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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명장 열전] (30) 기관총·소총 등 K계열 총기 세계화…김태남 장인(끝)

송고시간2021-01-3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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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S&T모티브 특수사업본부 김태남(56) 생산2팀장은 35년 동안 총열을 만든 기술인이다.

이 회사 특수사업본부는 K1A 기관단총, K-14 저격용 소총, K-5 권총, K-4 고속유탄기관총, K-7 소음기관단총 등 다양한 K계열 총기를 개발해 우리 군에 공급하고 세계 각국에도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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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모티브 입사 35년…총열 정밀가공 분야 최고 기술인 우뚝

내구성·명중률 향상 단조방식 독자 개발…특허 출원

"현실에 안주하지 말라…세계 최고 화기 만드는 그날까지 최선"

김태남 총기 기술 장인
김태남 총기 기술 장인

[촬영 조정호]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총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총열입니다. 높은 온도와 충격에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이 총의 생명입니다. 목표물을 정확하게 맞히는 명중률도 내구성에서 나옵니다."

S&T모티브 특수사업본부 김태남(56) 생산2팀장은 35년 동안 총열을 만든 기술인이다.

이 회사 특수사업본부는 K1A 기관단총, K-14 저격용 소총, K-5 권총, K-4 고속유탄기관총, K-7 소음기관단총 등 다양한 K계열 총기를 개발해 우리 군에 공급하고 세계 각국에도 수출하고 있다.

김 팀장이 이끄는 생산2팀은 총기에서 핵심인 총열 등을 생산하는 부서다.

방위산업체 특성상 군사 기밀로 인해 공장 내부를 볼 수 없었다.

작업복 차림으로 보안 구역 밖에 나온 김 팀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총기 제조 기술자로서 강한 자부심과 사명감이 있었다.

강선검사 및 내경 지수검사
강선검사 및 내경 지수검사

[김태남 팀장 제공]

총기 부품에서 핵심 관리공정은 총열 가공이다.

총열은 총기 수명과 정확도, 안전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총열 가공 공정은 정밀가공 기술자만이 할 수 있다.

탄두가 지나가며 회전력을 발산시키는 내부 강선 성형공정 작업에서 조그마한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

전체 공정에서 불량률이 가장 높은 작업이기 때문에 숙련기술인도 바짝 신경을 써야 한다.

총열 강선 내경 가공에는 버튼(Button) 방식, 브로치(Broach) 방식과 포징(단조, Forging)방식이 있다.

제조 방식에 따라 장단점이 있다.

버튼 방식은 5.56㎜ 구경 총기 전용으로 표면 조도(거친 정도)가 좋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브로치 방식은 7.62㎜, 9㎜ 구경 전용으로 표면 조도가 좋지만,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 두 방식은 총알 수천발을 발사할 때까지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지니고 있다.

김태남 팀장
김태남 팀장

[본인 제공]

포징 방식은 5.56㎜, 7.62㎜, 12.7㎜ 생산이 가능하고 수명도 수만발 이상이 나오는 것이 장점이다.

소량생산으로 인해 저격용과 기관총류에 한정하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버튼에 압력을 가해 소성변형 강선을 형성하는 버튼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최근에는 총열 자재를 수천 번 두드려 늘임과 동시에 강선을 형성하는 단조 방식을 주로 사용합니다. 단조 방식으로 제작된 총열이 버튼 방식 대비 70% 가까이 내구성이 좋아지고 명중률 향상도 가능해집니다."

포징 방식은 회사가 가진 정밀가공 기술에 새로운 첨단 기술을 결합해 창출한 최신 총열 제조법이다.

기존 생산제품 라인에 새로운 공법을 적용해 가공하고 시험하는 과정은 숙련기술인들의 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강선검사 및 내경 지수검사
강선검사 및 내경 지수검사

[김태남 팀장 제공]

1973년 국방부 조병창에서 출발한 S&T모티브가 자주국방을 넘어 세계 각국에 총기를 공급하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김 팀장과 같은 숙련기술인의 피와 땀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팀장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총기류를 만들 수 있었다.

과거에는 긴 원형 금속 소재에 구멍을 뚫어 강선을 가공하는 공정을 거쳐 총열을 완성했다.

이후 총열 내구성을 올리기 위해 열처리와 표면처리기술이 도입됐다.

총열 내외부 열처리와 표면처리, 단조 공법 등을 이용해 내구성과 정확도를 향상했다.

"초창기 미국산 버튼 방식 기계류를 들여왔지만 아무도 어떻게 총열을 만들어야 하는지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작업자들은 고민을 거듭했고 많은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총열 자재 내부를 부식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강선이 잘 나온다는 사실도 수많은 실패에서 터득한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 손으로 강도 높은 총열을 가공하는 기술을 차곡차곡 쌓아 갔습니다."

S&T국토대장정 파트장들과 함께
S&T국토대장정 파트장들과 함께

[김태남 팀장 제공]

S&T모티브 특수사업본부는 약실, 총강, 총구 등 총열 부위별로 요구되는 최적의 강도를 만들어 총기 안전성을 높이는 고주파 열처리 장치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총열은 구간별 요구 경도가 달라서 제품 형상에 따라 장비 출력값과 기타 조건 조절이 필요하다.

목표하는 요구 경도를 충족하도록 하는 고주파 열처리 장비는 김 팀장을 비롯해 현장 동료 등이 지혜를 모아 개발한 자동화 기술이다.

경남 남해군 상주에서 7형제 중 막내로 태어난 김 팀장은 사소한 약속이라도 꼭 지키도록 당부한 부모님을 가장 존경한다고 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중도에 포기하는 법이 없는 생활 습관도 부모님 가르침 덕분입니다."

밝고 활달한 인성을 지닌 그는 경찰이 되겠다는 꿈을 접고 숙련기술인을 목표로 정밀기계가공에 뛰어들었다.

1987년 S&T모티브에 입사한 그는 매일 오전 5시 출근해서 공장의 불을 밝히고 시설물을 확인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할 정도로 근면 성실했다.

회사가 보유한 정밀기계가공 기술을 전수받은 그는 소총 국산화와 품질 향상에 힘을 보탰다.

김 팀장은 한 가지 일을 시작하기 전에 신중을 기하고 시작하는 순간부터는 반드시 해내고야 말겠다는 확신을 가지고 일을 했다.

기대보다 성과를 얻지 못했더라도 실패라 여기지 않고 과정을 소중히 여겼다.

어려운 업무가 생기면 동료에게 도움을 청했고 작업을 개선하기 위해 고민을 하고 제안서도 작성했다.

"언젠가 새로운 기회, 더 좋은 기회를 만들어 내리라 믿기 때문이고 직면했던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새 입사 후 35년이 지난 그는 회사 내에서 총열 정밀가공 분야에서 최고 기술자가 되어 있었다.

파트장을 거쳐 팀장이 된 그는 제품 생산 스케줄 등을 확인하고 납기일, 납품 수량, 품질, 안전 점검 후 최종가공제품을 검사하는 관리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제품이 조립되기 전 마지막 단계 공정이기 때문에 형상, 표면, 치수, 재질 항목을 보증해야 합니다. 이 중 한 가지라도 불량이 발생하면 대형 사고가 날 수 있어 사전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하게 됩니다."

그는 신입 기술인과 청년들에게 '현실에 안주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전 세계 경제가 코로나19로 인해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이 기술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각자 분야에서 현재 기술과 미래 기술을 자연스럽게 융·복합해야 합니다."

그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뼛속까지 '소총 기술인'이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김 팀장은 대한민국 유일한 소총 화기 제조업체가 아닌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화기 제조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퇴직하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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