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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여기자 "18년 전 메이저리거가 인터뷰 중 성폭행" 폭로

송고시간2021-06-2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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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전직 미국 여기자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의 성폭행과 구단 내부의 저급한 남성중심적 문화를 폭로했다.

미국 텍사스 지역 일간지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에서 야구를 취재한 전직 기자 캣 오브라이언은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22세이던 18년 전 한 메이저리거가 인터뷰 중에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포터 단장은 시카고 컵스에서 스카우트 디렉터로 일하던 2016년 외국인 여기자에게 외설적인 사진을 보내는 등 성추행을 한 사실이 적발돼 올해 1월 해고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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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에 고발…"처벌 아닌 조직적 변화 원해" 신원 안밝혀

"여성에 노골적 성희롱"…리그 '저질 마초성' 고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추태를 폭로한 전직 메이저리그 야구기자 캣 오브라이언[오브라이언 트위터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추태를 폭로한 전직 메이저리그 야구기자 캣 오브라이언[오브라이언 트위터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전직 미국 여기자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의 성폭행과 구단 내부의 저급한 남성중심적 문화를 폭로했다.

미국 텍사스 지역 일간지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에서 야구를 취재한 전직 기자 캣 오브라이언은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22세이던 18년 전 한 메이저리거가 인터뷰 중에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오브라이언은 대학 졸업 1년 뒤 이 매체에서 외국에서 온 용병 선수들의 미국 정착기를 취재하던 중에 발생한 사건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호텔 방에 앉아 질의응답을 하다가 선수가 갑자기 입을 맞추더니 거부 의사를 완력으로 짓누르고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오브라이언은 최근까지 아무에게도 그 사건을 말하지 않았으나 재러드 포터 뉴욕 메츠 단장의 해고 소식을 들은 뒤 마음이 바뀌었다고 했다.

포터 단장은 시카고 컵스에서 스카우트 디렉터로 일하던 2016년 외국인 여기자에게 외설적인 사진을 보내는 등 성추행을 한 사실이 적발돼 올해 1월 해고당했다.

오브라이언은 "내가 11년 동안 체육기자는 아니었지만 성폭력과 관련한 다른 여성들의 얘기를 읽으면 내 사건의 충격이 다시 온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불러들인 사건이 아니고 나는 잘못한 게 없다는 안도감도 들었는데 그간에는 한 번도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브라이언은 성폭행 사건 뒤 가해 선수의 팀 동료에게서 2차 가해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올스타전에 출전한 스타 선수 한 명이 째려보면서 오브라이언과 가해 선수의 이름을 언급했다는 것이었다.

오브라이언은 "그(가해 선수)가 자신을 매력남으로, 나를 일은 안 하고 야구 선수나 유혹하고 다니는 종류의 여자로 만들며 다른 사람들에게 사건을 얘기한 게 확실하다는 것을 갑자기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스타 선수가 그 뒤로 메이저리그를 취재하는 6년 동안 자신을 볼 때마다 계속 불편한 상황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텍사스 레인저스를 담당해 기사를 쓰게 된 것도 구단 임원에게 '성 상납'을 했기 때문이라는 소문까지 돌았다고 주장했다.

그 스타선수가 있는 팀의 연고지를 피하면서 야구기자 경력을 발전시키는 데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경기. 사진에 노출된 특정 구단과 선수는 기사와 관계없음.[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경기. 사진에 노출된 특정 구단과 선수는 기사와 관계없음.[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오브라이언은 성폭행 사건의 근저에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권위적이고 남성중심적인 '저질문화'도 고발했다.

선수들이 팬티 윤곽이 없다며 노팬티나 끈팬티가 아니냐고 희롱하거나 성관계에 대해서도 물었다고 한다.

감독이 사무실에 섹스돌을 갖다 놓아 선수들이 성행위 흉내를 내거나 기자가 드나드는 클럽하우스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포르노를 단체관람하는 곳도 있었다고 한다.

오브라이언은 기고문에서 성폭행 가해 선수와 2차 가해 선수의 신원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나중에 트위터에서도 "누군지 추측하려고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나 나중에 뉴스데이 소속 기자로 출입한 뉴욕 양키스의 선수가 아니며 외국에 태어난 선수라고 자신이 말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오브라이언은 기고문에서 "전직 프로선수라도 상당한 권력을 휘두른다"며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운동 여파 속에서도 오히려 내 평판만 더럽힐 가능성이 있어 이름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끔찍한 행위에 대해 실현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심판을 요구하는 것보다 조직적 변화를 불러오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며 "더 많은 여성이 부적절한 일이 발생했을 때 편하게 목소리를 높이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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