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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었던 도크가 차기 시작한다"…불황터널 벗어나는 조선업계

송고시간2021-07-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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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경남 조선업계 종사들이 요즘 자주 하는 말이다.

올 상반기 수주 호조로 경남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10년이 넘는 긴 불황 터널을 벗어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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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조선소 상반기 수주 호조, 올해 수주목표 초과 기대

일감 증가 등 본격적인 조선경기 회복은 내년 초부터 예상

강재 등 원자재 인상은 마이너스 요인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 전경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비었던 도크가 차기 시작한다. 희망이 보인다"

경남 조선업계 종사들이 요즘 자주 하는 말이다.

올 상반기 수주 호조로 경남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10년이 넘는 긴 불황 터널을 벗어나려 한다.

경남은 세계 2·3위 조선소인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을 중심으로 STX조선해양 등 블록, 각종 기자재를 납품하는 1천여 곳이 넘는 협력업체가 조선 생태계를 이룬 곳이다.

조선 경기 동향이 경남 지역경제를 좌우한다.

7월 초 기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벌써 올해 수주목표를 70% 넘게 달성했다.

올해가 절반 가까이 남았는데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수주액을 넘어섰거나 근접했다.

올해 대우조선해양 수주목표는 77억 달러다.

이 회사는 상선과 벌써 55억 달러어치(해양플랜트 포함 39척)를 수주해 목표액 71.4%를 채웠다.

삼성중공업은 수주액이 65억 달러(51척)에 이른다.

올해 목표액(91억 달러) 71%를 달성했다.

김환중 거제상공회의소 회장은 "거제시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수주실적에 지역 경제가 일희일비할 정도로 조선업 영향이 절대적이다"며 "수주가 증가하니 지역에 다시 활력이 돈다"고 말했다.

글로벌 물동량 증가, 운임 상승, 유가 상승,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에 따라 선박, 해양플랜트 발주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 많다.

삼성중공업 제작 해양플랜트
삼성중공업 제작 해양플랜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두 회사는 하반기에도 수주가 이어져 올해 수주목표 초과 달성을 기대한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이 향후 수년간 조선소 도크가 꽉 찰 것에 대비해 선박 발주를 앞당기려는 분위기가 읽힌다"고 업계 상황을 전했다.

대형 프로젝트 계약 체결 기대감도 높다.

중동의 산유국 카타르는 지난해 6월 우리나라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과 LNG운반선 100척 건조에 필요한 도크를 미리 확보하는 계약을 했다.

LNG선은 일반 상선보다 가격이 비싸 올해 하반기 정식 건조계약을 한다면 카타르 프로젝트 수주액만으로 개별 조선소 상반기 수주액에 육박하거나 넘을 가능성이 있다.

중형 조선소에도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선박 용접
선박 용접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주 부진으로 폐업 문턱에까지 몰렸던 STX조선해양은 상반기에만 18척을 수주해 올해 목표를 벌써 달성했다.

지난해까지 수주 보릿고개로 간당간당하던 수주잔량을 갑절 이상으로 늘렸다.

이 회사는 하반기에도 두 자릿수 수주를 기대한다.

STX조선해양은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이고자 2018년부터 생산직 500여 명이 무급순환 휴직 중이다.

250명씩 번갈아 6개월 일하고 6개월은 월급 없이 쉬는 무급순환휴직이 3년째다.

STX조선해양 직원들은 수주 호조가 이어지면 무급휴직 동료들을 일터로 불러들일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STX조선해양은 투자유치에도 성공해 경영정상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유암코-케이에이치아이 컨소시엄'이 2천500억원을 투자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100% 가진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STX조선해양 최대 주주가 된다.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야드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야드

[연합뉴스 자료사진]

STX조선해양은 곧 사명을 '케이조선'으로 바꾸고 새 출발 한다.

그러나 아직은 조선업계 전체에 온기가 돌 정도는 아니다.

지난해까지 수년간 수주가 부진했던 영향으로 올해까지 조선소, 조선기자재업체 경영실적이 저조하다.

일자리 회복도 아직은 더디다.

거제시, 통영시, 고성군, 창원시 진해구 등 '남해안 조선벨트' 핵심 지자체는 여전히 '고용위기지역'일 정도로 일자리 사정이 나쁘다.

조선기자재 업체들은 조선소들이 지난해 말∼올해 수주한 선박 설계에 들어가는 올해 말∼내년 초부터 엔진, 펌프, 발전기 등 대형기자재 발주가 늘어 협력업체까지 일감이 늘 것으로 예상했다.

나영우 경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 이사장은 "조선소 수주 증가는 분명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강재를 비롯해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조선소들이 단가를 올려줘야 기자재업체들도 숨통이 트인다"고 말했다.

김환중 거제상의 회장은 "협력업체들은 올해까지 어렵겠지만, 조선소가 수주한 선박이 실제 건조에 들어가는 내년부터 일거리가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상기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장은 "물량, 일자리 증가 등 수주 호조를 노동자들이 실제로 느끼는 시기는 내년부터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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