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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장관 후보자들 잇단 도덕성 논란…청문회서 엄정하게 검증해야

송고시간2021-05-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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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국무총리와 5개 부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들 공직 후보자의 도덕성과 관련한 논란이 봇물 터진 듯 쏟아진다.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고위 공직을 맡겠다는 이들의 떳떳하지 못한 삶의 흔적들이 드러날 때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답답하다.

중요한 것은 국회에서 엄정하게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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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국무총리와 5개 부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들 공직 후보자의 도덕성과 관련한 논란이 봇물 터진 듯 쏟아진다. 위장전입, 부동산 거래 가격을 낮춰 신고하기 위한 '다운 계약서' 작성, 논문 관련 비위 등 '단골 메뉴'에 더해 이번에는 후보자 부인의 절도 전력이나 외교관 지위를 이용한 해외 물품의 편법 반입 의혹까지 제기됐다.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고위 공직을 맡겠다는 이들의 떳떳하지 못한 삶의 흔적들이 드러날 때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답답하다. '이렇게도 인물이 없나'라거나 '청와대 인사 검증 라인은 도대체 뭘 했나'라는 원성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과거의 사례들을 보면 20~30년이나 된 오래전의 일에 현재의 잣대를 무리하게 들이대거나 도덕성과도 직접 연관 짓기 어려운 사생활의 영역을 난도질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국회에서 엄정하게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이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의혹이 거론된 후보자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다. 교수 출신인 임 후보자는 국가 지원금을 받아 참석한 국외 세미나에 두 딸을 데리고 간 의혹, 아파트 거래 시 '다운 계약서' 작성 의혹, 위장전입 의혹, 이중국적인 두 딸의 국적법 위반 의혹, 제자의 논문 표절 의혹을 비롯한 여러 논문 관련 의혹 등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사실과 거리가 있거나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런 논란거리를 만든 것 자체가 고위 공직을 염두에 두고 자기관리를 해오지는 않았음을 방증한다고 볼 수도 있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부인의 도자기 장식품 불법 반입 및 판매 의혹이 제기되자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박 후보자가 2015∼2018년 주영국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그의 부인은 찻잔, 접시 세트 등 대량의 도자기 장식품을 구매한 뒤 '외교관 이삿짐'으로 반입했고 국내에서 카페 영업을 하면서 이 가운데 일부를 판매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박 후보자 측은 "영국에서 구매한 소품은 집안 장식이나 가정생활 중 사용한 것으로, 당시 판매 목적이 없었음은 물론 그 가치도 높게 평가되지 않는 중고물품이며 불법 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채 일부를 판매했다"고 밝혔으나 이 정도의 해명으로 양해될 수 있는 사안인지는 의문이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은 1년 전 절도 혐의로 기소돼 법원에서 벌금 20만원을 선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갱년기 우울 증상을 앓으면서 충동적, 우발적으로 발생한 일"이라고 한 노 후보자 측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본인도 아닌 부인의 경범죄가 공직 수행에 결격 사유가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시비를 따져볼 필요는 있다. 노 후보자는 자녀 교육을 위해 가족이 강남에 위장전입한 의혹도 받고 있다. 그가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라는 점에서 이런 의혹은 특별히 무겁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이번을 포함해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역대 사례들에서 보듯 인사청문회 대상인 고위 공직자 후보들은 지나온 삶의 이력이 낱낱이 까발려질 것을 각오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후보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과거까지 들춰내는 폐단을 들어 인사청문회에서 공직 후보자의 정책 소견에 관한 부분만 공개하고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진행하자고 제안하기도 한다. 고위 공직을 맡을 만한 역량 있는 인사가 청문회에 서는 것이 두려워 손사래를 치는 일이 허다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나름대로 일리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고위 공직자의 능력에 못지않게 도덕성에 관해서도 높은 기준을 갖고 있다. 국가 경영의 담당자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는 당연히 '알 권리'의 대상이기도 하다. 인사청문위원들은 장관 후보자들이 자리에 걸맞은 품격과 도덕성을 지녔는지를 국민이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청문회를 진행해주기를 바란다.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나 청문 대상자에게 해명 기회도 주지 않는 일방적 호통은 인사청문회, 나아가 정치에 대한 환멸을 불러올 뿐이다. 물론 청문회에서 드러난 사실과 그 결과로 형성된 국민 여론을 존중하겠다는 인사권자의 자세도 중요하다. 청문회에서 충분히 문제점이 규명되고 그에 따라 국민 여론이 돌아선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는 일이 되풀이되면 자질 미달이면서도 비난을 견딜만한 '배짱'을 가진 이들을 공직으로 끌어들이는 반면에 정작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인사는 공직을 회피하게 만들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게 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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