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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與 새 대표 송영길… 민생 챙기고 신뢰 높여야 희망 있다

송고시간2021-05-0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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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더불어민주당이 지도부 구성을 끝내고 새 출발선에 섰다.

민주당은 2일 전당대회에서 집권 종반 당대표에 인천시장을 지낸 5선 중진 송영길 의원을 뽑았다.

쇄신을 동반한 민생 우선주의와 경쟁력 있는 후보 세우기가 관건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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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지도부 구성을 끝내고 새 출발선에 섰다. 민주당은 2일 전당대회에서 집권 종반 당대표에 인천시장을 지낸 5선 중진 송영길 의원을 뽑았다. 86 그룹이 집권당 대표까지 꿰찬 것이다. 경선에서 그는 줄곧 변화를 앞세웠다. 3파전에서 2위를 한 홍영표 의원과 달리 주류 색채가 옅어 당은 변화의 이미지를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가 86 그룹 기득권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점, 홍 의원이 박빙으로 진 점, 민생을 내건 우원식 의원이 3위로 처진 점은 한계다. 후보 7명 중 5명을 뽑은 최고위원 선거에서 강경파 김용민 의원이 근소 표차로 1등을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새 지도부는 4ㆍ7 재ㆍ보궐선거 참패로 확인된 민심을 되돌리고 내년 3월 대선을 치러야 하는 과업을 맡게 됐다. 쇄신을 동반한 민생 우선주의와 경쟁력 있는 후보 세우기가 관건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당의 앞날은 지도부의 지혜롭고 유능하고 공정한 리더십에 좌우될 공산이 커졌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할 때다.

시급한 것은 백신 접종 등 코로나19 방역 역량을 높이고 민생 악화를 저지하거나 개선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재보선 표심에서 드러났듯 부동산 등 여러 영역에서 시민들의 정책 불신은 커질 대로 커진 상태다. 당은 진정한 민심 창구가 되어 당ㆍ정ㆍ청의 키를 쥐고 신뢰를 끌어 올려야 한다. 보유세 부담 완화 등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혼선을 정리하고 코로나 위기 지속으로 고통받는 소규모 자영업자 지원 대책 등에서 정치 효능감을 높여야 한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이 정책이다. 효과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정책도 많다. 그래도 일관성을 가지고서 보통사람들의 이해와 눈높이에 맞는 최적의 선택을 강구해야 옳다. 예컨대 주택 정책 보완도 집값을 떨어뜨리거나, 못해도 더는 오르진 않게 하는 쪽으로 돼야 일관성이라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민생과 거리가 있고 합의 수준이 낮으며 갈등을 크게 일으킬 의제는 미루거나 덮어두는 것이 좋겠다. 선후, 강약, 완급 조절이 절실한 시기다. 주류 윤호중 원내대표와의 투톱 하모니는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대선 체제를 갖춰 후보 간 공정 경쟁을 보장하는 것 또한 비할 바 없는 중대 임무다. 대선후보는 선거일 180일 전에 뽑는다고 당헌은 못 박고 있다. 9월이다. 당 일각에서는 경선 연기론이 나온다. 다른 정당 후보보다 일찍 노출되는 것은 불리하다는 등속의 이유가 거론되는 모양이다. 원칙을 바꿀 만한 사유는 아니다. 합리적 근거에 기반을 둔 후보 간 완벽한 합의가 전제되지 않는 한 당헌 수정은 바람직하지 않다. 위성정당 가세, 보궐선거 참여처럼 당원들의 뜻을 물어 원칙을 수정하겠다고 하면 당의 신뢰는 또 추락할 것이다. 집권 후반기 대표는 관리형 성격이 강할 수밖에 없음도 유념해야 한다. 숙명이다. 때가 되면 대표 등 지도부는 자기정치 욕망을 접고 대선후보 중심으로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를 가동하여 당을 미래지향으로 끌고 가야 한다. 당이 대선 강령을 준비하는 정책 공장이 돼야 함은 물론이다. 후보 간 경쟁이 과열되어 당을 흔들기 전에 호루라기를 불어야 하는 것도 대표 역할이다. 이 모든 것은 또한 본선 경쟁력이 가장 강한 후보가 배출되는 데 복무할 때라야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이번 전대는 시종 세간의 관심 밖이었다. 후보들의 쇄신 의지는 돋보이지 않고 인물 참신성도 떨어져서다.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그나물에 그밥' 위기다. 주류 일색의 인력풀은 애초 인적 쇄신의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긴 하다. 그럼에도, 초선 대표론 같은 이야기라도 꺼내는 국민의힘에 견줘 위기의식이 약해 보인다. 전대 막바지를 달군 강성지지층 과대대표 논란도 불길하다. 그 자체로 논쟁이 소모적, 분열적으로 전개되는 느낌을 주는 동시에 이 논란마저 현실을 과대대표하는 양상을 보여서다. 지도부는 중심을 잡을 필요가 있다. "어깨에 힘을 빼야 검에 기가 실린다"며 '문자폭탄' 자중을 당부한 윤 원내대표의 자세나 "(문자 보내는 일부 당원들이) 과잉 대표되는 측면이 있고 (이에) 과잉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의견 표명 방식이 폭력적이거나 상례를 벗어난 경우는 옳지 않다"라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평가가 적절한 기준이 아닐까 싶다. 문자폭탄 문제를 이슈로 만들어 쇄신을 촉구하는 조응천 의원 같은 이들에게 당을 떠나라고 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당의 초라한 포용성과 확장성을 입증하는 것일 뿐이다. 금태섭 전 의원 탈당 선례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당의 스펙트럼은 더 좁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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