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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진보로 되돌아가야"…잇단 성폭력에 뒤늦은 자성론

송고시간2021-01-2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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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진보진영 내부에서 '진보'라는 개념부터 재정립해야 한다는 자성론이 불거지고 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26일 통화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페미니즘이나 성평등, 소수자에 대한 의식이 당내 주류인 남성 의원·당원이 추구하는 방향과 괴리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일종의 지체현상"이라고 말했다.

옛 운동권 중심의 진보진영이 남성중심적인 내부 문화를 개선하지 못한 채 기득권화되면서 과거 집권 보수진영에서 나타나던 성 비위를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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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장기독점에 성평등 등 시대담론 체화못해…내부 재정비 본격화

사과하는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
사과하는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으로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2021.1.26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홍규빈 기자 =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진보진영 내부에서 '진보'라는 개념부터 재정립해야 한다는 자성론이 불거지고 있다.

시대변화에 맞춰 70~80년대 민주화 세력이 독점해온 담론의 구조와 인적 프레임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간 NL(민족해방), PD(민중민주) 같은 '낡은 담론'에 갇힌 옛 운동권 세대들의 장기 독점 탓에 젠더, 환경, 노동, 인권 같은 새로운 담론을 체화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26일 통화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페미니즘이나 성평등, 소수자에 대한 의식이 당내 주류인 남성 의원·당원이 추구하는 방향과 괴리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일종의 지체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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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qVlNnSQDQTE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약자 대변, 양극화 해소, 평등의 가치 등 본래 진보 가치와 초심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옛 운동권 중심의 진보진영이 남성중심적인 내부 문화를 개선하지 못한 채 기득권화되면서 과거 집권 보수진영에서 나타나던 성 비위를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평등, 인권 이슈에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정작 행동은 바뀌지 않는 '입진보'(입으로만 진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진보진영이 좌파 전성시대라고 생각하며 권력에 취해 있기 때문에 성 추문이 잇따르는 것"이라며 "좌파가 기득권화되면 더 이상 진보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보진영이 철저한 성찰을 통해 뼈를 깎는 쇄신을 하지 않으면 보수 정권의 몰락과 유사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인식 구조가 80년대 민주화 운동 때에 멈춰져 있는데, 도덕적 파탄에 무감각해진 모습은 과거 보수 세력이 몰락하는 과정과 유사해 보인다"며 "인식의 대전환, 내부 자정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대책회의
민주당 원내대책회의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26 toadboy@yna.co.kr

진보진영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재정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당의 모든 것을 바닥에서부터 재점검해야 한다"(류호정 원내대변인)며 고강도 쇄신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은 인권위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적 언동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리자 "인권위 판단을 존중한다"며 피해자와 서울시민에게 사과하고 법적·제도적 개선을 다짐했다.

다만 민주당이 박원순 사건 초반에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한 것이나, 강성 당 지지층이 피해자를 공격하는 등 2차 가해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이날 2차 가해를 지적하며 "이제는 당이 나서서 피해자를 보호할 때"라고 말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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