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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형확정 재벌회장도 취업제한되면 실업급여?[팩트체크]

송고시간2021-02-1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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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86억여 원의 회삿돈을 횡령해 뇌물로 쓴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출소 후에도 삼성전자 부회장직을 수행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실업급여 수급대상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15일 이 부회장에게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 14조에 따른 취업제한 대상자임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취업제한 통보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자의에 의하지 않은 실업 상태에 놓이는 만큼 취업이 제한되는 동안 실업급여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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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이재용에 5년간 취업제한 통보…출소후 '실업급여' 가능할까?

고용보험 가입돼 있고 '근로자성' 인정돼야 수급 자격 주어져

이재용 부회장처럼 금고이상刑 받으면 수급대상이라도 자격박탈

이재용 (CG)
이재용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86억여 원의 회삿돈을 횡령해 뇌물로 쓴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출소 후에도 삼성전자 부회장직을 수행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실업급여 수급대상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15일 이 부회장에게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 14조에 따른 취업제한 대상자임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조항은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질러 징역형의 실형을 확정받은 자는 그 징역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로부터 5년간 취업을 제한하도록 한다.

취업제한 대상은 유죄가 선고된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나 국가·지방자치단체가 전부나 일부를 출자한 기관과 그 출연이나 보조를 받는 기관이다. 이 부회장은 출소 후 5년간 횡령 범행의 '피해자'인 삼성전자에 취업할 수 없는 것이다.

취업제한 통보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자의에 의하지 않은 실업 상태에 놓이는 만큼 취업이 제한되는 동안 실업급여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대표이사를 제외한 임원도 상시근무하면서 급여를 받았다면 근로자에 해당하니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등의 반응이 나온다.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서울=연합뉴스 자료사진] 한종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월 25일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실형 선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1월18일 이 부회장의 혐의 일부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사진은 1월25일 오전 촬영한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2021.1.25 saba@yna.co.kr

◇ 고용보험 가입한 '근로자'로 인정돼야 수급 대상…근로자성 인정여부 '갑론을박'

일단 여러 실업급여 중 실업 상태에 놓인 경우에 받을 수 있는 급여는 고용보험법 제40조에 규정된 '구직급여'다.

해당 조항은 퇴직한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가 근로의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 구직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한다.

즉 이 부회장이 출소 후 구직급여를 받기 위해선 우선 고용보험에 가입했다는 사실이 증명돼야 한다.

물론 이 부회장이 실제 고용보험에 가입한 상태인지 여부는 개인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확인은 어렵다. 고용보험은 '고용보험법 시행령' 2조가 규정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사업체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이 부회장도 고용보험에 가입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설사 확인이 되더라도 공개할 수 없다.

단,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더라도 근로자 신분이 아닌 사업자 신분이라면 구직급여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관련, 대표이사가 아닌 이 부회장은 회사에 상시로 근무하면서 일정한 급여를 고정적으로 지급받았기 때문에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의견이 있고, 한편으로는 실제로 기업 오너의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에 사업주로 봐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관련해 서울남부지법은 2016년 2월 한 대기업 부회장 등 전직 임원 등이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월급이 많게는 7천500만 원에 이르는 큰 금액이고 근무시간도 마음대로 조절한 것을 보아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실업급여 신청의 발길
실업급여 신청의 발길

[서울=연합뉴스 자료사진] 홍해인 기자 = 2월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남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 수급 신청을 위해 창구로 향하고 있다. 2021.2.3 hihong@yna.co.kr

◇이재용 부회장, 수급 대상으로 인정되더라도 징역형 확정돼 자격 박탈

고용보험 가입 여부와 근로자성 인정 여부와 별개로 이 부회장과 같이 형사상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 취업 제한이 된 경우에는 결과적으로 구직급여를 받을 수 없다.

고용보험법 58조가 형법이나 직무와 관련된 법률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근로자는 고용보험에 규정된 모든 수급 자격을 박탈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횡령과 뇌물공여로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된 이 부회장은 설사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로 인정되더라도 애초에 수급 자격이 박탈되기 때문에 구직급여를 받을 수 없는 것이다.

모든 수급 자격이 박탈되기 때문에 실업 기간 직업안정기관장이 지시한 직업능력개발훈련을 받을 때 지급되는 '직업능력개발수당'이나, 직업안정기관장의 소개로 거주지에서 편도 25km 이상 떨어진 회사에 구직활동을 하는 경우에 지급되는 '광역구직활동비' 등도 받을 수 없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근로자는 실업 상태에 놓이더라도 구직급여를 받을 자격이 박탈된다"며 "이 부회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팩트체크팀은 팩트체크 소재에 대한 독자들의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이메일(hyun@yna.co.kr)로 제안해 주시면 됩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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