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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은마아파트 2천300t 생활폐기물 처리, 아파트 책임?

송고시간2021-02-0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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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노후 아파트인 은마아파트 지하실에 방치된 수천 톤(t)의 쓰레기는 누가 처리해야 할까?

8일 서울 강남구청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28개 동 지하실에는 약 2천300여t의 생활폐기물이 쌓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처리비용만 15억원이 넘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단으로 버려진 생활폐기물의 처리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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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간 주민이 버린 쓰레기 등 지하실에 방치…책임소재 두고 논란

폐기물관리법 및 판례상 現 소유·점유자 또는 관리자가 처리해야

아파트측에 '아파트 청결의무'…대청소 명령 불이행하면 과태료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촬영 안철수]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노후 아파트인 은마아파트 지하실에 방치된 수천 톤(t)의 쓰레기는 누가 처리해야 할까?

8일 서울 강남구청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28개 동 지하실에는 약 2천300여t의 생활폐기물이 쌓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냉장고와 책상, 장롱, 소파 이불 등 대부분 이사 가는 입주민이 무단으로 버린 생활폐기물을 아파트 경비원들이 지하실로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악취는 물론 여름철에는 모기까지 극성이지만 지하실 생활폐기물은 수년째 방치된 상태다. 처리비용만 15억원이 넘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단으로 버려진 생활폐기물의 처리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구청은 아파트 내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인 만큼 입주민과 관리사무소 등 아파트측이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은마아파트 일부 입주민들은 '버린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는 생활폐기물을 현 입주민에게 책임지라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 방치된 쓰레기 누구 책임?…폐기물관리법 "토지나 건물의 소유자·점유자 또는 관리자 책임"

지하실 생활폐기물을 누가 버렸는지는 특정할 수 없지만,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확실하기 때문에 법령상 생활폐기물 처리는 아파트측 책임이다.

폐기물관리법 15조 1항은 "생활폐기물이 배출되는 토지나 건물의 소유자·점유자 또는 관리자는 관할 지자체의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생활환경 보전상 지장이 없는 방법으로 그 폐기물을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아파트를 소유한 집주인이나 점유한 세입자, 관리하는 관리사무소가 공동 책임을 진다는 것으로, 결국 아파트 관리비로 처리비용을 충당해야 할 상황이다.

판례에 따르면 지하실 생활폐기물 일부가 입주민이 아닌 외부인이 무단으로 버린 것으로 확인되더라도 처리책임은 현재의 아파트 소유자·점유자·관리자 측에 있다. 과거 입주자 중 누군가가 버리고 나간 것도 마찬가지다.

대법원은 지난해 7월 경기 양주시 주민이 시를 상대로 낸 '투기폐기물 제거조치 명령 취소소송'에서 땅 주인 모르게 무단으로 버려진 폐기물이라고 해도 주인이 처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무단 투기자를 찾아 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일단 소유·점유하는 땅이나 건물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치울 책임은 소유·점유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구청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파트 단지 내 생활폐기물은 원칙적으로 아파트 측의 책임"이라며 "적은 양의 무단 투기물은 (구청에서) 처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천t에 달하는 쓰레기는 구 예산상 힘들다"고 말했다.

물론 현실적으로 수천t에 달하는 생활폐기물을 입주민들이 직접 매립하거나 소각할 수는 없다. 따라서 폐기물관리법 14조에 따라 일정한 수수료를 지불해 지자체가 대신 수거해 처리하도록 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폐기물관리법 15조 2항에 따라 아파트 내에 따로 보관시설을 만들어 놓은 뒤 생활폐기물을 종류별, 성질별, 상태별로 분리 보관해야 한다.

결국 은마아파트의 경우 소유자·점유자·관리인이 지하실에 쌓여 있는 2천300t의 생활폐기물을 종류별로 분류해 별도의 장소에 보관해 두면 강남구청이 수거해 처리할 수 있다.

◇법률상 아파트측에 청결의무…'대청소' 불이행하면 과태료

하지만 문제는 은마아파트 입주민이나 관리사무소가 생활폐기물을 스스로 처리하거나, 아니면 지자체가 수거해 처리하도록 분류·보관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이다.

그렇다면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은 없을까? 일단 법률상으로는 아파트 입주민과 관리사무소는 생활폐기물이 발생하면 이를 깨끗이 처리해야 할 '청결 의무'를 진다.

폐기물관리법 7조 2항은 "토지나 건물의 소유자·점유자 또는 관리자는 그가 소유·점유 또는 관리하는 토지나 건물의 청결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지자체가 정하는 계획에 따라 대청소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아파트측이 이 '청결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해당 지자체장은 폐기물관리법 8조 3항에 따라 청결의무 이행을 명령할 수 있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청결의무 이행 명령은 강남구의 자치법규에도 규정된 사항이다. '서울특별시 강남구 폐기물 관리 조례' 7조는 "구청장은 아파트 소유자·점유자 또는 관리자가 청결을 유지하지 않았을 때 기간을 정해 대청소 실시를 명령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실제 은마아파트에 대청소 명령이 내려진 바는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구청 관계자는 "은마아파트의 경우 행정명령(대청소 명령)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행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당연히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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