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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연구 대가' 풀러 토리의 '조현병의 모든 것' 출간

송고시간2021-05-1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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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연구의 대가인 풀러 토리 미국 국립 군의관 의과대학교 교수가 35년에 걸친 연구 결과를 총망라한 책이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토리 교수가 1983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한 '조현병의 모든 것'(심심 펴냄)은 지금까지 7판을 거듭하며 누적 50만 부가 팔려 '조현병 참고서'로 여겨진다.

조현병 환자에 대한 공포와 낙인이 치료를 지연시키고 증상을 악화해 결국 사회 바깥으로 밀어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저자는 공감을 바탕으로 과학적 지식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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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조현병 연구의 대가인 풀러 토리 미국 국립 군의관 의과대학교 교수가 35년에 걸친 연구 결과를 총망라한 책이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토리 교수가 1983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한 '조현병의 모든 것'(심심 펴냄)은 지금까지 7판을 거듭하며 누적 50만 부가 팔려 '조현병 참고서'로 여겨진다.

책의 원제는 'Surviving Schizophrenia(조현병에서 생존하기)'로 환자 수백 명을 상담한 사례와 뇌 과학, 인지과학, 생물학이 밝힌 조현병에 관한 새로운 지식, 환자와 가족을 위한 정보 등을 체계적으로 담았다.

조현병에 걸린 여동생을 둔 저자는 "조현병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조현병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갖기가 쉬워진다"고 강조한다.

조현병 환자에 대한 공포와 낙인이 치료를 지연시키고 증상을 악화해 결국 사회 바깥으로 밀어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저자는 공감을 바탕으로 과학적 지식을 전달한다.

책은 입원 치료와 좋은 의사 찾는 법, 향정신병약물의 종류와 구체적인 치료 계획, 재활 치료, 조현병의 10대 주요 문제, 환자와 가족이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와 생존 전략 등 조현병 환자와 가족들이 비난과 수치에 따른 재앙에서 살아남을 방법들을 알려준다.

저자가 많이 받은 질문은 '조현병의 초기 증상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라고 한다.

조현병 환자의 4분의 3은 17∼25세 사이에 발병하고 14세 이전이나 30세 이후에 최초 발병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설명한다. 특히 11∼13세 사춘기 시기에는 행동의 표준 자체가 이상해지기 때문에 조현병 초기 증상과 명확히 구분이 어려운 점이 있다고 밝힌다.

저자는 조현병은 "치료가 가능한 병이지만, 완치가 가능한 병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완치란 병의 원인을 영구히 제거하는 것인데, 조현병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저자는 당뇨병이 약물 치료로 완치는 안 되더라도 대체로 통제는 잘 되는 편인 것처럼 조현병 치료도 완치보다는 증상을 통제해 비교적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조현병 발병 후 10년 경과와 30년 경과를 연구한 자료를 인용해 둘 다 완전히 회복되는 비율은 25%에 이른다고 소개한다. 또 비교적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된 비율은 각 25%(10년), 35%(30년)로 노화가 조현병 증상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한다.

책에 소개된 성공적인 회복 사례들을 보면 셰넌 플린은 17세 때 처음 발병했지만, 몇 달에 걸쳐 회복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조지타운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존스홉킨스대에서 상담으로 석사 후 자격증을 받아 조현병 연구부라는 정부 기관에서 상근직으로 일하고 있으며 결혼한 지 15년이 됐다.

또 프레더릭 J. 프리즈는 해병대 장교로 근무하던 25세에 처음 진단을 받아 10차례 입원을 했고 노숙자로 지낸 시기도 있었다. 마침내 약으로 안정화가 된 뒤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오하이오 주립 병원에서 수석 심리학자로 일했으며 조현병을 앓는 일에 관해 2천 회가 넘는 강연을 하고서 7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번역 출간본에는 국내 조현병 환자의 권익에 앞장선 권준수 서울대 정신과학·뇌인지과학과 교수가 감수를 맡아 관련 법률과 의료보험제도, 입원 치료 등 국내 실정에 맞게 일부 내용을 추가했다.

권 교수는 감수의 말에서 "조현병은 100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비교적 흔한 정신질환"이라며 "이런 비율로 계산하면 국내에 약 50만 명 내외의 환자가 있다고 추정할 수 있고, 그 환자의 가족들을 고려하면 200만 명 이상이 조현병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조사한 역학연구에 따르면 실제 환자 수는 이보다 훨씬 적은 수로 나타난다.

권 교수는 "분명 조현병은 많은 사람이 관련된 병이지만, 여전히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 때문에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저자도 미국 성인의 조현병 유병률은 1.1%로 260만 명이 조현병을 앓고 있다고 추정한다.

미국의 조현병 환자 다수는 요양원이나 기숙 요양 가정, 주마다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 유사 기관들에 살고 있다고 한다. 또 하나 규모가 큰 부류는 구치소와 교도소에 수감된 환자들로, 그들을 치료하지 못한 탓에 벌어진 경범죄로 기소된 이가 대다수라고 저자는 말한다.

정지인 옮김. 760쪽. 3만5천 원.

'조현병 연구 대가' 풀러 토리의 '조현병의 모든 것' 출간 - 1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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