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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백신 접종하면 '자석 인간' 될 수 있다고?

송고시간2021-06-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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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부모님이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몸에 쇠붙이를 끌어당기는 '자성(磁性)'이 생겼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화이자, 모더나 백신 접종자에게 무작위로 시험해보니 15명 중 6명 즉 40%에게서 자석이 붙는 결과가 나왔다", "팔 안에 어떤 성분이 잔존하면 자석이 붙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게시물에는 "나도 백신 맞고 자석 인간이 되고 싶다", "백신이랑 자석이 무슨 상관인지 이해가 안 된다"와 같이 황당무계하다는 반응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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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접종 뒤 팔에 자석 붙는다" 게시물 온라인서 확산

식약처·전문가 "코로나 백신에 자성 성분·금속 없다"…질병청 "신고된 사례 전무"

'자석 챌린지' 가짜뉴스는 외국서 시작…英영상 게시자 "자석에 침 발라 장난"

코로나19 백신 접종 (CG)
코로나19 백신 접종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오전에 백신 접종하신 부모님에게 자석으로 시험해 봤는데 두 분 다 붙으셨어요. 동전도, 머리핀도, 바늘도 다 붙었습니다…"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공유되고 있는 글의 일부다. 부모님이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몸에 쇠붙이를 끌어당기는 '자성(磁性)'이 생겼다는 주장이다.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이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널리 확산하고 있다.

이들은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화이자, 모더나 백신 접종자에게 무작위로 시험해보니 15명 중 6명 즉 40%에게서 자석이 붙는 결과가 나왔다", "팔 안에 어떤 성분이 잔존하면 자석이 붙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팔에 자석을 붙여 보이는 영상이나 이를 사진으로 편집한 이미지를 근거로 제시한다.

'자석 인간?'
'자석 인간?'

'백신 접종 뒤 팔에 자석이 붙는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공유하는 온라인 게시물

이러한 게시물에는 "나도 백신 맞고 자석 인간이 되고 싶다", "백신이랑 자석이 무슨 상관인지 이해가 안 된다"와 같이 황당무계하다는 반응이 많다.

그러나 "무슨 성분이 있길래 저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냐", "백신은 어쨌든 안 맞는 게 정답인 것 같다"는 등, 주장에 동조하며 백신 접종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에 연합뉴스는 코로나19 백신 성분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전문가 견해를 토대로 '백신 자석 인간' 주장의 타당성을 검증했다.

◇AZ·화이자·모더나·얀센 코로나 백신에 자성 성분 '0'…"자석 인간 불가능"

결론부터 말하면 코로나19 백신 성분을 따져본 결과 백신을 접종으로 인해 몸에 자성이 생길 가능성은 없다.

국내에서 승인된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에는 자성을 지닌 성분이 전혀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성분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성분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 의약품안전나라]

코로나19 백신의 상세 성분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통합정보시스템인 '의약품안전나라'에 모두 공개돼 있다.

이를 확인한 결과 코로나19 백신은 크게 백신 효력이 나타날 수 있게 하는 유효성분(주성분)과 첨가제로 이뤄져 있다.

AZ와 얀센 백신의 유효성분은 '재조합 코로나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 발현 아데노바이러스 벡터'이고, 화이자와 모더나는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스파이크 단백질 발현 메신저 리보핵산'인데, 이는 모두 탄소 유기물로 만들어진 유전물질이다.

첨가제는 백신의 보존·유통 등을 위해 포함되는 물질인데 기본적으로 주사제의 용제로 쓰이는 주사용수에 백신에 따라 염화나트륨, 염화마그네슘수화물, 인산수소나트륨이수화물, 아세트산나트륨삼수화물 등의 전해질 성분이 포함된다.

플라스틱이나 섬유, 목재 등을 구성하는 탄소 유기물이나 전해질 성분에는 자성이 전혀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에는 자성을 나타내는 물질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의 요청으로 코로나19 백신 성분을 검토한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도 "코로나19 백신에 자성을 나타낼 수 있는 화학성분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백신이 접종 부위에 남아있을 가능성도 없다"며 "온라인 사진이나 영상은 자석이 피부에 달라붙은 것인데 대부분 땀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서도 '자석 챌린지' 가짜뉴스 봇물…영상 게시자 "장난으로 침 발라 붙여"

'자석 챌린지(magnet challenge)?'
'자석 챌린지(magnet challenge)?'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팔에 자석이 붙는다고 주장하는 동영상
[출처: 유튜브]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몸에 자석이 붙는다'와 같은 주장은 사실 외국에서 먼저 시작된 허위 정보다.

특히, 백신 접종자라고 주장하는 이가 팔에 자석 따위를 붙여 보이는 영상이 '자석 챌린지(magnet challenge)'와 같은 해시태그와 함께 온라인에서 널리 공유됐다.

이에 외국의 전문가 집단과 AP·로이터통신, 영국 BBC, 미국 NBC 방송 등 여러 외신이 이러한 영상 등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팩트체크한 바 있다.

의사, 과학자, 의학 전문 저널리스트 등이 코로나19 관련 팩트 체킹을 지원하는 온라인 사이트 '헬스 데스크(Health Desk)'도 '자석 인간' 주장을 가짜뉴스로 판정한 곳 중 하나다.

헬스 데스크는 지난달 11일 "오직 특정 금속만이 자성 작용을 끌어낼 수 있는데, 백신은 이러한 금속을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다"면서 "즉, 백신 접종으로 자석과 같은 반응을 일으킬 수 없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자석을 끌어당기려면 현재 접종되는 백신의 적은 분량보다 훨씬 더 많은 금속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지난 3월 17일 "일부 중국 코로나19 백신과 다른 질병에 대한 백신중에는 면역력 증강을 위해 소량의 알루미늄이 포함되기도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알루미늄의 양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며, 안전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알루미늄은 비(非)자성체로, 그 자체만으로는 자석에 붙지 않는다.

강자석을 연구하는 물리학자 에릭 팜도 지난달 22일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백신 주삿바늘은 밀리미터의 몇분의 1 수준으로 사이즈가 아주 작다"며 "극단적으로 자석 입자가 주입된다 해도 사이즈가 워낙 작아서 자석이 피부에 달라붙게 하는 힘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표면 기름이나 장력 때문에 동전이 피부에 쉽게 붙을 수 있고, 일부는 속임수를 사용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방송은 팔에 자석이 붙는 모습을 촬영해 SNS에 올린 여성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제로 영상에 속임수가 사용됐음을 밝히기도 했다.

에밀리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자석에 침을 묻힌 것"이라면서 "100% 장난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가 한 일 때문에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영상을) 지워버렸다"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 뒤 자석 인간이 되었다'는 경험담은 온라인에만 존재하는 괴담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4일 연합뉴스에 "현재까지 백신 접종 뒤 몸에 자성이 생겼다고 이상 반응을 보고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팩트체크팀은 팩트체크 소재에 대한 독자들의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이메일(gogogo@yna.co.kr)로 제안해 주시면 됩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2B6iq2lmOfI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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