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속옷 차림으로 골프 하는 뉴질랜드 청년
송고시간2021-02-13 11:00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최근 뉴질랜드의 타우포 호숫가에서 속옷 차림의 한 청년이 골프를 치는 사진이 SNS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호수 한가운데 홀을 만들어 호숫가에서 골프공을 치도록 만든 '타우포 호수 홀인원 챌린지'를 찾은 한 청년은 친구들과 옷 벗기 내기 골프 도중 골프공을 계속 빠뜨리는 바람에 속옷 한 장만 남게 됐다.
이 사진은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유학원을 하는 양현택 씨가 SNS에 올린 것으로, 마스크도 없이 호쾌한 샷을 날리는 모습이 부럽다는 반응을 얻었다.
뉴질랜드는 성공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덕분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나 비행기를 탈 때 등을 제외하고는 일상생활 속에서 마스크가 필수가 아니다.
1993년 설치된 타우포 홀인원 챌린지는 타우포 호수에 떠 있는 바지선 위에 설치된 홀을 향해 공을 쳐 홀인원에 성공하면 1만뉴질랜드달러의 상금을 준다.
호숫가에서 목표물까지의 거리는 106m이며 흰색과 파란색, 빨간색 깃발이 꽂혀 있다.
흰색 깃발이 꽂힌 곳의 지름은 50㎝, 파란색 깃발의 지름은 30㎝이며, 흰색과 파란색 깃발이 꽂힌 곳에 공이 떨어지면, 번지점프나 경비행기 탑승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홀인원인 빨간색 깃발은 일반 골프장의 홀과 같다.
이곳은 특히 최근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탁 트인 호수 풍경을 바라보며 샷을 날릴 수 있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25뉴질랜드달러를 내면 공 30개가 주어지며, 골프채도 빌려줘 누구나 쉽게 칠 수 있게 돼 있다.
수년 전 방문했던 필자도 골프 경험이 없었음에도 시도해봤지만 단 한 번도 목표물에 도달하지 못했던 기억이 났다.
그때 궁금했던 것은 환경에 대해서라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뉴질랜드에서 어떻게 이런 형태의 프로그램이 가능했을까 하는 것이었다.
뉴질랜드 관광청에 이에 관해 물었다.
호수에 떨어진 공은 잠수사가 투입돼 건져내기 때문에 환경 문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관광청의 답변이었다.
목표물 바로 앞까지의 수심은 꽤 얕지만, 목표물 뒤쪽부터는 깊이가 5m가량 된다.
매일 아침 잠수사가 산소통을 메고 들어가 골프공을 건져오는데, 거의 빠짐없이 수거된다고 한다. 대부분의 공이 목표물 근처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홀인원에 성공하는 사람은 2주에 한 번꼴로 나오며, 지금까지 약 1천여 명이 홀인원에 성공했다고 한다.
뉴질랜드 관광청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탁 트인 곳에서 즐기는 아웃도어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어서 팬데믹이 끝나 많은 관광객이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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