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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기도 20대 구조하고 보니 '술 냄새'…음주측정 거부로 재판

송고시간2021-06-0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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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오토바이를 타고 간 교량 위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20대가 경찰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으나 술 냄새가 나는 바람에 음주 측정 거부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항소심 끝에 선처를 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부(김청미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 거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A(27)씨가 "형량이 무거워 부당하다"며 낸 항소를 받아들여 벌금형(5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고 오토바이를 운전해 교량으로 이동한 뒤 그곳에서 술을 마셨다"며 "음주운전을 한 것이 아니어서 억울한 마음에 음주측정을 거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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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정당한 사유 아냐" 징역형…2심 "심리상태 참작" 선고유예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오토바이를 타고 간 교량 위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20대가 경찰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으나 술 냄새가 나는 바람에 음주 측정 거부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항소심 끝에 선처를 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부(김청미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 거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A(27)씨가 "형량이 무거워 부당하다"며 낸 항소를 받아들여 벌금형(5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5일 밝혔다.

2019년 12월 8일 오전 3시 10분께 오토바이를 몰고서 춘천시의 한 다리 위에 도착한 A씨는 위태롭게 난간에 서 있었다.

'다리 위에 서 있는 사람이 극단적 선택을 하려 한다'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발견해 파출소로 무사히 데리고 갔다.

이 과정에서 A씨의 옆에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었고, 술 냄새와 함께 얼굴에 홍조가 나타난 것을 알게 된 경찰은 A씨가 술에 취해 오토바이를 운전한 것으로 보고 음주측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A씨는 3차례에 걸쳐 음주측정을 거부했고, 이 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고 오토바이를 운전해 교량으로 이동한 뒤 그곳에서 술을 마셨다"며 "음주운전을 한 것이 아니어서 억울한 마음에 음주측정을 거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춘천지방법원
춘천지방법원

[연합뉴스TV 제공]

이에 1심은 "경찰관의 음주측정 요구 당시 음주운전을 의심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며 "피고인의 주장은 음주측정 요구 불응에 대한 정당한 사유라고 할 수 없고 죄질도 나쁘다"고 징역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A씨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었고, 경찰관의 음주측정은 적법하다고 보고 A씨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피고인의 주장대로 운전 후 술을 마셨을 가능성도 있고,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할 정도의 정신적 고통 등 심리상태에 참작할 사유가 있다"며 "1심의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인정된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형으로 낮춘 형의 선고도 유예하는 선처를 했다.

『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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