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올림픽 유치 외교' 전상진 전 한국외교협회 회장 별세
송고시간2021-06-09 18:00
(서울=연합뉴스) 88서울올림픽 유치 신청부터 대회후 청산 절차까지 전과정에 관여한 전상진(全祥振) 전 한국외교협회 회장이 9일 오전 9시58분께 분당차병원에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3세.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나 양구에서 자란 고인은 연세대 정외과 재학 중인 1950년 제1회 고등고시 외교과(후일의 외무고시)에 합격, 1950년 11월부터 외교관으로 일하며 외무차관보, 미국 공사, 카메룬·페루·말레이시아·유엔 대사(1979년)를 지냈다. 외교관 인생의 마무리는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 며느리 조아영씨는 "전두환 대통령 당시에 '10년 이상 대사급으로 일한 사람들은 그만두라'고 해서 1981년에 지인이 있던 대한체육회 부회장으로 옮겼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고인은 대한체육회에서 박정희 대통령 당시 올림픽 유치를 신청하려고 준비한 문서를 발견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이후 유치 신청 작업에 매달렸다.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아시아경기연맹 총회에 제10회 아시아 경기대회 서울유치단 대표로 활동했다. 곧이어 서울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가 창설될 때부터 해산할 때까지 사무차장으로서 국제 관계 업무를 맡았고, 대회가 끝난 후엔 조직위의 청산단장으로서 마무리 작업까지 관여했다.
1992∼1996년 한국외교협회장과 고문으로 일했고, 1995년부터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로 일했다. 서울올림픽의 후속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평화상 업무를 중단한 것은 91세 때인 2019년이었다. '세계는 서울로' '서울올림픽 성공 스토리' 등 저서를 남겼다. 저서 집필을 도왔다는 며느리 조씨는 "개인적으로 운동을 별로 안 하시는 분인데 늘 '제2의 인생은 체육인으로 살았다'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회고했다.
부인 김인원씨와 사이에 아들 전승재(전 LS니꼬동제련 부사장)·전광재씨와 딸 전선재·전진재씨를 뒀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11일 오전 9시. 장지는 신세계공원. ☎ 02-30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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