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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날 쏘세요"…미얀마 무장경찰 앞 무릎꿇고 호소한 수녀(종합)

송고시간2021-03-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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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민중 시위대를 향한 공권력의 폭력이 극심해지는 가운데 무고한 인명 피해를 막고자 목숨을 걸고 거리로 나선 수녀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미얀마 주교회의 의장이자 양곤 대교구 대주교인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은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미얀마 현지의 긴박한 상황을 보여주는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이 가운데 한 수녀가 중무장한 경찰 병력을 앞에 두고 도로 한복판에 무릎을 꿇고 앉은 모습을 담은 사진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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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살상 막고자 홀로 거리로 나서…한국인 신부 "광주항쟁 연상"

미얀마 경찰 병력 앞에 무릎 꿇고 총을 쏘지 말아달라며 애원하는 안 누 따웅 수녀. [찰스 마웅 보 추기경 트위터 갈무리. DB 저장 및 재배포 금지]

미얀마 경찰 병력 앞에 무릎 꿇고 총을 쏘지 말아달라며 애원하는 안 누 따웅 수녀. [찰스 마웅 보 추기경 트위터 갈무리. DB 저장 및 재배포 금지]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민중 시위대를 향한 공권력의 폭력이 극심해지는 가운데 무고한 인명 피해를 막고자 목숨을 걸고 거리로 나선 수녀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미얀마 주교회의 의장이자 양곤 대교구 교구장인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은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미얀마 현지의 긴박한 상황을 보여주는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acfOzRS_JFM

이 가운데 한 수녀가 중무장한 경찰 병력을 앞에 두고 도로 한복판에 무릎을 꿇고 앉은 모습을 담은 사진이 눈에 띈다. 시위대에 폭력을 쓰지 말아달라며 애원하는 모습이다. 두 손을 든 채 울부짖는 모습도 있다.

미얀마 경찰의 폭력 자제를 호소하는 안 누 따웅 수녀의 뒷모습. [찰스 마웅 보 추기경 트위터 갈무리. DB 저장 및 재배포 금지]

미얀마 경찰의 폭력 자제를 호소하는 안 누 따웅 수녀의 뒷모습. [찰스 마웅 보 추기경 트위터 갈무리. DB 저장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속 주인공은 미얀마 북부 도시 미치나에 있는 성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수녀원 소속 안 누 따웅 수녀라고 한다.

보 추기경은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누 따웅 수녀가 자유와 인권을 달라고 항의하는 민간인들에게 총을 쏘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고 있다"고 썼다.

지난달 28일은 미얀마 군경의 무차별적인 무력 사용으로 시위자 가운데 최소 18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치는 등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한 날로 '피의 일요일'로 불린다.

당일 누 따웅 수녀가 거주하는 지역에서도 시위가 벌어졌고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다수의 부상자가 나왔다고 한다. 이를 직접 목격한 누 따웅 수녀가 참다못해 거리로 나선 것이다.

참담한 심정으로 홀로 경찰병력과 맞선 수녀의 모습은 현재 진행 중인 미얀마의 비극을 대변하는 듯하다.

이탈리아 로마의 한 한국인 사제는 "마치 5·18 광주민주항쟁과 중국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를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시위대에 폭력을 쓰지 말아달라고 애원하며 울부짖는 안 누 따웅 수녀. [찰스 마웅 보 추기경 트위터 갈무리. DB 저장 및 재배포 금지]

시위대에 폭력을 쓰지 말아달라고 애원하며 울부짖는 안 누 따웅 수녀. [찰스 마웅 보 추기경 트위터 갈무리. DB 저장 및 재배포 금지]

보 추기경이 공개한 이 사진들은 이탈리아 유수의 가톨릭 전문 매체들에 잇달아 실리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 세계 교인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했다.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L'osservatore Romano)는 누 따웅 수녀의 용기 있는 행동을 조명한 1일자 관련 기사를 통해 당시 그가 현장에서 "쏘지 마세요.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지 마세요. 원하시면 나를 쏘세요"라고 외쳤다고 한다.

두려움을 넘어선 누 따웅 수녀의 용기 있는 행동에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들도 행진을 멈추고 총을 내려놨다고 한다.

누 따웅 수녀는 또 경찰에 쫓기던 시위대에 수녀원을 피신처로 제공하는 한편 부상자들의 응급 치료에도 도움을 줬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은 "수녀님에 의해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했다. 그는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인사는 "수녀님의 진심 어린 요청으로 군인들의 폭력을 제지할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곧바로 부상자를 치료하기 위해 달려갔다"며 목격담을 전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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