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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아내에게 선수라는 것 보여주고 싶었죠"…김정환이 돌아온 이유

송고시간2021-07-2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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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2020 도쿄올림픽 한국 펜싱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된 대표팀 최고참 김정환(38·국민체육진흥공단)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대표팀 은퇴를 고민했다.

2018-2019시즌 국가대표 선발 기준을 충족하고도 대표팀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부상 치료와 학업 등이 이유로 전해졌으나 이젠 후배들에게 한국 남자 사브르의 미래를 넘기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정환은 "아내와 소개팅으로 만났는데, 절 '왕년의 선수' 정도로 알았다. 제 경기는 실제론 본 적이 없고 자료화면 정도로 봤다"며 "집에서 잠옷 입고 TV 보는 모습을 보며 '오빠가 운동했다는 게 상상이 안 된다'기에 '나 아직 선수 맞는데'라는 생각에 인정을 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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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아 기자
최송아기자

"체력 한계·코로나 탓에 복귀 후회도 했는데…의미 있는 메달 가져가네요"

[올림픽] '이것이 동메달'
[올림픽] '이것이 동메달'

(지바=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24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사브르 종목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김정환이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1.7.24 xyz@yna.co.kr

(지바=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와이프는 저를 '왕년에 펜싱 좀 했던 사람'으로 알았거든요."

2020 도쿄올림픽 한국 펜싱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된 대표팀 최고참 김정환(38·국민체육진흥공단)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대표팀 은퇴를 고민했다.

대표팀을 든든하게 지키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에 힘을 보탰지만, 당시에도 35세로 이미 나이가 적지 않던 터였다.

2018-2019시즌 국가대표 선발 기준을 충족하고도 대표팀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부상 치료와 학업 등이 이유로 전해졌으나 이젠 후배들에게 한국 남자 사브르의 미래를 넘기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올림픽] 김정환 8강 진출
[올림픽] 김정환 8강 진출

(지바=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펜싱 사브르 국가대표 김정환(오른쪽)이 24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일라이 더쉬워츠(미국)와 도쿄올림픽 16강전을 하고 있다. 2021.7.24
xyz@yna.co.kr

2019년 4월 국내에서 열린 그랑프리 대회에서 메달을 따내는 등 기량은 여전히 손색없던 그는 2019년 9월 다시 대표로 선발돼 후배들과 선수촌에서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24일 목에 건 도쿄올림픽 개인전 동메달은 그 결실이었다.

메달을 따낸 뒤 만난 그는 지금은 아내가 된 당시 여자친구가 태극마크를 다시 달아야겠다고 결심한 가장 큰 이유였다고 귀띔했다. 김정환은 네 살 연하의 변정은 씨와 1년여 교제 끝에 지난해 9월 결혼했다.

김정환은 "아내와 소개팅으로 만났는데, 절 '왕년의 선수' 정도로 알았다. 제 경기는 실제론 본 적이 없고 자료화면 정도로 봤다"며 "집에서 잠옷 입고 TV 보는 모습을 보며 '오빠가 운동했다는 게 상상이 안 된다'기에 '나 아직 선수 맞는데'라는 생각에 인정을 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정환과 아내 변정은씨
김정환과 아내 변정은씨

[김정환 선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선수촌에서 운동을 할 땐 처가의 '걱정'이 그를 한 발 더 뛰게 했다고 한다.

"장인어른이 매일 전화하셔서는 '예전에 잘했던 것 다 아니까, 제발 무리하지 말고 다치지만 말라'고 하셨는데, 한물간 선수로 생각하시나 해서 자극을 받았다"며 "'나 살아있는데'라는 생각에 불타올랐다"는 것이다.

김정환은 "이번 대회 경기하는 모습을 보시며 장인께서 '우리 사위가 맞나?' 싶으실 것 같다"며 "빈손으로 가지 않아서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그는 "복귀를 후회할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대표팀에서 같이 운동하는 오상욱 선수는 저보다 13살이 적어요. 띠동갑이 넘죠. 체력의 한계를 느낀 데다 신혼인데 갇혀 사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연기까지 되니 복귀를 잘못 생각한 것 같고, 이런 생활을 1년 더해야 할지 고민도 컸죠."

[올림픽] 기쁜 김정환
[올림픽] 기쁜 김정환

(지바=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펜싱 사브르 국가대표 김정환이 24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열린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와의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관계자와 인사하고 있다. 2021.7.24 xyz@yna.co.kr

그 끝에 온 도쿄에서 김정환은 한국 펜싱 선수 최초로 3번째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동메달에 이어 2회 연속 개인전에서 입상하는 기록을 남겼다.

그는 "의미 있는 메달을 가져왔다"며 고생 끝에 온 낙을 자축했다.

아내에게 앞으로도 좀 더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없는지 묻자 김정환은 확답을 주진 않았다.

다만 "다음 올림픽까진 잘 모르겠지만, 코로나로 올림픽이 연기된 바람에 아시안게임이 바로 내년(항저우)이 됐다"며 "한국에 가면 아내와 진중하게 대화해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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