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는 곁에 있다"…서울광장·지하철서 공동행동
송고시간2021-03-27 16:01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변희수 하사를 기억하며, 트랜스젠더는 우리 곁에 있습니다."
31일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앞두고 변 하사를 추모하는 행사가 27일 서울지하철 2호선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 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주최한 공동행동에 참여한 시민 100여명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2호선 시청역에 모였다.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색깔의 리본과 배지 등을 달거나 작은 깃발과 천막을 든 참가자들은 지하철 한 칸씩 인원을 나눠 탑승했다.
한 참가자는 "존재하지만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고 없는 사람 취급당하는 트랜스젠더들의 현실을 알리고 변 하사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각자 자리에 앉아 트랜스젠더나 성 소수자 관련 책을 읽었다. 일부는 대형 무지개 천막이나 트랜스젠더를 상징하는 줄무늬 천막을 열차 안 칸막이에 걸어두거나 펼치고 있기도 했다.
시민들과 별다른 충돌은 없었으나, 지하철 보안관이 "보기 불편하다는 민원이 들어왔다"며 천막 철거를 요구해 실랑이 끝에 천막을 치우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1시간 30분가량 2호선 한 바퀴를 돌고 다시 시청역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주최 측이 나눠주는 트랜스젠더 상징 색깔의 우산을 들고 서울시청 광장에 모였다.
공대위는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기념을 위해 오후 3시 31분에 맞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우리 사회는 트랜스젠더에게 어딘가 숨어 눈에 띄지 않기를 강요하고 있다"며 "비처럼 내리는 혐오와 차별을 함께 헤쳐나가고 트랜스젠더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쟁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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