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마스크 쓰고 싶은 '사격황제' 진종오, 벗으라는 조직위(종합)
송고시간2021-07-22 16:56
코로나19 방역 위한 결심…조직위는 "결선은 마스크 금지"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사격 황제' 진종오(42·서울시청)는 2020 도쿄올림픽 경기 중 마스크 착용을 원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모두를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달 경쟁을 벌이려면 어쩔 수없이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
도쿄올림픽은 기본적으로 권총 종목 선수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았다.
본선까지는 마스크를 써도 되고 안 써도 된다. 단 국기가 아닌 브랜드를 노출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결선에서는 마스크는 '금지'다.
22일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진종오는 선택할 수 있다면 마스크를 쓰고 경기하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조직위는 사격 경기 중 마스크 착용 여부에 대해 정확한 안내를 해주지 않고 있었다.
대표팀은 진종오 등 마스크 착용을 원하는 선수가 있다는 것을 확인, 이날 조직위에 문의했고 '본선에서는 상관없고, 결선에서는 벗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방송 중계를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마스크 착용은 장단점이 있다.
사실 진종오도 마스크를 쓰고 경기하면 불편함이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사격연맹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내대회에서는 권총 선수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소총 선수는 볼 견착을 위해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마스크를 쓰고 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진종오는 지난달 진천선수촌 미디어데이 행사 인터뷰에서 "호흡을 하면서 총을 쏴야 하는데, 마스크를 쓰면 안경에 김이 서리고 불편함이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쩔 수 없다. 종목에 따라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고도 하는데, 불평은 접어두고 받아들이고 대응할 것"이라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에는 올림픽 사격 종목의 마스크 착용 지침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진종오가 불편을 감수하고 마스크를 쓰기로 마음먹은 것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방역 책임감 때문이다.
진종오는 선수촌 룸메이트인 김모세(23·국군체육부대)와 함께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연맹 관계자는 "진종오와 김모세는 같은 방을 쓰고 있어서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모세도 경기 때 마스크 착용을 원하고 있다. 진종오와 김모세는 나란히 10m 공기권총,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 2개 종목에 출전한다.
선수촌에서 연달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우려해 더욱 철저히 개인 방역에 신경 쓰기로 한 것이다.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진행 중인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보면, 권총 종목 외국 선수들은 많은 경우 마스크를 벗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선수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다.
한국 선수들은 이미 국내대회를 통해 마스크를 쓰고 경기하는 데 적응이 된 상태이기도 하다.
코치들은 오히려 마스크를 쓰고 경기해오던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마스크를 벗고 쏘는 것에 적응 못 하지는 않을까 걱정하기도 한다.
진종오는 자신의 뜻과 달리 결선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못하게 됐다. 사격계에서는 '진종오는 어떤 환경에서는 잘할 선수'라며 진종오가 이번 조직위 결정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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