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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포수 변신' 롯데 이대호는 아직 보여줄 게 많다

송고시간2021-05-0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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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거포 이대호(39)는 팬들을 두 번 놀라게 했다.

포수로 깜짝 변신해서 사람들의 눈을 의심하게 했고, 그리고 그 포수를 너무나 잘해서 감탄사를 자아냈다.

지난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벌어진 롯데와 삼성의 경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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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가 된 이대호
포수가 된 이대호

(서울=연합뉴스) 롯데가 8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방문경기에서 6-8로 뒤진 9회초 대거 3점을 뽑아 9-8로 극적인 승리를 낚았다.
롯데는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마무리 김원중이 등판한 가운데 이대호가 포수 마스크를 썼다.
이날 엔트리에 등록된 롯데 포수 김준태와 강태율이 경기 도중 모두 교체됐기 때문이다. 이대호가 포수로 출전한 것은 2001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다.
승리 후 포수 장비를 쓴 이대호가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2021.5.8 [롯데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거포 이대호(39)는 팬들을 두 번 놀라게 했다.

포수로 깜짝 변신해서 사람들의 눈을 의심하게 했고, 그리고 그 포수를 너무나 잘해서 감탄사를 자아냈다.

지난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벌어진 롯데와 삼성의 경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삼성은 '약속의 8회'에 1점을 추가해 8-6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롯데는 9회초 삼성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로 대반전을 일으켰다.

1사 1, 3루에서 안치홍의 병살타성 타구를 삼성 유격수 이학주가 놓치며 드라마가 시작됐다.

롯데는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장두성의 내야 땅볼로 1점을 만회했다. 이어 대타 이병규의 동점타, 딕슨 마차도의 역전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극적으로 승부를 뒤집긴 했지만 9회말 수비에서 포수 마스크를 쓸 선수가 없었다. 포수 엔트리 2명(김준태, 강태율)을 모두 썼기 때문이다.

급박한 상황에서 이대호가 포수 출전을 자청했다. 이대호의 2001년 프로 데뷔 이래 첫 포수 출전이 그렇게 이뤄졌다.

포수가 바닥난 상황에서 야수가 포수로 등장하는 경우는 심심찮게 있지만, 이날은 1점 차의 긴박한 9회말이었다.

끝내기 위기를 맞을 수도 있고, 만약 동점이 돼 연장 12회까지 가게 된다면 4이닝 동안 이대호가 포수를 봐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연장 12회까지 간다고 해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이대호는 안정감을 보여줬다.

롯데 마무리 김원중의 땅으로 꽂히는 포크볼은 물론 크게 밖으로 벗어난 슬라이더도 날렵하게 받아냈다.

전문 포수가 아니라 이날처럼 급조된 포수에겐 보통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미트를 크게 움직이지 않고 무난하게 공을 잡아내기만 해도 된다.

하지만 이대호는 몸쪽 공을 요구할 때는 타자 몸쪽으로 바짝 붙었고, 절묘한 프레이밍 실력까지 보여줬다.

김원중이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에 몰렸을 때 이대호는 미리 엉덩이를 살짝 들어올려 송구 동작을 빈틈없이 갖췄다.

이대호의 빈틈없는 준비 동작과 고교 시절 투수로 활약했던 경험을 의식한 것인지 삼성은 도루 또는 더블 스틸이 아니라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다.

삼성의 보내기 번트로 계속된 1사 2, 3루에서 김원중은 김헌곤을 상대로 초구와 2구를 각각 커브, 포크볼을 던졌다.

'포수' 이대호의 블로킹 능력을 믿고 던졌다. 김헌곤은 3구째 직구에 유격수 파울플라이로 맥없이 물러났다.

대타 강민호에게도 초구는 포크볼이었다. 강민호가 유격수 땅볼로 아웃돼 승리가 확정되자, 이대호는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뜨겁게 환호했다.

롯데는 총체적 난국 속에 현재 10위로 추락한 상태다.

더는 밀릴 곳이 없는 상황에서 팀의 최고참 이대호가 포수 마스크를 직접 쓰는 헌신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롯데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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