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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들 남겨도 버리는데" 푼돈 아끼려고 양심 판 식당[이래도 되나요]

송고시간2021-03-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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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유명 아프리카TV BJ가 친척이 운영하는 부산의 한 돼지국밥집에서 생방송을 진행했습니다.

식당 종업원이 손님이 먹다 남긴 깍두기를 다시 김치통에 넣고, 또 다른 직원이 그 통에서 다른 손님에게 줄 깍두기를 꺼내는 모습이 그대로 방송에 노출된 겁니다.

누리꾼들은 '이 시국에도 저런 짓을 하느냐', '가족이 먹다 남긴 반찬도 버리는데'라며 이 음식점의 비양심적인 행태에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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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kz8mMP16WJU

(서울=연합뉴스) 최근 유명 아프리카TV BJ가 친척이 운영하는 부산의 한 돼지국밥집에서 생방송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보던 시청자들은 주방에서 벌어진 잔반 재활용 모습에 경악했습니다.

식당 종업원이 손님이 먹다 남긴 깍두기를 다시 김치통에 넣고, 또 다른 직원이 그 통에서 다른 손님에게 줄 깍두기를 꺼내는 모습이 그대로 방송에 노출된 겁니다.

논란이 커지자 BJ와 식당 관계자가 사과하고 관할 부산 동구청은 해당 식당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행정 처분할 방침을 밝혔는데요.

코로나19 사태로 방역과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

누리꾼들은 '이 시국에도 저런 짓을 하느냐', '가족이 먹다 남긴 반찬도 버리는데'라며 이 음식점의 비양심적인 행태에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지금은 많이 개선됐다지만 남은 반찬 재사용은 음식점 위생을 거론할 때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로 꼽힙니다.

지난 2019년 공장 등에 백반을 배달하는 한 음식점은 손님에게서 돌아온 김치와 반찬 등 잔반을 재탕하고자 따로 담아 보관하다 적발됐습니다.

2018년에도 한 유명 해산물 뷔페가 초밥 위에 놓인 찐 새우, 회 등 음식 재료를 재사용해 소비자들 공분이 일자 사과했죠.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57조(식품접객영업자 등의 준수사항 등)에 따르면 식품접객업자는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물을 다시 사용하거나 조리 또는 보관해선 안 됩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영업정지 15일의 행정처분 또는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 벌금을 물게 됩니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음식물 재사용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조리 및 양념 등 혼합 과정을 거치지 않은 식품으로 별도 처리 없이 세척하는 야채·과일류, 껍질 채 원형이 보존돼 이물질과 접촉하지 않는 과일·견과류, 건조된 가공식품으로 덜어 먹도록 제공한 과자·견과류 등은 다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에도 음식점 운영자의 양심에 기대는 측면이 크다 보니 시민들의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실제 2019년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이 도내 배달 전문음식점 550곳을 조사한 결과, 반찬 재사용과 유통기한이 석 달 이상 넘은 식품을 판매 목적으로 보관해 온 158곳이 적발됐는데요.

그중 남은 반찬 재사용은 적발 건수가 극소수였는데 단속의 애로점도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립니다.

선우천희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 수사2팀장은 "의심 사항으로 위반을 결정할 수 없다"며 "직접 가서 섞는 걸 보지 않는 이상은 적발하기가 힘들다. 보이지 않는 부분은 내부고발을 권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돼지국밥집 논란을 접한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시국에 안 그래도 힘든데 이런 몇몇 행태가 양심껏 장사하는 자영업자들을 두 번 죽인다"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회원수 60만 명이 넘는 자영업자 카페에선 '카트에 잔반 처리통을 두고 테이블 정리하면서 바로 비운다', '남은 음식을 한 그릇에 다 모아 치운다' 등 재활용 의심을 차단하는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고깃집 프랜차이즈 업주 이모 씨는 "저희 매장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재활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며 "테이블 치우는 걸 눈여겨보는 손님들도 있고, 혹시 업주들이 재활용할까 봐 분리수거 하듯이 남은 반찬을 섞어 놓고 가는 분들도 많다. 손님들도 그런 부분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철용 태인에프엔비 운영이사도 "(가맹점의) 위생점검뿐 아니라 유통기한 준수, 반찬 재활용 여부 등을 일일이 체크한다"며 "회사처럼 가맹점에 신경 쓰긴 힘들겠지만 (관련 기관이) 정기적인 위생점검을 나와 교육하고 관리해줘야 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영업이 제한되며 많은 음식점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위생을 철저히 하는 착한 식당마저 애먼 피해를 볼까 우려스러운 상황.

비용을 아끼겠다는 짧은 생각에 여전히 양심을 파는 식당이 있다면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은정 기자, 정수인 인턴기자, 주다빈

"식구들 남겨도 버리는데" 푼돈 아끼려고 양심 판 식당[이래도 되나요] - 2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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