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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몇달만 기다려보라'는데…인플레 우려는 진행형

송고시간2021-07-1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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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인플레이션이 지난주 미국 경제의 화두로 재등장했다.

목재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잦아드는 듯했던 공포감이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계기로 되살아난 것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점을 인정한 두 사령탑의 공통적인 메시지는 '몇 달만 기다려달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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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급등 공포에 파월·옐런 잇따라 등판…'일시적 상승' 근거도 많아

월가·식품업계 CEO들은 "일시적 아냐" 경고…석학들도 엇갈린 전망

북적이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북적이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AFP=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인플레이션이 지난주 미국 경제의 화두로 재등장했다.

목재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잦아드는 듯했던 공포감이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계기로 되살아난 것이다.

전년 동월보다 5.4% 급등한 결과는 상당 부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치부하더라도, 전월 대비로도 시장 전망치(0.5%)를 크게 웃돈 0.9%의 상승률은 경고등을 켜기에 충분한 수치였다.

미 경제의 양대 수장으로 꼽히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잇따라 진화에 나서야 할 만큼 동요는 심상치 않았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점을 인정한 두 사령탑의 공통적인 메시지는 '몇 달만 기다려달라'였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파월 의장은 CPI 발표 하루 만인 14일 하원 청문회에서 "물가상승률이 현저히 높아졌고 향후 몇 달 동안 계속 높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후 누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회성 물가상승"에는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도 강조했다.

이튿날 CNBC 방송과 인터뷰를 한 옐런 장관도 "여러 달 더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중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 정상 수준을 향해 다시 내려오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파월 의장과 옐런 장관의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다.

공포의 진원지인 6월 CPI 상승분의 3분의 1이 중고차 가격이라는 점이다. 중고차 외에도 에너지, 항공 등 경제 재개와 관련된 소수의 특정 분야가 물가상승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해당 부문의 일시적 수급 불일치만 진정되면 자연히 전체적인 인플레이션 압력도 낮아질 것이라고 이들은 판단한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1.3% 안팎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금융시장의 반응도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당국의 분석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읽혔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상당수 재계 인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론이 잇따라 쏟아졌다.

미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를 이끄는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생각보다 조금 더 나빠지리라고 생각한다"며 "일시적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도 14일 "일시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자리를 우선하는 정책결정권자들의 태도가 "전체적으로 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몇몇 소비재 기업들은 향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식음료회사 펩시코의 휴 존스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있냐고? 바로 그렇다"라고 자문자답한 뒤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겠느냐고 묻는다면 틀림없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식품회사 콘아그라의 션 코널리 CEO도 "콘아그라가 소비자 가격을 올리겠느냐고? 짧게 답한다면 '예스'다"라며 "추가 가격인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석학들의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지난 5월 "미국 경제의 주요 리스크는 경기 과열과 인플레이션"이라는 글을 올린 데 이어 최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도 "인플레이션 위험을 매우 매우 심각하게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가디언 기고문에서 "1970년대 스타일의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태)이 올 위험이 더 커졌다"고 경고했다.

반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1970년대식 인플레이션은 없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데 이어 지난달 21일에는 "인플레이션 공포가 이미 죽었다"는 글을 뉴욕타임스에 기고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로고프 교수는 16일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3% 정도의 인플레이션은 "긍정적"이라며 "오늘날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좋은 뉴스다. 경제가 1년 전 예상했던 것보다 더 잘 나가서 가격이 오르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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