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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혜란 "내 안의 많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연기"

송고시간2021-02-1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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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빛과 철'(감독 배종대)은 이 세 여자를 둘러싼 비밀에 대한 이야기다.

배우 염혜란은 "가해자가 누구인지를 따라가다 보면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이야기에 도달하는 게 매력적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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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빛과 철'·'아이'·'새해전야' 동시 개봉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두 여자가 한 교통사고로 남편들을 잃었다. 희주(김시은 분)의 남편은 죽었고, 영남(염혜란)의 남편은 2년째 의식 불명으로 누워있다.

2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희주는 영남과 맞닥뜨리고, 영남의 딸 은영(박지후)이 희주의 주변을 맴돈다.

[원테이크필름/찬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테이크필름/찬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빛과 철'(감독 배종대)은 이 세 여자를 둘러싼 비밀에 대한 이야기다. 각자 비밀의 조각들을 맞춰나가며 몰랐던 진실을 향해가지만 드러난 진실이 전부도, 최종 목적지도 아니다.

배우 염혜란은 "가해자가 누구인지를 따라가다 보면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이야기에 도달하는 게 매력적이었다"고 했다.

"미스터리 장르로 풀었지만, 더 중요한 건 인물의 섬세한 변화였고, 그게 잘 드러나야 하는 작품이었어요. 여자 주인공들만 나오는데, 특별한 인물도 아니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부인인 이들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요. 여자들의 삶을 섬세하게 그리면서도 긴장감을 가지고 풍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정말 매력적이죠."

자신이 연기한 영남에 대해서는 "안으로 응축된 태풍의 눈 같은 느낌"이었다며 "태풍의 눈에서 저벅저벅 밖으로 걸어 나오는 강렬한 느낌이 좋았다"고 했다.

영남은 교통사고 이후 사고에 의심스러운 점도 있지만 커가는 딸과 함께 살아내기 위해 제대로 갈무리를 하지 못한 채 지내오다 희주를 마주하며 덮어두었던 진실에 한 발짝씩 다가가게 된다.

"봄이 오기 전 얼음 아래로 흐르는 물처럼 위태하게 버텨내고 있는 거죠. 겉으로는 단단한 얼음처럼 보이지만, 건드리기만 해도 깊은 물 속으로 빠질 수밖에 없는 느낌으로요. 상처들이 방금 생긴 게 아니라 오랜 시간이 흘러 포기했나, 무뎌졌나 싶을 정도로 아무 일 없어 보이는 내재한 감정을 생각했어요."

영화 '빛과 철'
영화 '빛과 철'

[원테이크필름/찬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언뜻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제목은 반대로 가장 구체적이기도 하다. 마주 오던 두 차가 서로의 헤드라이트 불빛을 발견하고, 육중한 철로 된 차체가 부딪치는 사고의 물질적 순간 그 자체다.

염혜란도 "감독을 만났을 때 제일 처음 물어본 게 제목의 의미였다"며 "어떤 이미지로 다가왔는데 둘이 안 어울리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끝나고 생각해 보니 빛과 철은 상반된 이미지이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 함께 하다 보면 철이 따뜻해지기도 하잖아요. 너무 다른 존재인 타인이 그렇게 만나지기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마지막 장면도 그렇고, 찍고 나서 더 많은 의미를 찾게 되는 작품이네요."

배우 염혜란
배우 염혜란

[찬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염혜란은 이 영화로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받았다.

지난해 화제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과 '경이로운 소문'에 이어 새해 들어 개봉하는 영화만 '빛과 철' 외에 '새해전야', '아이'까지 세 편이다. 그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들을 선택한다고 했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칭찬이 좋기도 하지만, 세 작품이 동시에 개봉하게 되면서 부담도 컸다고 했다. "내 연기를 큰 화면에서 보는 일은 여전히 두렵고, 많이 노출되면 실망도 많아질 텐데"라는 생각도 앞섰다.

"오래전 연극을 할 때 강렬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어요. 내가 연기하는 인물이 제 옆에 와서 저를 보고 있는 충격적인 경험이었어요. 이후 내가 맡은 인물이 작품 속 가상의 인물이 아니라, 지금 어딘가에서 삶을 사는 사람이라 생각을 해요. 그 사람이 내 연기를 봤을 때 거짓말이 아니구나 생각할 수 있도록 더 많이 생각하게 됐죠."

영화 '아이'
영화 '아이'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극 무대 출신인 그의 연기 공부법은 노트에 담겨있다. 대사에서 단서가 되는 정보가 나오면 그걸 토대로 대본에 나와 있지 않은 전사를 생각하며 노트에 메모한다고 했다.

영화와 방송으로 옮겨온 뒤에는 상대 배우를 보지 않고 연기해야 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카메라를 사람으로 보는 훈련을 많이 하고, 그게 도움이 된단다. 하지만 연기는 여전히 평생의 숙제라고도 했다.

"내 안에 너무 많은 다른 내가 있는데 저에게는 그걸 찾아가는 과정이 연기인 것 같아요. 나한테 얼마나 많은 내가 있는지, 수천수만의 나를 발견하는 일이 연기이고, 스스로 한계짓지 않으려고요."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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