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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톡톡] 새롭게 태어나는 북한산 백운산장

송고시간2021-03-0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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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북한산 백운산장을 기억하시나요?

100년 가까이 북한산을 오르내리던 산객들에게 휴식처였던 백운산장은 지난 2019년 12월 2일 폐쇄됐습니다.

백운산장은 1924년 터를 잡은 뒤 지난 100년 가까이 수많은 등산 애호가들과 함께하며 북한산을 지켜온 산 증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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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북한산 백운산장을 기억하시나요?
100년 가까이 북한산을 오르내리던 산객들에게 휴식처였던 백운산장은 지난 2019년 12월 2일 폐쇄됐습니다.

역사 속으로
역사 속으로

2019년 12월 2일 백운산장이 폐쇄되면서 산장지기였던 김금자 할머니가 아쉬운 표정으로 현판을 보고 있습니다.

백운산장은 1924년 터를 잡은 뒤 지난 100년 가까이 수많은 등산 애호가들과 함께하며 북한산을 지켜온 산 증인입니다. 1933년 석조 산장을 신축했고, 1942년 우물을 팠으며 1960년 단층 석조 건물로 확장 재건축했습니다.

새롭게 단장한 백운산장
새롭게 단장한 백운산장

2021년 2월 28일 산장 모습입니다. 외관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사랑을 받던 산장이 폐쇄된 이유는 1992년 지붕이 불탔을 때 1998년 2층을 통나무로 증축하며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신축 허가를 받으면서 2017년이 되면 국가에 산장을 내놓는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측은 산장 폐쇄 후 구조 보강과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새롭게 문을 열게 되는 시설에는 1층은 북한산 역사관·문화관, 2층은 특수 산악구조대 대기 장소로 운용될 예정입니다.

산장 매점은 이제 기념품 판매대
산장 매점은 이제 기념품 판매대

라면, 과자 등을 판매했었던 산장 매점(위) 자리에는 기념품 판매대(예정)가 설치됐습니다.

그러나 산장 내부는 과거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바뀌었습니다. 국립공원 음주가 허용됐던 시기에 산장 매점에서 판매하던 막걸리와 두부는 그 맛에 일부러 산을 오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별미'였습니다.

산장지기
산장지기

산장 주인인 이영구 할아버지와 김금자 할머니가 거주했던 방(사진 위)은 창고로 바뀌었습니다.

위 사진은 2017년 12월 31일 산장지기의 방입니다. 추운 겨울이면 등산객들에게 따뜻한 차 한잔을 건네주며 미소 지어 주던 산장지기 이영구, 김금자 부부의 모습도 이제는 더는 볼 수 없습니다. 이영구 님은 2018년 세상을 떠나서 영원한 산장지기로 남았습니다.

산객의 쉼터는 이제 전시공간으로
산객의 쉼터는 이제 전시공간으로

매점 앞 식당(위)은 전시공간으로 일반에게 공개될 예정입니다.

과거 산이 좋아 산을 찾는 산객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공간은 이제 산장의 역사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저 산이 그곳에 있어 올랐던 '산객(山客)'들은 백운산장의 오붓한 공간에 모여 '산우(山友)'가 되어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우연히 오른 산에서 인연이 만들어지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아! 백운산장
아! 백운산장

1층에 설치된 백운산장 역사 전시물

'우리나라 산악문화의 발상지'. 1층에 마련된 전시관에 백운산장을 규정한 글입니다. 백운산장은 우리나라 1호 산장이자 국립공원 마지막 민간 산장이었습니다. 100여 년을 지켜오면서 차곡차곡 쌓인 수많은 인생의 이야기들이 벽돌 한 장 한 장, 나무 틈 사이 사이에 남았던 곳이었습니다.

역사와 함께
역사와 함께

1층에 설치된 백운산장 역사 전시물

전시된 소박한 흑백사진 한 장 한 장에 우리 현대사가 우리 개인사가 담겨 있습니다.

소중한 한 장 한 장
소중한 한 장 한 장

백운산장의 역사가 담긴 사진들

다음날 멋진 일출을 감상하기 위해서거나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거나 혹은 밤하늘 총총한 별을 보거나 야간 산행을 즐기기 위해서든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겨울밤 북한산을 찾은 이들은 백운산장의 2층을 기억할 것입니다. 난방이 되지 않아 겨울 침낭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됐던 추운 밤, 나무 향 맡으며 코끝 시린 밤을 보낸 기억은 찾은 이들의 기억 깊숙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백운산장의 꽃이었던 2층 침실은
백운산장의 꽃이었던 2층 침실은

산객들이 하룻밤 머물렀던 침실(위)은 특수 산악구조대 대기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그 공간은 따뜻한 온풍이 지켜주는 특수 산악구조대 대기 공간으로 활용됩니다. 특수 산악구조대는 이 공간에서 대기하면서 안전사고 및 구조활동에 나서게 됩니다.

특수 산악구조대 대기 공간

특수 산악구조대 대기 공간

서울과 경기도를 접하고 있어 수많은 등산객이 찾는 북한산은 순간 부주의로 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합니다. 서울이라는 대도시를 끼고 있으면서도 산세가 수려하고 아름다운 북한산에서 내려다보는 자연과 도시의 조화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멋지지만, 경관에 취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새로 바뀐 대기 공간에는 응급약 및 환자 침대가 준비되어 있고 구조대원들이 상시 대기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합니다.

응급환자용 침대

응급환자용 침대

새롭게 바뀐 공간은 아직도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라 일반에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백운산장'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측은 산장의 역사를 이으면서도 등산객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북한산 역사를 볼 수 있는 문화공간과 함께 대피장소로 사용할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막바지 마무리 작업 중입니다.

새로운 북한산의 얼굴로 탄생할 '백운산장'이 앞으로도 수많은 등산객의 안식처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citybo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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