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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때] 압구정로데오역 아트 투어

송고시간2021-07-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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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청담동 패션 브랜드 거리와도 이어지기 때문에 고급 쇼핑만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 역 부근에는 국제적 미술가의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명소들이 많다.

쾨닉과 패션 브랜드 MCM은 독일에서부터 아트 상품을 제작하는 협업을 이어오며 인연을 맺었고, 이번에 압구정로데오역 3번 출구에 자리 잡은 패션 브랜드 MCM 건물 5, 6층에 쾨닉 서울 갤러리가 입점하며 새로운 컬래버레이션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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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기업의 만남…국제적 미술품 전시 명소 즐비

(서울=연합뉴스) 압구정로데오역은 갤러리아백화점과 연결된 지하철역이다.

청담동 패션 브랜드 거리와도 이어지기 때문에 고급 쇼핑만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 역 부근에는 국제적 미술가의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명소들이 많다.

새로 생긴 쾨닉 서울 갤러리를 비롯해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 아뜰리에 에르메스, 현대모터스튜디오, 송은아트스페이스, L.933 등의 미술 공간은 기업과 연관되어 있지만, 전시는 철저히 예술성에 근거한다.

대부분 카페를 갖추고 있으며, 입장료도 없다.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 수원 화성과 부산 동래 학춤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형태의 건축물이다. [에스파스 루이비통 제공]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 수원 화성과 부산 동래 학춤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형태의 건축물이다. [에스파스 루이비통 제공]

◇ 쾨닉 서울 갤러리

지난 4월 쾨닉 서울(KONIG SEOUL) 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쾨닉 갤러리는 2002년 독일 베를린에서 요한 쾨닉(Johann Konig) 대표가 개관해 40여명의 전속 작가를 거느리고 있는 영향력 있는 곳이다.

아트 페어를 통해 한국에서 작품 판매가 이어지자 아예 갤러리를 개관한 것이다.

쾨닉과 패션 브랜드 MCM은 독일에서부터 아트 상품을 제작하는 협업을 이어오며 인연을 맺었고, 이번에 압구정로데오역 3번 출구에 자리 잡은 패션 브랜드 MCM 건물 5, 6층에 쾨닉 서울 갤러리가 입점하며 새로운 컬래버레이션을 예고했다.

지난 4월 문을 연 쾨닉 서울 갤러리에서는 덴마크 미술가 예페 하인의 한국 첫 개인전 '유 메이크 미 샤인' 전시를 만날 수 있다. [쾨닉 서울 제공]

지난 4월 문을 연 쾨닉 서울 갤러리에서는 덴마크 미술가 예페 하인의 한국 첫 개인전 '유 메이크 미 샤인' 전시를 만날 수 있다. [쾨닉 서울 제공]

쾨닉 서울 갤러리는 이태원 P21 갤러리의 최수연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최 대표는 쾨닉 갤러리가 융·복합적이고 개념적 예술에 집중하는 여성 미술가가 많다고 설명했다.

"오는 7월 18일까지는 덴마크 미술가 예페 하인(Jeppe Hein)의 한국 첫 개인전 '유 메이크 미 샤인'(You Make Me Shine)이 열립니다. 개인적 어려움을 겪은 작가가 요가와 명상을 통해 고통을 이겨왔는데, 이러한 심신 수련은 자연스럽게 작품 속에 반영되었습니다."

예페 하인은 네온 박스의 문구를 통해 직접적으로 관람객의 치유를 돕거나 일상 사물을 이용한 조각 작품을 통해 명상을 유도한다.

청담동 전망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옥상 정원에는 5층 기획 전시와는 별도로 조각 전시가 이어진다고 하니, 잊지 말고 꼭 올라가 보자.

지하에는 MCM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카페가 있어 한가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쾨닉 서울 옥상에서는 멋진 전망과 함께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쾨닉 서울 제공]

쾨닉 서울 옥상에서는 멋진 전망과 함께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쾨닉 서울 제공]

◇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

청담 사거리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Espace Louis Vuitton Seoul)을 만날 수 있다.

2019년 10월 문을 연 이곳은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 건축물로 화제를 모았다.

수원 화성과 부산 동래 학춤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한 건축물은 사각형 건물만 가득한 청담동에 활기를 불러일으켰다.

1∼3층은 루이비통의 의류와 소품을 구입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이며, 4층에는 전시장이 있다.

청담동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 [에스파스 루이비통 제공]

청담동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 [에스파스 루이비통 제공]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전시가 개관전으로 열렸으며, 올해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술 작품으로 유명한 미술가 중 한 명인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의 전시 '4900가지 색채'가 7월 18일까지 열린다.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의 소장품을 국제적으로 소개하며, 대중에게 현대미술의 아름다움을 알리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기획 전시다.

리히터는 1932년생으로 독일 쾰른에서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초기부터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으로 미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진에서부터 비롯한 초상화, 풍경화 연작은 그의 대표작이다.

이번 전시는 '4900가지 색채'의 아홉 번째 버전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는 독일 미술가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4900가지 색채' 전시가 열리고 있다. [에스파스 루이비통 제공]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는 독일 미술가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4900가지 색채' 전시가 열리고 있다. [에스파스 루이비통 제공]

이 시리즈는 1966년 산업용 페인트 색상표를 재현했던 작품에서 시작됐다.

2007년에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훼손된 쾰른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디자인을 맡게 됐는데, 이를 자신의 산업용 페인트 색상표 연작과 연계했다.

72가지의 색채를 담은 1만1천500장의 유리 조각은 특별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구성했으며, '4900가지 색채' 연작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4900가지 색채' 시리즈는 정사각형 컬러 패널 196개를 작은 격자판으로 조합하는 형식인데, 총 11가지 버전이다.

