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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맨' 푸틴이 심상찮다…NYT "서방에 편집증적인 공세"

송고시간2021-04-2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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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러시아의 장기 집권 지도자 블라디미르 푸틴(68) 대통령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강경 노선이 나타나고 있다며 그가 우월감을 바탕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다른 서방 지도자들에게 한 수 가르치려 한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근 행동은 그를 비판하는 이들과 외부 세계를 향한 편집증과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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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나발니 탄압하고 우크라이나 국경서 무력시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러시아의 장기 집권 지도자 블라디미르 푸틴(68) 대통령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러시아를 약 20년 동안 통치한 푸틴 대통령은 지난 몇주 사이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고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탄압을 강화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강경 노선이 나타나고 있다며 그가 우월감을 바탕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다른 서방 지도자들에게 한 수 가르치려 한다고 보도했다.

또 "푸틴 대통령의 최근 행동은 그를 비판하는 이들과 외부 세계를 향한 편집증과 같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경에 병력을 대거 배치함으로써 국제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는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지역에 군 병력 약 10만명과 전투기들을 파견함으로써 군사적 충돌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달 8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병력 철수를 촉구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러시아의 이런 무력 시위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시험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가 전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집결한 러시아군을 촬영한 4월 10일 위성사진. [출처ⓒ2021 Maxar Technologies via AP· 재판매 및 DB 금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집결한 러시아군을 촬영한 4월 10일 위성사진. [출처ⓒ2021 Maxar Technologies via AP· 재판매 및 DB 금지]

푸틴 대통령은 정적 나발니 문제와 관련해서도 '마이웨이'를 고집한다.

지난 16일 러시아 검찰은 나발니가 이끄는 반부패재단(FBK)과 지역 본부들을 극단주의 조직으로 지정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법원이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이면 나발니 측 인사들의 공개 활동이 크게 제약될 것으로 보인다.

NYT는 러시아 검찰의 이번 조치가 소련 연방이 해체된 뒤 러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적 억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감 중인 나발니는 사망 우려가 제기될 정도로 건강 위기를 맞았다.

나발니를 면회한 올가 미하일로바 변호사는 20일 "그(나발니)가 아주 많이 약해져서 말을 하거나 앉기도 힘들어한다"며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지난달 31일부터 민간 의사의 진료를 요구하며 단식을 벌였지만 러시아 교도당국은 민간 의료진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나발니의 건강 문제는 러시아와 서방의 외교적 갈등으로 번졌다.

유럽연합(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지난 18일 "나발니 건강이 교도소에서 지속해서 나빠졌다는 소식에 깊이 우려한다"며 나발니가 신뢰하는 의료 전문가를 즉각 만나게 해주라고 러시아 당국에 촉구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같은 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나발니가 사망할 경우 러시아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항공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진 뒤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올해 1월 귀국했지만 체포돼 징역 3년 6개월 형을 받았다.

미국 등 서방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공세는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과 설전에서 비롯됐다는 게 NYT의 진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3월 17일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로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나발니의 독극물 사건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돼 있다는 서방측 주장에 근거한 발언이다.

그러자 푸틴 대통령은 미국 역사에서 노예제, 제2차 세계대전 때 핵공격 등을 언급하며 "우리는 유전적, 문화적,도덕적으로 다른 사람들이다. 우리는 스스로 이익을 지킬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비판에 위축되지 않고 맞서겠다는 예고였던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올해 1월 통화에서 양국 간 핵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의 5년 연장에 합의하며 장단을 맞췄지만 불과 두달 만에 양국 관계는 위기를 맞았다.

러시아 야권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PG)
러시아 야권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다만, 푸틴 대통령이 서방에 대한 반격을 얼마나 진행할지는 미지수라고 NYT는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의 긴장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조짐이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주도로 22일 열리는 기후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도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러시아 전문가인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푸틴은 러시아뿐 아니라 세계 안보에서 위대하고 역사적 인물이 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믿는다"며 푸틴 대통령이 강경파 참모들보다는 미국과 협력에 관심이 더 많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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