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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 터뜨린 아내에 "괜찮아 괜찮아"…노부부들 1년4개월만에 재회(종합)

송고시간2021-06-01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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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1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경희요양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1년여 만에 직접 마주 보게 된 80대 노부부가 병실 침대에 나란히 앉아 두 손을 꼭 잡았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3월부터 가족을 포함해 외부인의 요양병원·요양시설 방문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왔는데 1년 4개월 만에 '접촉 면회'가 가능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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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자 요양병원 접촉면회 허용 첫날…"가족 만나니 좋아요"

경기 안산·광주 요양병원서 노부부들 오랜만에 만나 눈물 '글썽'

요양병원 대면 면회하는 노부부
요양병원 대면 면회하는 노부부

(안산=연합뉴스) 요양병원·시설 입소자나 면회객 중 어느 한쪽이라도 코로나19 예방접종 완료자(2차 접종 후 2주경과)인 경우 대면 면회가 가능해진 1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경희재활요양병원에서 아내 이모씨와 입소자인 남편 김모씨가 대면 면회 하고 있다. 2021.6.1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안산=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니까 좋아요."

1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경희요양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1년여 만에 직접 마주 보게 된 80대 노부부가 병실 침대에 나란히 앉아 두 손을 꼭 잡았다.

이 요양병원에 2년째 입원 중인 이모(87)씨는 "보고 싶어도 못 봤지"라면서 오랜만에 직접 마주한 아내를 보고 반가움에 눈물을 글썽였다.

부인 김모(88)씨는 약 70년을 함께 한 남편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등을 토닥이면서 "임이 보고 싶으면 사진을 보고요, 말하고 싶으면 전화를 쥐소"라며 노래로 화답했다.

이날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해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대면 면회가 허용된 첫날이다.

요양병원·요양시설의 환자나 면회객 중 한쪽이라도 접종을 완료했다면 대면 면회가 가능하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3월부터 가족을 포함해 외부인의 요양병원·요양시설 방문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왔는데 1년 4개월 만에 '접촉 면회'가 가능해진 셈이다.

다만 입소자 및 종사자의 1차 접종률이 75% 미만인 시설에서는 면회인이 사전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음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요양병원 대면 면회 가능…꼭 잡은 두 손
요양병원 대면 면회 가능…꼭 잡은 두 손

(안산=연합뉴스) 요양병원·시설 입소자나 면회객 중 어느 한쪽이라도 코로나19 예방접종 완료자(2차 접종 후 2주경과)인 경우 대면 면회가 가능해진 1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경희재활요양병원에서 아내 이 모 씨와 입소자인 남편 김 모 씨가 대면 면회에서 두 손을 맞잡고 있다. 2021.6.1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백신접종자, 요양병원 대면 면회 가능
백신접종자, 요양병원 대면 면회 가능

(안산=연합뉴스) 요양병원·시설 입소자나 면회객 중 어느 한쪽이라도 코로나19 예방접종 완료자(2차 접종 후 2주경과)인 경우 대면 면회가 가능해진 1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경희재활요양병원에서 아내 이모씨가 입소자인 남편 김모씨를 만나기 위해 병원 관계자에게 예방접종확인서를 보여주고 있다. 2021.6.1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남편 이 할아버지는 지난달 24일 아스트라제네카(AZ) 2차 접종을 받아서 아직 2주가 지나지 않았으나 면회객인 부인 김 할머니가 이보다 훨씬 앞서 4월 30일 화이자 접종을 받아 대면 면회가 가능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발열 체크와 손 소독, 예방접종증명서 확인을 마친 할머니가 4층 병실에 들어서자 침대에 앉아있던 할아버지는 반가움에 연신 손을 흔들었다.

분홍색 고운 옷차림의 할머니는 남편의 손을 꼭 잡고 "밥도 잘 먹고 화장실도 잘 가고, 물도 많이 먹고 그래야 한다"며 "낮에는 절대 누워서 자지 말고 돌아다니고 운동하고. 자면 병이 생기는 거야"라며 당부를 거듭했다.

평소 말수가 적다는 할아버지가 "잘 있었냐"고 인사를 건네자 할머니는 "영감 보고 싶어서 죽겄어. 궁금하고. 추석에 얼굴만 봤지"라고 답했다.

할머니는 얼굴을 마주 봐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호박은 늙으면 맛있지만, 사람은 늙으면 보기 싫은 거예요"라며 쑥스러워했다.

노부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인해 다시 만날 수 있었다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접종을 권했다.

이씨는 "1년이 지나도록 못 봤는데 아들도 보고 싶고 손주도 보고 싶다"며 "주사를 맞아야 가족도 볼 수 있고, 여러 사람도 볼 수 있고, 그 전과 같이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7남매이고 손주가 13명이야. 자식은 여럿이라도 다 보고 싶어.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어"라며 "처음엔 몸살 난 것처럼 밥도 먹기 싫고 그랬지만 하루 지나니 괜찮다"고 전했다.

이어 "나 어렸을 때는 호열자(콜레라)가 와서 싹 죽었어. 그때는 이런 약이 없응께 그랬지만, 지금은 약이 있어서 다 살어"라고 덧붙였다.

오늘부터 요양병원 대면 면회 가능
오늘부터 요양병원 대면 면회 가능

(경기 광주=연합뉴스) 요양병원·요양시설에 환자와 면회객 중 어느 한쪽이라도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대면 면회가 가능해진 1일 오전 경기 광주시 선한빛요양병원에서 남편 김창일 씨가 부인 구 모 씨와 대면 면회를 하고 있다.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는 오늘부터 환자와 면회객 중 어느 한쪽이라도 접종을 완료하면 대면 면회가 허용된다. 다만 입소자 및 종사자의 1차 접종률이 75% 미만인 시설에서는 면회인이 사전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음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2021.6.1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경기 광주시의 선한빛요양병원에서도 1년여만에 노부부가 두 손을 마주 잡을 수 있었다.

김창일(83)씨는 이날 오전 9시 15분께 입원 환자인 아내 구모(77)씨와 1년여 만에 다시 만났다.

구씨는 남편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렸고 김씨는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괜찮아, 괜찮아"하며 아내를 다독였다.

김씨는 "지난 주말(5.22)에 비접촉 면회를 했는데 아내 목소리가 전화로 잘 들리지 않아 걱정이 많이 돼 밤에 잠을 못 잤다"며 "지난해 2월 이후 직접 만나게 돼 너무 좋고 반갑다. 앞으로는 가족과 더 자주 오겠다"고 밝혔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8sq9GqGgZSI

김씨는 지난달 12일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뒤 2주가 지나 대면 면회를 할 수 있었다.

두 면회는 모두 30분 이내로 진행됐다.

앞으로 접종자가 더 늘어나면서 이 노부부처럼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직접 가족을 만나는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준영 경희요양병원 행정본부장은 "우리 병원 같은 경우 지난달 24∼25일 2차 접종을 진행해 이달 8∼9일이면 환자들이 대면 면회를 할 수 있게 된다"면서 "앞으로 대면 면회가 더 확대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오신 어르신은 내일이나 모레 다시 오셔서 오늘 못 다한 이야기를 하신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기주 선한빛요양병원장은 "오랫동안 대면 면회가 진행되지 않아 환자분들이 많이 우울해하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분도 늘었는데 이제 대면 면회가 가능해져 환자분들의 건강이 많이 좋아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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