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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식수원 오염 불보듯" vs "침출수 무방류 환경 영향 없어"

송고시간2021-04-2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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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강원 영월에서 쌍용C&E(옛 쌍용양회·이하 쌍용양회)가 추진하는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놓고 이웃인 충북 제천·단양지역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영월에서 찬반 논란이 벌어진 것과 달리 충북에서는 식수원 오염 우려를 놓고 적극적인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제천시는 지하에 절리와 동공이 많은 석회암지대 카르스트지형의 특성상 침출수 유출 시 지하수가 광범위하게 오염될 수 있고, 이 경우 3.5㎞ 거리의 상수도 취수원(평창강 장곡취수장) 수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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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쌍용양회 산업폐기물 매립장 놓고 이웃한 제천·단양과 대립각

(제천·영월=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강원 영월에서 쌍용C&E(옛 쌍용양회·이하 쌍용양회)가 추진하는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놓고 이웃인 충북 제천·단양지역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영월에서 찬반 논란이 벌어진 것과 달리 충북에서는 식수원 오염 우려를 놓고 적극적인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이 사업은 쌍용양회가 60년간 석회석을 채굴해 시멘트를 만들던 한반도면 쌍용리 영월공장 폐광산에 560만t 처리 규모의 매립장을 건설하는 것이다. 1천700억원이 넘는 건설비가 투입되고 준공 후 16년간 사용을 목표로 한다.

매립장 예정지
매립장 예정지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매립장 예정지는 평창강(서강)으로 흘러드는 쌍용천 인근에 있다.

석회암 지대에 매립장을 만들어 사업장폐기물을 매립하겠다는 것이 논란의 출발점이다.

쌍용양회는 지난 9일 환경영향평가 초안 공청회를 여는 등 매립장 조성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제천시 "침출수 유출 시 지하수 오염 우려"

제천지역 반발 움직임은 지난달 본격화했다.

제천시는 지하에 절리와 동공이 많은 석회암지대 카르스트지형의 특성상 침출수 유출 시 지하수가 광범위하게 오염될 수 있고, 이 경우 3.5㎞ 거리의 상수도 취수원(평창강 장곡취수장) 수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시는 사업 예정지에서 송학면 주거지역이 2.5km에 불과해 주민들이 분진과 악취 피해를 볼 가능성도 거론했다.

제천·단양 농민회, 제천환경련, 제천참여연대, 민주노총 제천단양지부, 에코단양 등 제천·단양지역 20개 시민사회단체들도 '쌍용양회 산업폐기물 매립장 반대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반대 대책위 영월서 시위
반대 대책위 영월서 시위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반대 대책위는 "영월, 제천, 단양, 충주지역 식수 혹은 농업용수로 흘러드는 쌍용천 주변에 대규모 산업폐기물 매립장 건립을 용납할 수 없다"며 영월 원정시위까지 벌였다.

충주에서도 반대 단체가 만들어졌고, 제천 정계인사들도 반대 성명을 내거나 쌍용양회 본사에서 사업 철회촉구 시위를 진행했다.

시멘트지역자원시설세 입법 공동추진위원회도 "시멘트사업자는 석회석 채광으로 망가진 자연을 복구할 법적책임이 있는데 복구할 공간을 산업폐기물로 채워 돈을 벌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반대단체 "빗물 줄줄 새는 위험 지반…매립장 안돼"

반대 대책위는 지난 5일 설명자료에서 매립장 불가 이유를 열거했다.

먼저 축구장 25개 면적의 대규모일 뿐만 아니라 과거 수많은 발파로 지하 암반 균열이 발생했고, 동공에 따른 빗물 유출이 확인된 지역이어서 제천시민의 식수원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8월 4일 폭우로 큰 웅덩이 2개에 가득찼던 물이 같은 달 21일에는 일부만 남아있을 만큼 "빗물이 줄줄 새는 위험 지반"이라고 주장했다.

쌍용양회는 지난 1월 매립장 예정지 배후지의 우수 배수상태 확인을 위해 우라닌이라는 형광물질을 투입했다.

이 물질은 3일 만에 쌍용천으로 배출돼 일대를 녹색으로 물들였다.

쌍용천에 유입된 녹색 액체
쌍용천에 유입된 녹색 액체

[동·서강보존본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반대 대책위는 이를 두고 '차수시설 없이는 침출수 누출 발생 15년 경과 후 쌍용천까지 유입된다'는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허위임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주지방환경청이 사업 적합 판정을 내렸지만, 단양군이 군관리계획 입안 제안 수용을 거부했고, 대법원이 2015년 단양군의 손을 들어준 영천리매립장 사례도 소개했다.

반대 대책위는 "법원은 카르스트 지형의 특성상 지반 침하와 토양·수질 오염 등 현재로서는 예측 불가능한 각종 환경상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사업자의 주장을 기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쌍용양회가 매립장 예정지 바닥을 콘크리트로 깔아 침출수를 차단하겠다고 억지를 부리는데, 콘크리트는 균열이 쉽게 발생하는 불완전한 물질"이라고 주장했다.

◇ 쌍용양회 "세계적 차수시설 구축하겠다" 진화 나서

쌍용양회도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완벽한 차수시설과 침출수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해 환경영향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쌍용양회는 지난해 8월 2일 하루 206㎜의 역대 2위급 집중호우로 쌍용천 수위가 급상승해 배후지역의 빗물이 원활하게 배수되지 않고 사면 공동을 통해 매립장 예정지로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루 330㎜ 이상의 비가 내려도 배후지에서 매립장으로 유입되는 모든 빗물을 받아 배수하는 우수박스를 설치하고, 매립장 내부 빗물은 플륨관으로 모아 인공저류조로 전량 펌핑 배수하겠다고 덧붙했다.

본안에 반영할 차수시설 개념도
본안에 반영할 차수시설 개념도

[쌍용C&E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매립장 예정지 바닥부에 투수성이 높은 암질 지역이 존재함에 따라 지하투과레이더 탐사 시 동공이 발견되면 시멘트밀크를 주입하고 바닥부 전면에 철근콘크리트 슬라브를 시공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차수시설 구축을 약속했다.

매립장 복토면 상부에 불투수성 덮개를 설치하고, 내부 침출수는 하천에 방류하지 않고 자가수질오염방지시설에서 정화한 뒤 영월공장 공업용수로 재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쌍용양회는 국내 석회암 지대 매립장에서 침출수 누출 또는 수질오염 사례는 없으며, 건설폐기물과 유기성오니류를 제외한 사업장 배출시설계 폐기물만 반입하겠다고 밝혀 환경영향평가 본안 제출 시 원주지방환경청의 판단이 주목된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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