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분의 1m 크기 나노입자 원자 수준에서 분석한다
송고시간2021-02-01 09:53
IBS "3D 분석 알고리즘 개발…코로나19 바이러스 구조 변화 관찰"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0.1㎚(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 입자를 원자 수준에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나노입자연구단 박정원 연구위원 연구팀과 호주 모나쉬대,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 공동 연구팀이 나노입자의 3차원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볼 수 있는 알고리즘 '3D 싱글'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반도체 공정 분야 품질 관리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생체 분자의 구조 분석 분야에서는 반도체 소재나 바이러스의 3차원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빠르게 분석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원자 수준까지 관찰 가능한 전자현미경이 주로 쓰이지만, 시료를 급격히 냉동시키는 초저온 전자현미경은 동결된 시료에서 얻은 이미지만 처리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동결 과정에서 단백질과 재료의 구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연구팀은 시료를 얼리지 않고도 높은 에너지로 가속된 전자를 시료에 쪼여 시료 내부 구조까지 영상화할 수 있는 투과전자현미경 기술을 이용해 3차원 이미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선행 연구에서 개발한 나노 입자의 원자 배열을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액상 투과전자현미경' 기술에 이번에 개발한 3D 싱글 알고리즘을 적용, 관찰 성능을 크게 높였다.
액상 투과전자현미경은 나노 입자를 그래핀으로 만든 특수 용기(액체 셀)에 담은 뒤 액체 셀 안에서 회전하는 나노입자를 초당 400장의 속도로 촬영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그래핀과 액체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없애고 원자만 1.5배 더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개선했다.
기존보다 3차원 구조 분석 속도가 10배 이상 빠르며, 관찰 가능한 크기도 기존 0.02㎚에서 0.1㎚ 수준까지 정밀도를 두 배 이상 높였다.
박정영 연구위원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처럼 미세한 구조 변화까지 포착해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촉매·디스플레이·신약 개발 등 분야에서 소자 성능 개선과 신물질 합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지난달 30일 자에 실렸다.
jyoun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1/02/01 09:5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