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꽃망울 터지는데…"상춘객 몰릴라" 방역 '고심'
송고시간2021-03-22 11:44
축제 취소에 '드라이브 스루' 도입까지…행정명령 발동도
(전국종합=연합뉴스) 봄꽃이 피기 시작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허점이 생길까 봐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고심하고 있다.
상춘객이 몰려 인구 밀집도가 심해지거나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등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큰 탓이다.
각 지자체는 축제 취소부터 예약제 관리, '드라이브 스루' 방식 도입까지 다양한 방법을 내놓고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 축제 줄줄이 취소…'방문 자제' 현수막 설치
비교적 개화 시기가 빠른 경남에서는 22일 벚나무 상당수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그러나 전국 최대 벚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리지 않는다.
주차장과 화장실 등 관광객 편의시설도 제공하지 않는다.
창원시는 진해구 주요 진입도로마다 '군항제가 취소되었으니 방문을 자제 바랍니다'라고 당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제주시 일대에서 열리는 제주왕벚꽃축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취소됐다.
주최 측은 벚꽃 거리 입구에서 마스크 착용과 발열 검사 등 방역 수칙을 지킨 방문객만 관람을 허용할 방침이다.
전남에서도 봄을 알리는 광양매화축제, 구례산수유꽃축제, 여수 영취산 진달래 축제 등이 잇따라 취소됐다.
함평군 역시 4월 말 열릴 예정이던 함평나비대축제를 2년 연속 취소했다.
각 지자체는 마을에 현수막을 걸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매화마을 방문 자제를 요청했다.
부산시 사상구에도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낙동 제방 벚꽃길 방문을 자제 바랍니다'라는 현수막이 설치됐다.
◇ "인파 막자" 거리두기 행정명령에 경관등 소등
충북 청주시는 벚꽃 개화기인 오는 27일부터 내달 11일까지 무심동로(제1운천교∼효성병원)와 무심서로(흥덕대교∼수영교)에서 2m 이상 거리두기를 강제하는 행정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이곳은 무심천을 중심으로 왕벚나무 2천200여 그루가 길게 늘어선 중부권 최대 벚꽃 명소 중 하나다.
시는 시민들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주정차를 금지하고, 노점상과 음식물 섭취 등도 불허한다.
행정명령을 어기면 감염병 예방·관리법에 따라 과태료 10만원을 물릴 수 있다.
무심천 주변 40곳에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야간 꽃길을 밝히던 경관등도 끌 예정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이런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령하기로 했다"며 "시민께서도 봄꽃 구경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 드라이브 스루 꽃구경·예약제 꽃놀이 눈길
제주 서귀포시는 표선면 일대에서 내달 6∼8일 열리는 제38회 제주유채꽃축제를 차를 타고 꽃을 구경하는 '드라이브 스루' 형태로 운영한다.
시와 제주유채꽃축제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축제를 취소하고 유채꽃 파종지를 갈아엎기도 했지만, 올해는 비대면으로 열기로 했다.
주요 구간에 차량 주·정차를 금지하고 안전요원을 배치해 방문객들이 차량에 탑승한 상태로 유채꽃을 즐기는 '드라이브 인 꽃구경'을 유도할 예정이다.
부산시가 주관하는 부산낙동강유채꽃축제는 온·오프라인으로 열린다.
비대면으로 유채꽃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축제는 예약제로 운영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장소, 시간 분산해 1시간당 방문객이 50명을 넘지 않을 예정"이라며 "펜스로 구획을 나눠 방역지침 준수 아래 안전하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제 변우열 변지철 장아름 한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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