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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대북원전구상 김정은 신년사에 반영?·천영우가 시초?

송고시간2021-02-0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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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산업통상자원부가 2018년 4ㆍ27 남북정상회담 후 작성했다가 삭제한 것으로 파악된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방안' 문서를 놓고 논란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사실관계를 면밀히 따져봐야 할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는 이와 관련돼 제기된 각종 주장들 가운데 원자력 발전을 거론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019년 신년사 관련 네티즌들의 의혹제기와, 2010년 이명박 정부 시절 천영우 당시 외교통상부 2차관이 대북 원전제공 구상을 최초 제기했다는 여당 대변인 발언을 검증해봤다.

북한 내 원전 건설 방안이 산업부의 실무 정책 아이디어 차원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북한에 전달됨으로써 김정은 위원장의 이듬해 신년사에 원전 구상이 반영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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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2019년 신년사에 갑자기 원전 언급?…2016년에 더 구체적 언급

2010년 천영우 전 외교차관이 첫 언급?…'통일후' 전력공급 구상으로 거론

[그래픽] '북한 원전 건설 문건' 논란
[그래픽] '북한 원전 건설 문건' 논란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청와대는 1일 정부가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는 방안을 추진했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선을 넘은 정치공세이자 색깔론"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국민들을 혹세무민하는 무책임한 선동"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jin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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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가 2018년 4ㆍ27 남북정상회담 후 작성했다가 삭제한 것으로 파악된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방안' 문서를 놓고 논란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사실관계를 면밀히 따져봐야 할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달 31일 "해당 문서의 작성 배경을 파악해보니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 이후 향후 남북 경협이 활성화될 경우를 대비해 산업부 부서별로 다양한 실무 정책 아이디어를 검토했다"면서 "북한 원전 관련 문서도 에너지 분야 협력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한 산업부 내부자료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는 이와 관련돼 제기된 각종 주장들 가운데 원자력 발전을 거론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019년 신년사 관련 네티즌들의 의혹제기와, 2010년 이명박 정부 시절 천영우 당시 외교통상부 2차관이 대북 원전제공 구상을 최초 제기했다는 여당 대변인 발언을 검증해봤다.

2019년 신년사 발표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2019년 신년사 발표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1월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photo@yna.co.kr

◇대북원전구상 보고서 작성 이듬해 신년사서 김정은이 '난데없이' 원자력 언급했다?…2016년 당대회 보고서에 더 구체적으로 원전 언급

1일 현재 온라인상에는 이번 논란과 관련, "2019년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갑자기 원자력발전능력 이야기를 꺼내는건 우연이냐", "김정은이 난데없이 신년사에 원전 얘기를 왜 꺼냈겠냐?"는 등의 글이 적지 않게 올라왔다.

북한 내 원전 건설 방안이 산업부의 실무 정책 아이디어 차원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북한에 전달됨으로써 김정은 위원장의 이듬해 신년사에 원전 구상이 반영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주장이다.

확인 결과 김 위원장이 2019년 1월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원자력 발전을 거론한 것은 사실이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시 신년사에서 "나라의 전력문제를 풀기 위한 사업을 전국가적인 사업으로 틀어쥐고 어랑천발전소와 단천발전소를 비롯한 수력발전소건설을 다그치고 조수력과 풍력, 원자력발전능력을 전망성있게 조성해 나가며"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김 위원장이 네티즌들이 쓴 표현처럼 '갑자기', 또는 '난데없이' 원자력 발전을 거론한 것은 아니다.

2019년 신년사 발표로부터 약 2년8개월전인 2016년 5월 4∼7일 열린 제7차 노동당대회때 김 위원장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2016∼2020년) 이행을 강조하며 원전 구상을 거론한 것으로 확인된다.

2016년 5월 8일자 조선중앙통신사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수력을 위주로 하면서 화력에 의한 전력생산을 합리적으로 배합하고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높이며 다양한 자연에네르기(에너지) 원천을 적극 이용하여 국가적인 에네르기 수요를 자체로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우리 나라의 풍부한 동력자원에 의거하는 전력생산기지들을 대대적으로 일떠세워야 한다"며 "지금 건설중에 있는 발전소들의 조업기일을 앞당기고 대규모의 단천발전소를 최단기간에 건설하며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동시에 밀고 나가 전력 문제 해결의 전망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2019년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이 언급한 원자력 발전 관련 내용에 비해 오히려 더 구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2016년 5월 시점에서 2020년까지 추진할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원전을 거론했으나 구체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2019년 신년사에는 '원자력발전 능력 조성'이라는 오히려 더 두루뭉술한 표현을 쓴 것으로 추정가능한 대목이다.

결국 산업부 문건에 담긴 구상이 북한에 어떤 형태로든 제안됐는지 여부는 추가로 확인되어야 할 부분이지만 최소한 김 위원장의 2019년 신년사를 통해 원전 언급이 '갑자기' 나왔다는 주장은 근거가 미약한 셈이다.

2010년 당시 천영우 외교2차관
2010년 당시 천영우 외교2차관

[베이징=연합뉴스 자료사진] 2010년 6월8일 천영우 당시 외교통상부 제2차관이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0.6.8

◇북한원전 건설 구상은 MB때 천영우 당시 외교차관이 첫 언급?…'통일이후' 상정한 발언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월31일 "북한 원전 건설 구상은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천영우 외교통상부 2차관이 처음 언급했다"고 말했다.

북미 제네바 합의(1994년)에 따른 북한 신포 경수로 건설 사업이 2002년 제2차 북핵 위기 발발과 함께 좌초한 이후 북한내 원전 건설 구상을 처음으로 다시 꺼낸 것은 이명박 정부였다는 주장이다.

신 대변인 발언에 등장한 천 전 차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2007년 북핵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데이어 이명박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2차관, 외교안보수석 등을 역임했다.

2010년 10월 5일자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천영우 당시 차관은 당일 외교안보연구원과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21세기 핵 도전과 대응'이라는 주제로 공동개최한 국제학술회의에서 "통일 이후 북한 지역에 여러개의 원전 단지를 건설하면 에너지 안보라는 절박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고 남는 전력은 중국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따르면 그가 북한 지역내 원전 건설을 언급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통일 이후'에 추진할 구상임을 분명히 했다.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간에 추진할 경협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 아니라 '통일 이후' 북한 지역내 평화적 핵 이용 권한에 제약이 없어지는 시점을 상정한 언급이었던 것이다.

천 전 차관은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명박 정부 임기 안에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먼훗날 비핵화를 이루고, 통일을 한 다음 한반도 전력 공급 방안의 하나로 북한내 원전 건설 이야기를 당시에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북한에 의한 천안함 폭침(2010년 3월26일) 사건 이후 5ㆍ24 조치(2010년 5월24일 남북교역 제한 등을 담아 발표한 대북 독자제재)가 한창 시행중인 때였는데 정부 차원에서 대북 원전 제공을 거론할 상황이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천 전 차관의 북한 내 원전건설 언급은 현재의 논란과 다소 '맥락'이 다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산업부 문건이 논란이 되는 것은 막연한 장기 구상이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 흐름 속에 현실적인 추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에 따른 것이기에 '통일이후'를 상정한 천 전 차관 공개 발언과 동일선상에서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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