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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근의 병영톡톡] '초계기 앙금' 풀리나…한일 군사교류 시동

송고시간2021-03-20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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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한국과 일본이 '초계기와 레이더 앙금'을 풀고 군사 교류를 재개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국방부는 상반기 중 한일 군사 교류 재개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고위 관계자도 "초계기와 레이더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 문제로 인한 양국 간 앙금이 당장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한미일 안보협력이라는 큰 틀에서 움직이고 있고, 미국의 압박도 있다. 먼저 군사적으로 풀려나가면 과거사 문제도 진전이 있을 수 있지 않나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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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국방·각군 교류 상반기 재개할 듯…"다이내믹한 한 해 될 수도"

미 국무·국방 장관들 안내하는 정의용 장관
미 국무·국방 장관들 안내하는 정의용 장관

(서울=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 장관 회의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왼쪽부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오른쪽은 서욱 국방부 장관. 2021.3.18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한국과 일본이 '초계기와 레이더 앙금'을 풀고 군사 교류를 재개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정부는 지난 17∼18일 한미 국방장관회담과 한미 외교·국방장관(2+2)회의를 통해 한일 군사 교류 재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마치 미국이 등을 떠미는 모양새로 비치지만, '이웃 나라' 일본과 언제까지 으르렁거릴 수만은 없는 것 아니냐는 정부의 현실 인식도 배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상반기 내 군사 교류 재개 추진…연내 정상화가 목표"

국방부는 상반기 중 한일 군사 교류 재개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각 군에서 일본과 다양한 교류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런 것을 풀어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방 당국 차원, 각 군 차원의 교류를 모두 포함한다"면서 "상반기 내에 재개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연내 군사 교류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초계기와 레이더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 문제로 인한 양국 간 앙금이 당장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한미일 안보협력이라는 큰 틀에서 움직이고 있고, 미국의 압박도 있다. 먼저 군사적으로 풀려나가면 과거사 문제도 진전이 있을 수 있지 않나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관계에서 아주 다이내믹한 한 해가 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각 군에 다양한 군사 교류 계획이 수립되어 있지만, 이를 전략적으로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과 일본은 일본 초계기의 한국 함정에 대한 초저공 위협 비행 사건과 한국의 부인에도 일본이 주장하는 한국 함정의 일본 초계기에 대한 레이더 조사 문제 이후 군사적 차원의 교류를 중단한 상황이다.

일본은 국방 당국의 과장급 이상의 교류도 거부하고 있다. 국방 당국의 교류가 끊어지면서 각 군 교류도 전면 보류된 상태다.

이와 관련,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18일 2+2회의 직후 연합뉴스TV에 출연해 한일 군사 교류 재개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서 장관은 "과거사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분은 있으나,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한미일간 안보협력이 중요하다는 데에 공감을 표했다"면서 "각 군 차원의 교류와 다자연합훈련에 참여하는 등 한일, 한미일 안보협력을 지속적으로 유지·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방부와 합참을 비롯한 육·해·공군 등 각 군 차원에서 일본과 군사 교류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발언이다.

한일 양국은 1994년부터 정례적으로 국방장관회담을 해왔다. 2009년 제14차 국방장관회담 때는 '한일 국방교류에 관한 의향서'를 체결해 양국 국방교류 협력을 기반까지 마련했다. 2019년 11월에는 초계기와 레이더 갈등 이후 처음으로 한일 국방장관회담이 열렸다.

당시 태국에서 개최된 제6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를 계기로 정경두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이 40분간 회담을 했으나 양국의 원론적 입장만 개진하고 헤어졌다.

스쳐 지나가는 정경두-고노 다로
스쳐 지나가는 정경두-고노 다로

(방콕=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019년 11월 당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이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제6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본회의장에서 기념촬영을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19.11.18

◇ 초계기-레이더 앙금, 지소미아 갈등 등 해결도 과제

한일 관계는 일부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왜곡된 역사 인식과 독도 영유권 주장 등으로 악화 일로에 있다. 더욱이 초계기와 레이더 사태로 인한 앙금, 지소미아(GSOMIA·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및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갈등 등이 겹치면서 좀처럼 관계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 군사 교류 재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강하고, 국방부도 이런 여론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은 한국 내의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한일 관계 개선을 상당히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본은 2018년 12월 20일 동해 대화퇴어장 인근 해상에서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조난한 북한 어선을 찾기 위해 탐색레이더(MW08)를 가동한 것과 관련해 화기 관제레이더를 조사했다(비췄다)고 억지 주장을 폈다.

당시 광개토대왕함은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가 접근하자 이를 식별하고자 피아식별장치(IFF)와 광학추적장비(EOTS)를 일본 초계기 쪽으로 돌렸다. 열 감지 방식으로 영상을 찍을 수 있는 광학장비를 켜면 추적레이더도 함께 돌아가게 되어 있다.

그런데도 일본 측은 이를 두고 화기 관제레이더를 가동해 초계기를 향해 전자파를 조사했다는 등 사실을 호도하는 내용을 자국 언론에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또한 2019년 1월 23일에는 일본 해상자위대 P-3 초계기가 이어도 인근 해상에서 해군 대조영함을 향해 초근접 위협 비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위협 비행 장면은 대조영함의 IR(적외선) 카메라와 캠코더에 고스란히 찍혔다.

합참이 다음날 공개한 사진에는 P-3 초계기가 약 60m 고도로 대조영함 우현을 통과하는 장면이 나왔다. 당시 대조영함의 대공레이더 화면에는 초계기와 이격거리 540m, 고도 200피트(60∼70m) 등의 숫자가 정확하게 표시됐다.

대조영함은 일본 초계기를 향해 "더이상 접근하면 자위권적 조치를 취하겠다"라는 등의 내용으로 20여 차례 경고통신을 했으나,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은 채 함정 60~70m 상공에서 원을 그리며 선회 비행을 계속했다.

일본 초계기 위협비행' 사진 공개…대조영함 우현 저고도비행
일본 초계기 위협비행' 사진 공개…대조영함 우현 저고도비행

(서울=연합뉴스) 국방부가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P-3 초계기가 해군 구축함 대조영함 인근으로 초저고도 위협비행을 한 사진을 공개했다. 일본 초계기가 고도 약 60m로 비행하면서 대조영함 우현을 통과하고 있다. 2019.1.24 [국방부 제공]

그러나 일본 정부 고위 관료들은 한국의 발표 정보가 정확하지 않다면서 초저고도 위협 비행을 전면 부인했다. 일본 초계기는 같은 달 18일과 22일에도 한국 해군 함정에 대해 근접 위협 비행을 했다.

아울러 2019년 7월에는 안보상의 문제를 이유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가했다. 이에 정부는 같은 해 8월 23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통보했다. 하지만 11월 22일 언제든지 효력을 정지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종료통보' 효력을 정지시켰다. 현재 지소미아는 종료통보 효력 정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월 발간한 '2020 국방백서'에서 일본을 '동반자' 대신 '이웃 국가'로 격하한 것도 현재 한일관계를 반영한 표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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