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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나요] "담임 인상이 날라리 같아"…사생활 침해인가 정당한 검증인가

송고시간2021-03-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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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한 인터넷 맘카페에 올라온 글들의 일부입니다.

새학기가 시작되며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에 고충을 토로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두고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팽팽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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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edqfYgOm9IU

(서울=연합뉴스) "얼굴 인상도 세보이고…약간 날라리같은 인상"

"어린이집 교사 네일아트…제가 예민한건가요?"

"0세반 선생님 화장, 액세서리… 원래 다들 화장하시나요?"

한 인터넷 맘카페에 올라온 글들의 일부입니다. 특정 어린이집 교사의 화장 진하기부터 착용한 액세서리의 종류, 심지어는 인상이 강해보인다며 외모까지 품평하는데요.

"SNS를 보니 20대 초반에 올해 대학 졸업 후 처음 담임 맡은 것 같다. 최근에는 놀이공원도 다녀왔더라"며 교사 개인의 소셜미디어를 찾아본 것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해 불편한 기색을 비치기도 합니다.

새학기가 시작되며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에 고충을 토로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 교사 노모 씨는 "애초에 저희도 아이들을 다루는 사람들이니까 먼저 신경쓴다. (그런데) 제가 짧은 손톱인데도 불구하고 아예 단색같은 네일도 못 바르게 한다. 학부모님들이 예민하게 많이 본다"며 조심스럽게 고민을 전했는데요.

교사들의 복장과 흡연 여부와 관련한 논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 이런 내용을 두고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팽팽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하는데요.

"어디까지나 개인사에 불과하다. 부모로서 불편할 순 있지만 간섭할 권리는 없다'고 말하는 입장도 있는 반면 "교사라는 직업 특성상 개인의 사명감 문제"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현경 경인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아이들에게 가장 안정적인 보육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인 만큼 개인의 기호보다는 아이들의 발달을 먼저 고려하기를 권하는데요.

김 교수는 "교사도 사람이라 자유로운 선택의 기회가 필요하지만 아이들의 발달에 친화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흡연이나 과도한 화장도 선생님의 선택일 수 있지만 아이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면 근무 중에 그런 것은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러한 논란을 마주하는 교사들의 입장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인데요.

장경주 교사노동조합연맹 정책기획1국장은 "교사들도 헌법에 보장된 사생활의 자유를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며 "이를 온라인상에 올려 품평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교사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직업 특성상 품위 유지 의무는 있지만 기준이 애매하고 이를 직업적 사명감과 연결시켜 지적하는 것은 과하다는 건데요.

장 국장은 "아직 온라인 환경에서 다른 사람들의 초상권 침해가 심각한 권리침해라는 인식이 대중적으로 낮은 상황"이라며 "아직까지도 이를 단순한 정보공유 정도로 여기는 부모들이 많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19로 시작된 원격 수업으로 교사 개인의 연락처가 공유되면서 그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익명을 요청한 초등교사 김모 씨는 "교사들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나 과거 졸업앨범을 캡처한 것으로 명부를 만들어 학부모들끼리 각 선생님들의 특징 등을 공유하기도 한다"며 "이건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고 말했는데요.

김 교사는 "교사는 직업이지 그 사람 자체를 나타내는 무언가는 아니다"라며 "교육청 차원에서 교권을 보호하기 위한 강령이나 법령이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지난 2월 교사노조연맹이 초·중·고·특수학교 교사 8천435명을 상대로 '온라인 수업 중 초상권(인격권) 침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자신이나 동료 교사의 초상권(인격권) 피해 사례로 접수된 건은 총 1천104건으로, 이중 '학부모에 의한 침해 사례'가 37.8%(418건)로 가장 높은 수치를 차지했습니다.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하는 마음만큼은 교사도, 부모도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요.

교사들의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위해 부모들의 인식 개선과 교육 당국의 제도적 보호책 마련이 하루빨리 필요해 보입니다.

전승엽 기자 문예준 조현수 인턴기자

[이래도 되나요] "담임 인상이 날라리 같아"…사생활 침해인가 정당한 검증인가 - 2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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