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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4개월 남기고 결국 검찰 떠나는 윤석열

송고시간2021-03-0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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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임기를 4개월여 남기고 사의를 전격 표명했다.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농단 수사 등 적폐 청산에 앞장선 공로로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윤 총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의 '영입 1호'로 지목돼 수사 일선에 복귀했고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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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래 기자
박의래기자

적폐청산·검찰개혁 과제 안고 취임…조국 수사로 정권과 불화

'秋-尹 갈등' 속 대권주자 물망에…중수청 논란 끝 사퇴

윤석열 전격 사퇴
윤석열 전격 사퇴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3.4 k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임기를 4개월여 남기고 사의를 전격 표명했다.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농단 수사 등 적폐 청산에 앞장선 공로로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 등 '살아있는 권력'으로 칼끝을 돌리면서 극심한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윤 총장은 박근혜 정권 초기이던 2013년 4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으로 소신을 굽히지 않는 수사를 하다 좌천됐다. 그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 국정농단 수사 이후 고속 승진

윤 총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의 '영입 1호'로 지목돼 수사 일선에 복귀했고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됐다.

2019년 7월 검찰총장 취임 역시 파격 인사였다. 윤 총장은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으로 직행한 첫 사례였다. 전임 문무일 총장보다 연수원 기수로 5년이나 낮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살아있는 권력에도 엄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윤 총장은 남은 적폐 청산과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을 조율하고 이끌어야 하는 과제도 떠안았다.

하지만 윤 총장은 취임 이후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면서 임기의 상당 부분을 여권과의 갈등을 빚어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 - 윤석열 검찰총장 (PG)
문재인 대통령 - 윤석열 검찰총장 (PG)

[권도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조국 수사로 정부·여권과 반목…'秋-尹 갈등'까지

윤 총장과 정권 간 갈등의 시작은 조 전 장관 관련 수사였다.

2019년 문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을 법무부 장관에 지명하자 조 전 장관 일가와 관련된 각종 비리 의혹들이 터져 나왔다.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조 전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던 날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전격 기소했다.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광화문에서는 '조국 사퇴' 집회가, 서초동에서는 '조국 수호' 집회가 각각 열리며 온 나라가 갈등을 빚었다. 이때부터 여권을 중심으로 윤 총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말들이 나왔다.

조 전 장관 후임으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윤 총장과 정부와의 갈등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추 전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검찰 고위 간부급 인사를 앞두고 검찰 총장의 의견 청취 문제로 윤 총장과 충돌했다.

추 전 장관이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 등과 관련, '측근 감싸기' 의혹을 제기하며 윤 총장의 수사지휘를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잇달아 발동하면서 갈등은 깊어졌다.

이 와중에 윤 총장의 장모와 아내, 측근에 대한 각종 비리 의혹도 나왔고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검은 윤 총장의 장모 최모 씨를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해 11월 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 징계 청구와 직무집행 정지 사태가 벌어졌고, 윤 총장은 정직 2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법원이 정직 처분을 중단하라며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줬고, 갈등 끝에 추 전 장관은 사의를 표명하고 올 초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 내정자와 윤석열 검찰총장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 내정자와 윤석열 검찰총장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신임 법무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오른쪽)을 내정했다. 판사 출신인 박 의원은 '검찰개혁' 강한 소신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 사이다.
사진은 지난 10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와 답변을 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박범계 의원. 2020.10.22 [연합뉴스 자료사진] hkmpooh@yna.co.kr

◇ 차기 대권주자 물망에…중수청 논란 끝 사퇴

윤 총장은 추 장관과의 갈등 속에서 야권의 대선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들어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을 향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언급한 이후 윤 총장과 정부의 갈등은 잦아드는 듯 보였다.

새로 취임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찰 고위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다시 한번 '윤석열 패싱'이란 평가가 나왔고, 검찰 출신의 신현수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윤 총장과 문재인 정부 간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여기에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이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 현 정부를 겨냥한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여권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여권을 중심으로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를 위한 입법 강행 움직임이 나타나자 윤 총장과 여권의 갈등은 절정에 달했다.

윤 총장은 지난 3일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며 중수청 설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리고 이날 윤 총장은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dlZfXDjf_YM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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