이 작용했겠지만, 금융기관 차입에는 주택 거래량 증가에 따른 주택자금 수요와 주식 자금 수요도 분명히 있었다고 본다"며 "장기 저축성 예금 운용이 계속 줄고 단기로만 운용되고 있는 만큼 일부 예금 쪽에서 주식 투자로 빠지는 부분도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 가계 순자금 운용액 추이
[그래픽] 가계 순자금 운용액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한국은행이 7일 공개한 '2020년 3분기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30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kmto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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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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