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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줄었지만"…이웃에 '따뜻한 한 끼' 베푸는 착한 가게들

송고시간2021-06-0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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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매출 감소를 겪은 상황에서도 어려운 주변 이웃을 위해 따뜻한 한 끼를 대접하는 가게들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6일 인천시 연수구 등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에서 일본식 라면집을 운영 중인 김기봉(44)씨는 매월 취약계층 가정 5곳을 대상으로 4차례의 무료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김씨는 "가게를 찾아오는 분 모두를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도움이 필요한 더 많은 가정을 위해 맛있는 한 끼를 대접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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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일본식 라면집 대표 김기봉씨와 두부 요리점 대표 양동섭씨

남동구 두부요리점서 진행된 식사 봉사
남동구 두부요리점서 진행된 식사 봉사

[인천시 남동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매출 감소를 겪은 상황에서도 어려운 주변 이웃을 위해 따뜻한 한 끼를 대접하는 가게들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6일 인천시 연수구 등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에서 일본식 라면집을 운영 중인 김기봉(44)씨는 매월 취약계층 가정 5곳을 대상으로 4차례의 무료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김씨는 가게에서 판매 중인 8천∼1만5천원짜리 메뉴를 이들 가족이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그는 자신의 모교인 유한공고 설립자이자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것으로 알려진 유일한 박사의 영향을 받아 평소 기부에 뜻이 있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논의를 거쳐 지난달 취약가구의 외식을 지원하는 내용의 업무 협약을 맺었다.

김씨는 "가게를 찾아오는 분 모두를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도움이 필요한 더 많은 가정을 위해 맛있는 한 끼를 대접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씨는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로 촉발된 한일 갈등 속에서 일식을 취급한다는 이유로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고 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가맹점 14곳 중 11곳이 문을 닫았고 함께 운영 중이던 제면 공장 사업에도 차질을 빚었다.

김씨는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4억∼5억원가량 적자를 본 것 같다"며 "최근에 상황이 조금 나아졌지만, 손실을 메꾸려면 아직 멀었다"고 했다.

이어 "그렇다고 내가 먹을 만큼 먹고 쓸 만큼 쓰고 나면 기부할 돈은 없다"면서 "조금이라도 주변 이웃을 도울 수 있을 때 망설이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일본식 라면집 대표 김기봉씨(가운데)
일본식 라면집 대표 김기봉씨(가운데)

[인천시 연수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남동구 간석동에서 두부요리점을 운영 중인 양동섭(56)씨는 7년째 매달 첫째 주 수요일마다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양씨는 "어르신들이 순두부나 청국장 한 그릇을 말끔히 비워내고 웃는 모습을 보면 정말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매장 내 식사 대신 과일과 빵, 우유, 라면 등으로 구성된 식사 꾸러미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100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찾아주고 있지만, 직접 음식을 해드리지 못해 개인적으론 아쉽다"고 했다.

양씨는 오래전부터 가게 간판을 '3만시'로 바꿀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과거에 운영하던 공장이 경영난으로 부도가 난 뒤 단돈 3만원만 가지고 시작한 가게라는 뜻이다.

그는 가난했던 시절 지인들의 십시일반 지원을 받아 가게를 세웠다며 대가 없는 도움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양씨는 "가게를 내고 지금까지 운영하면서 '내 것'으로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30% 이상 줄었지만, 매출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기 때문에 봉사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수년간 선행을 베푸는 사이 가게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자발적으로 나와 식사 봉사를 돕게 됐다. 2년 전부터는 인근 중화요리집 업주도 긍정적인 취지에 공감해 노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양씨와 김씨는 "다른 가게들의 동참을 이끌어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이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 좋겠다"며 "작지만 선한 영향력이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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