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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라 김홍빈 대장!'…60년간 이어진 히말라야 조난사고

송고시간2021-07-2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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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지난 18일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57) 대장이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좌 등정에 성공했다는 '감동 스토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지친 국민에게 따뜻한 위로가 됐다.

김 대장은 현지시간 18일 오후 4시 58분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카라코람산맥 제3 고봉인 브로드피크(8천47m) 정상 등정을 마치고 하산하던 도중 해발 7천900m 부근에서 크레바스에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산악·탐험 전문 웹진 '익스플로러웹'에 따르면 캠프3(해발 7천100m)에 있던 러시아 등반대의 안톤 프고브킨과 비탈리 라조가 김 대장의 구조 신호를 들었고, 라조가 산소마스크를 들고 사고 지역을 찾아갔지만 끝내 구조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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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빈 대장,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뒤 하산길 실종

'열 손가락 없는' 김홍빈,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열 손가락 없는' 김홍빈,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서울=연합뉴스)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57) 대장이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했다. 19일 광주시산악연맹 등에 따르면 김 대장은 현지 시각 18일 오후 4시 58분(한국 시각 오후 8시 58분)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카라코람산맥 제3 고봉인 브로드피크(8천47m)를 등정했다. 사진은 베이스캠프에서 포즈를 취한 김홍빈 대장. 2021.7.19 [광주시산악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bebop@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지난 18일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57) 대장이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좌 등정에 성공했다는 '감동 스토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지친 국민에게 따뜻한 위로가 됐다.

하지만 14좌 등정의 기쁨도 잠시. 김 대장은 현지시간 18일 오후 4시 58분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카라코람산맥 제3 고봉인 브로드피크(8천47m) 정상 등정을 마치고 하산하던 도중 해발 7천900m 부근에서 크레바스에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산악·탐험 전문 웹진 '익스플로러웹'에 따르면 캠프3(해발 7천100m)에 있던 러시아 등반대의 안톤 프고브킨과 비탈리 라조가 김 대장의 구조 신호를 들었고, 라조가 산소마스크를 들고 사고 지역을 찾아갔지만 끝내 구조에 실패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F3WgPYQGDaA

김 대장의 실종 소식은 그가 보여준 인간 승리의 모습 때문에 더 슬픔을 주고 있다.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천194m) 단독 등반 중 동상으로 열 손가락을 모두 잃는 사고를 당했지만 불굴의 의지로 장애인 세계 최초로 7대륙 최고봉 완등에 성공했다.

2019년 7월 세계 제11위 봉인 가셔브룸Ⅰ(8천68m·파키스탄) 정상에 오르면서 히말라야 8천m급 14좌 가운데 13개봉 등정에 성공한 김 대장은 마지막 도전인 브로드피크 등정에 성공했지만 끝내 하산 과정에서 실종됐다.

김홍빈 대장 구조에 나섰던 비탈리 라조의 메신저 내용
김홍빈 대장 구조에 나섰던 비탈리 라조의 메신저 내용

[익스플로러웹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히말라야 등반 도전에 나선 한국 원정대의 사고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1년 김호섭 대장과 동생 김기섭 대원이 마나술루(해발 8천163m) 등정에 나섰고, 7천600m까지 올라가 캠프를 설치하는 데까지 성공했지만 돌풍에 김기섭 대원이 빙하 틈으로 떨어져 숨졌다. 한국 원정대의 첫 히말라야 첫 조난 사례였다.

이듬해인 1972년 김기섭 대원을 떠나보낸 김정섭·김호섭 형제가 마나슬루 재등정에 나섰지만 대원 6명과 셰르파 12명으로 구성된 원정대는 6천500m에 캠프를 차렸다가 눈사태로 15명이 숨지는 참사를 당했다.

한국 히말라야 등반의 개척자였던 김정섭·기섭·호섭 형제가 모두 히말라야에 잠들었다.

1978년에는 세계에서 58번째이자 한국에서 처음으로 에베레스트를 등정(1977년)했던 고상돈 대원이 미국 알래스카 매킨리(6천194m)를 등정한 뒤 하산하다 추락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인 여성 최초로 1993년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던 지현옥 대장도 히말라야에서 영면했다.

지 대장은 1999년 안나푸르나(8,091m)에 오른 뒤 "정상!"이라는 짧은 교신을 마치고 하산하다가 해발 7,800m 지점에서 실종됐다.

여성으로서 세계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도전한 고미영 대장도 2009년 낭가파르밧(8,125m)을 등정하고 하산 과정에서 낭떠러지로 떨어졌다.

2011년 10월에는 박영석 대장의 실종 사고가 발생했다. 1993년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에 성공한 박 대장의 원정대는 안나푸르나에서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다 실종됐고, 끝내 시신을 찾지 못했다.

2018년 10월에는 국내 최초로 히말라야 8천m 이상 14좌 무산소 등정을 달성했던 김창호 대장이 네팔 히말라야 다울라기리산 구르자히말(해발 7천193m) 원정 도중 베이스캠프(3천500m)에서 눈 폭풍에 휩쓸려 사망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9일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으로 인간 승리 드라마를 써왔던 김홍빈 대장마저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등정을 마친 뒤 하산 길에서 조난 당해 실종되면서 산악인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래픽] 한국 고산 등반대 주요 조난사고
[그래픽] 한국 고산 등반대 주요 조난사고

(서울=연합뉴스) 장성구 기자 =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57) 대장이 하산 도중 크레바스에 빠진 뒤 구조 과정에서 추락하며 실종됐다.
sungg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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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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