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대치 뚫은 중재의 달인…박의장, 압박속 물밑 설득
송고시간2021-07-23 23:11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강민경 기자 = 국회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1년 2개월간 대립했던 여야가 23일 국회 원구성 정상화에 합의한 데는 중재의 달인으로 불리는 박병석 의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반기 여당·후반기 야당 법사위원장'을 골자로 한 중재안이 돌파구가 됐다.
지난 21일 제시된 이 중재안은 그동안 이른바 '상원' 역할을 해온 법사위의 기능을 조정하는 동시에 여당이 맡은 법사위를 내년 새 정부 출범 후 야당에 넘김으로써 여야 간 요구를 균형적으로 맞춘 것이다.
이 중재안은 박 의장이 직접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장 측 관계자는 중재안에 대해 "합의대로 법 개정까지 마치면 법사위의 기능은 체계 자구 심사로 다소 더 엄격하게 제한되겠지만, 정치적인 기능까지 크게 축소되지는 않는다"며 "여야 양측의 부담이 크지 않고 법사위의 고유 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묘수"라고 말했다.
이번 중재안이 관철되는 데는 박 의장의 '뚝심'도 작용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박 의장은 본격 협상 전인 이달 초부터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를 여러 차례 따로 만나 합의를 설득했다.
이 과정에서 박 의장은 여당에는 "4·7 재보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야당에는 "더 이상 약자가 아닌 만큼 과도한 강경한 자세는 국민의 경고를 받을 수 있다"는 논리를 각각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노력에도 이미 1년 넘게 강 대 강 대치를 벌여온 여야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박 의장은 이날 '최후통첩'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현행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박 의장은 또 여야 각 당에서 중재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직접 찾아가 설득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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