사진 촬영 하기에 좋은 곳이며, 도슨트가 종일 상주하고 있어서 작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들 수 있다.

◇ 아뜰리에 에르메스

이번엔 도산공원 쪽으로 걸음을 옮겨보자. 나무가 울창한 도산공원은 한여름에도 산책하기 좋다.

도산공원 인근에도 미술 명소들이 많은데, 유명 패션 브랜드 에르메스가 운영하는 아뜰리에 에르메스(Atelier Hermes)가 이곳에 있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외관 [아뜰리에 에르메스 제공]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외관 [아뜰리에 에르메스 제공]

2006년 문을 연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Maison Hermes Dosan Park) 1∼3층에서는 에르메스의 의상과 소품을 만날 수 있고, 지하로 가면 카페 마당(Cafe Madang)과 아뜰리에 에르메스가 있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는 에르메스 가문의 5대손 장 루이 뒤마의 부인이었던 르나 뒤마가 설계했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유리 육면체 건축물은 이국적이지만, 실내의 중정과 계단은 한옥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현대 미술의 메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부터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을 주관하며 우리나라 젊은 작가들의 작품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지하에는 카페 마당과 아뜰리에 에르메스가 있다. [아뜰리에 에르메스 제공]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지하에는 카페 마당과 아뜰리에 에르메스가 있다. [아뜰리에 에르메스 제공]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는 올해 두 번째 전시로 7월 23일부터 10월 3일까지 1990년생 젊은 미술가 현남의 개인전을 갖는다.

현남은 동양 산수화와 수석, 분재의 형식으로 아름다운 자연을 축소하는 축경(縮景)을 주제로 삼았다.

기존에 알려진 축경과는 다르게, 저렴한 건축 자재인 폴리스타이렌을 불태워 정크 스페이스를 만들고 폐허의 풍경을 창조했다.

에르메스의 신제품을 아이 쇼핑한 후 도슨트의 설명과 함께 전시를 감상해보자.

카페 마당에서는 에르메스 식기에 담긴 우아한 식사와 커피 타임이 가능하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지하에는 카페 마당과 아뜰리에 에르메스가 있다. [아뜰리에 에르메스 제공]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지하에는 카페 마당과 아뜰리에 에르메스가 있다. [아뜰리에 에르메스 제공]

3층에는 미술가 양혜규의 작품 '솔르윗 업사이드 다운'(Sol Le Witt Upside Down)이 설치돼 있으며, 1층 쇼윈도에서는 1년에 네 번 미술가가 만든 디스플레이를 감상할 수 있다.

에르메스는 전 세계 모든 매장의 쇼윈도 디스플레이를 미술가에게 맡긴다.

우리나라 작가로는 권오상, 김동희, 박천욱, 길종상가 등이 참여하고 있다.

◇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

마지막으로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HYUNDAI MOTOR STUDIO SEOUL)을 소개한다.

도산사거리에 자동차들이 유리 창문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이곳에 대해 모르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2014년 개관한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은 새로운 자동차 문화 경험을 제안하는 940평 규모의 공간이다.

도산사거리에서 마주하는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의 외관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 제공]

도산사거리에서 마주하는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의 외관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 제공]

현대자동차 역시 우리나라 국립현대미술관, 미국 LACMA,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과 10년간 협업하는 등 예술 지원에 열심이다.

현대자동차가 각국에서 펼치는 현대미술 지원은 현대자동차를 각인시키기 위한 홍보이자 기부 활동으로 이해되고 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 1, 2층에는 기획 전시가 열리는데, 올해는 현대자동차와 뉴뮤지엄 라이좀(New Museum Rhizome)의 협업 전시 '월드 온 어 와이어'(World on a Wire)를 감상할 수 있다.

뉴뮤지엄은 1977년 미국 뉴욕에서 개관한 현대미술관인데, 최근에는 디지털 기반의 예술 문화에 집중하고 있다.

첨단 기술에 바탕을 둔 현대자동차로서는 뉴뮤지엄과의 협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번 전시는 가상 시뮬레이션의 예술적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베이징에서 1차 전시를 했으며,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과 모스크바에서 전시가 이어진다.

테오 트라이언터파일리디스는 작품 '스튜디오 비짓'을 통해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을 가상 스튜디오로 변모시켰다.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 제공]

테오 트라이언터파일리디스는 작품 '스튜디오 비짓'을 통해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을 가상 스튜디오로 변모시켰다.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 제공]

전시 제목 '월드 온 어 와이어'는 1973년 독일 감독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영화 제목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것이다.

영화 속 주인공이 자신이 처한 현실이 가상으로 이뤄진 것일 것 모른다는 의문을 품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중국, 러시아 등 각국의 미술가들이 이곳을 혼합 현실(Hybrid-Reality)의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총 6점의 작품이 펼쳐지는데, 1층 테이버 로박의 비디오 작품 '버터플라이 룸: 스페셜 에디션'과 테오 트라이언터파일리디스의 '스튜디오 비짓'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로박의 작품은 100개의 가공 생명체들이 거대한 디지털 화면에서 디지털 아쿠아리움을 만들고 있다.

트라이언터파일리디스의 작품은 관람객이 스크린을 직접 옮기며 작가의 분신이 된 오르크(Ork) 캐릭터의 창작 행위를 감상할 수 있다.

오주영 작가의 '버스마크'. 인공지능이 전시 콘텐츠를 감상하고 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 제공]

오주영 작가의 '버스마크'. 인공지능이 전시 콘텐츠를 감상하고 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 제공]

21세기의 기업은 예술 협업과 무관할 수 없다.

이번 주말에는 예술 활동을 지원하면서 이를 경영에도 접목하고 있는 국내외 기업이 운영하는 미술 공간으로 예술 산책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이소영 프리랜서 기자)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1년 7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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