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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10분 안에 뱃머리 돌려야'…긴박한 中어선 나포 작전

송고시간2021-04-2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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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인천 연평어장에서 이달부터 꽃게 조업이 재개되자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 불법 중국어선이 매일 200척가량 몰려들고 있다.

해양경찰이 해군과 함께 적극적으로 단속 작전을 벌이고 있지만, 단속 인원이 적은데다 중국어선들이 조타실 문을 걸어 잠근 채 서해 NLL 북쪽 해역으로 재빨리 도주하는 탓에 나포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24일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 특별경비단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이날까지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 인근 서해 NLL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한 중국어선은 하루평균 199척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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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철 되니 서해 NLL에 중국어선 가득…매일 200척 불법조업

중국어선들, 해경 함정 보이면 조타실 잠그고 북쪽으로 도주

불법 중국어선
불법 중국어선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인천 연평어장에서 이달부터 꽃게 조업이 재개되자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 불법 중국어선이 매일 200척가량 몰려들고 있다.

해양경찰이 해군과 함께 적극적으로 단속 작전을 벌이고 있지만, 단속 인원이 적은데다 중국어선들이 조타실 문을 걸어 잠근 채 서해 NLL 북쪽 해역으로 재빨리 도주하는 탓에 나포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24일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 특별경비단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이날까지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 인근 서해 NLL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한 중국어선은 하루평균 199척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하루평균 63척과 비교하면 3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 중국어선이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달의 하루 평균 115척보다도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달에 가장 많은 불법 중국어선이 서해 NLL 해역에 출몰한 날은 지난 13일로 하루에 235척이 한꺼번에 몰렸다.

특히 꽃게 어장이 있는 연평도 인근 해역에는 매일 165척의 불법 중국어선이 나타났다.

나포된 불법조업 중국어선
나포된 불법조업 중국어선

[연합뉴스 자료사진]

해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감염 우려 탓에 지난해부터 불법 중국어선을 퇴거하는 방식으로 단속하다가 최근에는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나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서해 NLL 해상에서 나포한 불법 중국어선이 단 한 척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 지난달 1척에 이어 이달에만 5척을 잇달아 나포했다.

이달에 나포된 중국어선 5척 가운데 4척은 모두 연평도 해상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가 붙잡혔다.

서해5도 특별경비단 관계자는 "올해 나포된 6척 중 4척의 중국인 선원들을 구속했고, 이달 19일과 20일 잇따라 붙잡힌 중국인 선원들은 해경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해 NLL에 출몰하는 중국어선은 대부분 중국 랴오닝성의 대련·동강·단둥 선적이다. 주로 10∼60t급 목선으로 저인망식 조업을 한다.

4월 초 백령도 북서방에서 멸치나 까나리를 불법으로 잡다가 4월 중순이 되면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꽃게를 쓸어간다. 6월 이후에는 다시 소청도 남동방 해상으로 이동해 꽃게나 잡어를 잡는 식이다.

불법조업 중국어선 선원 코로나19 검사
불법조업 중국어선 선원 코로나19 검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해경이 해군 함정과 함께 적극적인 단속을 하고 있는데도 실제로 나포하는 불법 중국어선 수가 턱없이 적은 이유는 서해 NLL 해역의 특성과 단속 인원이 부족한 탓이다.

불법 중국어선은 남북이 서해에서 NLL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특수성을 교묘하게 이용한다.

최고 속도가 보통 시속 20㎞가량인 중국어선을 나포하기 위해 해경은 시속 60㎞까지 속력을 낼 수 있는 고속단정을 투입하고 있지만, 중국어선들은 한국 해경 함정을 발견하면 조타실 철문을 걸어 잠그고 곧바로 서해 NLL 북쪽 해역으로 달아나 버린다.

서해 NLL 북쪽 해역에 가까이 접근하면 더는 한국 해경과 해군 함정이 쫓아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해경은 통상 불법 중국어선에 올라타 선원들을 제압하고 조타실에 진입한 뒤 강제로 조타기를 잡고서 배를 멈출 때까지 이 과정을 10분 안에 끝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어선에 탄 채 북한 해역으로 같이 끌려가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연평도 불법조업 중국어선들
연평도 불법조업 중국어선들

[연합뉴스TV 캡처]

불법 중국어선 단속 경험이 있는 한 해양경찰관은 "보통 서해 NLL에서 우리 해역 쪽으로 4㎞ 안에 있는 중국어선은 나포하지 못하고 더 아래쪽으로 내려올 때까지 기다린다"며 "우리가 중국어선에 올라탄 후 뱃머리를 돌리는 것까지 10분 안에 끝내야 하는데 서해 NLL까지의 거리가 4㎞ 미만이면 중국어선에 실려 북한 해역까지 넘어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조타실 유리창을 해경이 깨지 못하게 특수 강화 플라스틱이나 쇠창살로 막아놓고 출입문도 이중 삼중으로 용접해서 잠금장치를 걸어두기까지 한다"며 "수십 척의 중국어선이 보여도 몇 척 나포하지 못하는 건 단속 인원이 중국어선 수에 비해 훨씬 적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해경은 현재 서해 NLL 해역에 500t급 중형함정 3척, 고성능 소화포가 장착된 특수기동정 3척, 고속단정 3척 등을 투입해 불법 중국어선을 나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강력하게 단속할 방침이다.

해경 관계자는 "서해5도 특별경비단이 2017년 창설된 이후 서해 NLL에 출몰하는 불법 중국어선들이 과거처럼 쇠창살을 들고 저항하기보다는 북쪽 해역으로 도주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계속 강력하게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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