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차도 참사' 때 재난총괄 동구 부구청장도 술자리 가져
송고시간2021-02-23 16:44
변성완 부산시 전 권한대행 이어 기초단체 책임자 마저 자리 비워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박성제 기자 = 지난해 3명이 숨진 부산 초량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당시 기초단체 재난 대응을 총괄했던 동구 부구청장도 개인 술자리를 가졌던 사실이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호우특보 속 변성완 부산시 전 권한대행이 외부기관과의 술자리로 자리를 비운 데 이어 지자체 책임자마저 같은 이유로 자리를 비운 것으로 확인돼 시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법조계와 동구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부산지법에서 열린 동구 A 부구청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이런 내용이 확인됐다.
검찰은 A 부구청장이 오후 6시 40분께 구청을 벗어나 개인 술자리를 가졌으며 오후 9시께 복귀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오후 2시 호우주의보가 발령됐고, 오후 8시에는 호우경보로 격상된 상태였다.
검찰은 A 부구청장이 재난 대응본부 차장 직무를 수행해야 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봤다.
A 부구청장은 '휴가 중인 구청장이 복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리를 잠시 비운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A 부구청장 변호인 측은 '폭우로 인한 사고의 불가항력적인 부분과 동구청 외 경찰·소방 등 다른 기관도 일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A 부구청장의 개인 술자리 사실은 그동안 동구가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고 쉬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인 책임의 떠나 도의적으로나 고위 공무원으로 해야 할 처신으로는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
개인 술자리를 등이 밝혀진 A 부구청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발부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만약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다면, 현재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한 변성완 전 권한대행 수사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최형욱 동구청장은 "호우 특보 때 정위치에 있어야 하는 건 맞지만, 식사는 하러 갈 수 있고, A 부구청장이 식사 가기 전 최종 점검을 하고 잠시 자리를 비웠다"면서 "식사 자리에서 반주를 한두잔 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제가 8시에 도착한 것을 알고 자리를 좀 더 가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오후 9시부터 비가 많이 쏟아졌는데 A 부구청장도 이때 바로 복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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