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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죽음으로 왕따 없어지길"…인사평가 결과에 유서까지[이슈 컷]

송고시간2021-03-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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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자신의 죽음을 통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재직자들이 연이어 자사 인사평가 시스템을 비판하면서 논란은 커졌습니다.

직원들이 서로를 평가하는 다면평가 문항 중 '함께 일하고 싶지 않다'(대상자와 다시 함께 일하시겠습니까?)는 결과가 당사자에게 직접 공유된다는 사실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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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mCxchm0V4zc

(서울=연합뉴스) "내 죽음을 계기로 회사 안의 왕따 문제는 없어졌으면 좋겠어."

지난달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의 일부입니다.

작성자는 직장 내 괴롭힘을 토로하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는데요. 자신의 죽음을 통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이 글의 작성자가 카카오 직원으로 알려지면서 카카오 측은 곧바로 "내부 확인 결과 실제 극단적 선택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이후 재직자들이 연이어 자사 인사평가 시스템을 비판하면서 논란은 커졌습니다.

추가로 작성된 폭로글은 "조직장은 평가를 참고만 할 뿐 자신이 원하는대로 평가결과를 산정할 수 있다"면서 "직장 내 괴롭힘을 고발해도 조직장끼리 공유해 2차 가해로 이어진다"고 호소했는데요.

특히 직원들이 서로를 평가하는 다면평가 문항 중 '함께 일하고 싶지 않다'(대상자와 다시 함께 일하시겠습니까?)는 결과가 당사자에게 직접 공유된다는 사실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비교적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경영으로 주목받던 카카오인지라 이번 사건의 충격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는데요.

결국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지난달 25일 온라인 사내 간담회 '브라이언톡 애프터'를 열었지만, 인사 평가에 관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 오히려 더 큰 불만을 야기했습니다.

당초 기부 관련 간담회로 계획된 만큼 주제와 벗어난 질문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지만, 내부적으로 사안이 심각해 구성원들이 원하는 해결책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논란이 지속되자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2일 추가 간담회를 열어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내부 의견은 여전히 분분합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카카오 직원은 "인사 평가에 대한 입장이 각기 다르다"며 "다만 회사 측이 여전히 논의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에 불만을 표하는 의견이 다수"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최근 사내 문제로 대표가 직접 대화를 시도한 IT회사는 또 있는데요.

성과급 지급 문제로 논란을 빚었던 네이버 역시 같은 날 이해진 창업자가 직접 나서 '컴패니언데이'를 열고 직원들의 질문에 답한 바 있습니다.

그간 대표들이 직접 나서 사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이른바 '소통 경영'은 전례 없는 일이었기에 이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의 대표가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지만, 구성원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귀 기울이는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조직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나타나는 건강한 성장통으로 바라봅니다.

이찬 서울대 경력개발센터장은 "특히 IT계열은 단기간에 급성장 하다보니 외부 영입 인사도 많고 브랜드 가치에 집중할 시간적 여력이 부족했을 것"이라며 "이제는 이슈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선제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할 때"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센터장은 특히 이번 사건에서 가장 지적받은 평가 문항에 대해서는 "나무보다 숲을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요.

그는 "문항 자체가 긍정적으로만 물어본다고 해서 그게 좋은 문항이고, 부정적인 의견을 물어본다고 해서 나쁜 의견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오히려 평가자의 선발 절차나 활용에 있어, 그리고 피드백을 주는 부분이 훨씬 더 손대야 하는 영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평가 절차를 공정하게 밝혀 피평가자들이 결과를 수용하고, 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게끔 기업과 구성원 상호 간의 합의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겁니다.

빠르게 성장한 IT기업들, 과연 이번 사건이 '성장통'이 될지 '불통'이 될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전승엽 기자 문예준 인턴기자

"내 죽음으로 왕따 없어지길"…인사평가 결과에 유서까지[이슈 컷] - 2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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