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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베네트 총리 연정 출범…네타냐후 12년 집권 마감(종합2보)

송고시간2021-06-14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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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트 "이란 핵보유 용납 못해…미국 핵 합의 복원은 실수"

네타냐후 "위험한 정부 뒤집고 곧 돌아올 것" 재기 다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하마스 "네타냐후 정부와 다를것 없어"

의회에서 연설하는 베네트 신임 총리 당선자
의회에서 연설하는 베네트 신임 총리 당선자

[epa=연합뉴스]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71)의 장기 집권이 야권 정당들의 협공에 12년여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13일(현지시간) 특별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야권 정당들이 참여하는 새 연립정부를 승인했다.

이날 신임투표에서 120명의 의원 가운데 60명이 연정을 지지했고, 59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이스라엘 베네트 총리 연정 출범…네타냐후 12년 집권 마감(종합2보) - 2

연정에 동참한 아랍계 정당 라암에서 1명의 의원이 지지를 철회했지만, 반대표를 던지지 않고 기권해 새 연정 승인이 가능했다.

이로써 중도 성향의 예시 아티드를 중심으로 좌파와 우파, 아랍계 등 8개 야권 정당이 동참하는 '무지개 연정'이 공식 출범하게 됐다.

네타냐후의 장기 집권을 끝낸 새연정의 두 주역. 나프탈리 베네트(오른쪽)와 야이르 라피드(왼쪽) [AFP=연합뉴스]

네타냐후의 장기 집권을 끝낸 새연정의 두 주역. 나프탈리 베네트(오른쪽)와 야이르 라피드(왼쪽) [AFP=연합뉴스]

차기 정부 임기 전반기인 2023년 8월까지 총리는 극우 정당인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49) 대표가 맡는다.

'연정 설계자'인 예시 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58) 대표는 외무장관직을 맡고, 2년 후 총리직을 승계한다.

베네트는 신임투표에 앞서 한 연설에서 "중대한 시기에 책임을 맡았다. 책임 있는 리더들이 분열을 멈출 때"라며 자신이 우파와 아랍계를 잇는 가교 구실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란에 대해 강경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베네트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임계점에 다가서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미국을 겨냥해서는 "이란과의 핵 합의 복원은 실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 연정 구성과 함께 1996년부터 1999년까지 3년의 첫 번째 임기에 이어 2009년 3월 31일 이후 지금까지 12년 2개월여간 집권한 네타냐후는 야당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다.

네타냐후는 새 연정이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지 못할 것이며, 때론 우방인 미국과 국제사회의 압박을 이겨낼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하는 임무를 계속할 것"이라며 "야당이 되는 것이 숙명이라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이 위험한 정부를 뒤집고 나라를 우리의 길로 이끌 때까지 그렇게 할 것이다. 곧 돌아올 것"이라며 재기를 다짐했다.

굳은 표정으로 인사하는 베네트 신임총리(가운데 오른쪽)과 네타냐후(왼쪽)
굳은 표정으로 인사하는 베네트 신임총리(가운데 오른쪽)과 네타냐후(왼쪽)

[AFP=연합뉴스]

그러나 그는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보호막 없이 처벌을 받을 수 있는데다, 당 내부에서조차 도전을 받는 상황이다.

새 연정에는 원내 제2정당인 예시 아티드(17석)를 중심으로 중도 성향의 청백당(8석), 우파 성향의 '뉴 호프'(6석), 중도 우파 성향의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 극우성향 야미나(7석), 좌파 성향의 노동당(7석), 사회민주주의 계열의 메레츠(6석), 아랍계 정당 라암(4석)이 동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네트 총리 정부의 출범을 축하하면서 미국이 이스라엘 안보에 계속 관여할 것이며 새 정부와 함께 일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하마스는 베네트 총리 정부가 네타냐후 정부와 별 차이가 없다고 혹평했다.

정권교체 축하하는 새 연정 지지자들
정권교체 축하하는 새 연정 지지자들

[로이터=연합뉴스]

네타냐후의 집권에 불만이 컸던 일부 시민은 새 연정 출범 소식이 전해진 뒤 거리로 나와 정권교체를 축하했다.

이스라엘은 극심한 정치적 분열 속에 지난 2년간 무려 4차례나 총선을 치렀다.

2019년 4월과 9월 총선 후에는 정당 간 이견으로 연립정부 구성이 무산됐다.

지난해 3월 총선 후에는 네타냐후의 리쿠드당과 간츠 국방부 장관이 주도하는 청백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 타개를 명분으로 연정을 구성했다.

그러나 두 연정 파트너는 사사건건 갈등했고, 결국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갈등 속에 연정은 출범 7개월 만에 파국을 맞았다.

반네타냐후 블록의 '무지개 연정' 출범으로 5번째 조기 총선은 피했지만, 정국 파행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연정에 참여한 정당들의 이념적 지향점이 워낙 다양하다는 점도 정국 안정을 방해할 수 있는 요인이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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