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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치유' 로빈슨·시몬스 "내 삶 사랑…주위 도움 받아라"

송고시간2021-02-0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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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건강한 몸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선수들도 '마음의 병' 앞에서는 속절없이 무너질 수 있다.

메이저리거 드루 로빈슨(29·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과 안드렐턴 시몬스(31·미네소타 트윈스)는 용기를 내 "우울증을 앓았다"고 고백했다.

두 선수 모두 우울증을 앓는 모든 이들에게 "주위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많다. 주저하지 말고, 도움을 받으라"라고 조언하고자 용기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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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권총 자살 시도…오른쪽 눈 잃었지만 그라운드 복귀 준비

시몬스, 자살 충동 딛고 미네소타와 계약…"기꺼이 도움 줄 사람 있다"

그라운드 복귀를 노리는 드루 로빈슨
그라운드 복귀를 노리는 드루 로빈슨

[드루 로빈슨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건강한 몸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선수들도 '마음의 병' 앞에서는 속절없이 무너질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고립된 생활을 해야 하는 이 시기에는 고통이 더 커질 수 있다.

메이저리거 드루 로빈슨(29·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과 안드렐턴 시몬스(31·미네소타 트윈스)는 용기를 내 "우울증을 앓았다"고 고백했다.

미국 ESPN은 2일(한국시간) 권총 자살을 시도했던 로빈슨의 사연을 전했다.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는 3일 자살 충동을 느낀 시몬스의 서면 인터뷰를 게재했다.

두 선수 모두 우울증을 앓는 모든 이들에게 "주위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많다. 주저하지 말고, 도움을 받으라"라고 조언하고자 용기를 냈다.

로빈슨은 현지시간으로 2020년 4월 16일 오후 8시께, 권총을 자신의 오른쪽 관자놀이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그해 1월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초청 선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치르던 로빈슨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캠프가 중단되자 홀로 지내는 시간이 늘었다.

연인과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로빈슨은 "내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꺼내는 것을 두려워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떠올렸다.

우울증을 앓던 로빈슨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20시간이 지난 뒤에도 그는 살아 있었다. 그리고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로빈슨은 현지 시각 4월 18일 오후 4시께 911에 전화해 구호 요청을 했다.

권총 자살 시도로 로빈슨은 오른쪽 눈을 잃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은 한쪽 눈으로만 세상을 볼 수 있지만,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나 자신을 보고 있다"며 "나 자신과 내 삶을 사랑한다"고 했다.

큰 수술을 받고, 재활을 시작한 로빈슨은 훈련 중에 다시 우울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러나 그때 로빈슨은 가족에게 전화해 "나 지금 너무 힘들어"라고 말했다.

로빈슨은 자신을 조금씩 드러내며 치유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로빈슨과 다시 한번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고, 그의 재활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세계 자살 예방의 날(9월 10일)을 하루 앞둔 지난해 9월 9일, 로빈슨은 샌프란시스코 홈구장 오라클 파크를 찾아 선수단 앞에서 7분 동안 연설을 했다.

로빈슨은 "4월 16일 오후 8시에 나는 권총 자살을 시도했다. 하루 뒤인 4월 17일 오후 4시에 나는 911로 전화했고, 그 뒤에 새로운 삶을 얻었다"며 "가족과 야구 등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고 했다. 동료들은 로빈슨의 복귀를 환영했다.

우울증 경험을 고백한 시몬스
우울증 경험을 고백한 시몬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시몬스는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서 뛰던 지난해 9월 옵트 아웃(계약 해지)을 선언했다.

2020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시몬스가 시즌을 중도에 포기하는 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FA 계약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미네소타와 1년 1천50만달러에 계약한 시몬스는 시즌 말미에 갑자기 그라운드를 떠난 이유를 고백했다.

그는 "사실 어릴 때부터 우울증을 앓았다"고 밝힌 뒤 "코로나19로 고립된 공간에서 지내고, 시즌을 치르는 게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시몬스는 "많은 사람이 생명을 잃고, 자영업자들이 고통받는 걸 보면서 엄청난 괴로움을 느꼈다"며 "사회 분위기와 격리를 해야 하는 내 상황 때문에 자살 충동까지 느꼈다. 심리 치료 등을 받았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결국 시즌을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시몬스가 FA 계약을 마친 상황에서 우울증 경험을 고백한 건,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다.

그는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은 도움을 구하는 걸 주저한다"며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도움을 청하라. 기꺼이 도움을 줄 사람은 분명히 있다"고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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