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조명으로 공기 중 미생물 죽이는 필터 제조기술 개발

박주영기자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국연구재단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최동윤 연구원·세종대 정재희 교수 연구팀이 실내조명 빛으로 공기 중 미생물을 죽이는 항균 필터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공기 중에는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 미생물이 미세먼지와 섞여 떠 있다.

기존 은·산화구리 등 항균 필터 소재들은 미생물이 소재 표면에 직접 접촉해야 살균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이 같은 방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쌓인 미세먼지로 인해 항균 지속력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태양광을 흡수해 주위의 산소와 물로부터 미생물을 죽일 수 있는 활성산소를 생성하는 이산화타이타늄 광촉매를 이용하면 미생물이 필터에 닿지 않아도 살균이 가능하다.

하지만 자외선은 가정이나 사무실 등 실내 공간에서 활용하기 어렵고, 태양광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가 극히 적어 실용적이지 않다.

이에 가시광선에 대한 반응 효율을 높이는 방법들이 제안됐으나, 합성 공정이 복잡하고 제조 비용이 많이 들어 필터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소수성(疎水性·물을 배척하는 성질) 표면의 이산화타이타늄 나노입자에 가시광에 반응하는 유기 염료를 염색하는 간소화한 공정으로 항균 필터를 제작했다.

비말에 취약한 유기 염료의 수분 불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고, 활성산소 생성 효율도 높였다.

실제 연구팀이 제작한 필터에 포집한 공기 중 포도상구균에 대해 실내조명(㎠당 2.9㎽)과 태양광(㎠당 18∼21㎽)을 각각 4시간, 1시간씩 쬐어준 실험에서 모두 99.9% 이상의 항균 성능을 나타냈다.

실용화를 위해서는 나노입자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고 활성산소 농도에 따른 인체 안전성을 평가하는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최동윤 선임연구원은 "유기 염료의 광분해로 인해 수명이 짧아지는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낮은 광량에서도 우수한 항균성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지난달 24일 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jyoun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1/03/08 12: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