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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도, 페트병에도 'K-'…누리꾼 "과유불급" [SNS세상]

송고시간2021-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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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한국 방식, 한국산 등을 뜻하는 'K-' 접두어를 붙인 단어가 최근 곳곳에서 등장하자 거부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칭 X-MAS라 불리는 종교 기념일 크리스마스(Christmas)에 K를 붙여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 누리꾼 사이에서 나왔다.

페트병 재활용을 일본 등 일부 국가보다 늦게 시행하면서도 'K-'를 붙인 건 무리수라거나 국내 대형 반려동물 산업 박람회 케이펫(K-PET)페어와 혼선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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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명환 인턴기자 = "이러다 K-코리아, K-조선도 나오겠어요."

한국 방식, 한국산 등을 뜻하는 'K-' 접두어를 붙인 단어가 최근 곳곳에서 등장하자 거부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여기저기 등장하는 'K-'…억지성 표현 '눈살'

대한민국(Korea)의 로마자 알파벳 첫 글자를 딴 'K-'는 K팝, K드라마, K푸드처럼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사용됐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이 성과를 보이자 'K-방역'이라는 용어가 등장했고, 국내에서 생산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사용되는 최소 잔여형(LDS) 주사기가 'K-주사기'로 불리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위)와 환경부 홍보물에 쓰인 'K-' 접두어
중소벤처기업부(위)와 환경부 홍보물에 쓰인 'K-' 접두어

[각 부처 홍보물·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최근에는 'K-'를 홍보물에 이용하는 부처나 기관이 부쩍 늘어나며 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12월 개최한 소상공인 제품 온라인 판촉 행사명은 '메리 K-MAS'였다. 통칭 X-MAS라 불리는 종교 기념일 크리스마스(Christmas)에 K를 붙여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 누리꾼 사이에서 나왔다.

환경부가 지난해 제작한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홍보 영상에는 'K-PET'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페트병 재활용을 일본 등 일부 국가보다 늦게 시행하면서도 'K-'를 붙인 건 무리수라거나 국내 대형 반려동물 산업 박람회 케이펫(K-PET)페어와 혼선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아이디 't******'는 "하다하다 K-MAS를 민다"며 "Korea에 MAS를 붙이는 게 대체 무슨 뜻이냐"고 말했다.

아이디 '1******'는 환경부가 설치한 현수막에 K-PET라는 표현이 등장한 걸 두고 "누가 보면 페트병이 대한민국에서만 나오는 줄 알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K-MAS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크리스마스 마켓 행사를 알리기 위한 목적의 브랜드명"이라며 "이 같은 논의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홍보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을 통한 재활용으로 해외에서 수입하는 폐페트병을 국내 페트병으로 대체한다는 의미에서 K-PET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K 접두어를 일종의 밈으로 사용한 커뮤니티 게시글
K 접두어를 일종의 밈으로 사용한 커뮤니티 게시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K-' 접두어가 비하적 표현으로 쓰이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군내 자가격리 사병에 대한 부실식단 논란이 일자 누리꾼들은 'K-군대', 'K-징병제'의 현실이라며 조소적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K-'를 활용한 기관 홍보에 대해 'K-공익광고'라고 비꼬기도 했다.

익명 아이디를 사용한 한 누리꾼은 "뭐만 하면 K를 붙이는 게 지겹다"며 "이것이야말로 K-국뽕 아니냐"고 비꼬았다. 국뽕은 국가와 마약류인 필로폰을 합친 신조어로, 자국을 최고로 여기는 자아도취 상태를 의미한다.

◇ 전문가 "억지 홍보는 역효과…자제 필요"

전문가들은 'K-' 접두어 남용이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경쟁적인 'K-' 붙이기 홍보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K가 처음으로 붙었던 K팝은 한류 문화 유행과 함께 전 세계적 사랑을 받았다"며 "이처럼 실체가 있으면서도 대중으로부터 많은 선호를 받은 한국만의 것에 K를 붙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평론가는 "최근 K가 붙는 것들을 보면 대부분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이 스스로 이름 붙인 것"이라며 "우려먹기식 억지 사용으로 보는 이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국을 뜻하는 K가 아무 곳에나 붙는다면 외국인 입장에선 무엇이 한국을 대표하는지 알 수 없을 것"이라며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한국을 대표한다고 평가받은 게 아니라면 함부로 붙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hwanee102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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