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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빈 도왔던 러시아 산악인 "구조 무시한 사람만 15명 이상"

송고시간2021-07-2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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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지난 18일 브로드피크(8천47m)를 등정하면서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뒤 하산하다 조난한 김홍빈(57) 대장을 가장 먼저 도우러 나섰던 러시아 구조대의 비탈리 라조(48·러시아)가 현장을 목격하고도 돕지 않은 일부 산악인들의 이기심을 질타하고 나섰다.

라조는 24일(현지시간) 자신이 속한 데스존프리라이드(deathzonefreeride)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정상에 오르고 싶어하는 욕망은 제대로 준비가 덜 된 관광객들이 밤중에 어려운 지형을 넘어가게 만든다"라며 "그런 사람들에게는 돌아와야 하는 지점에서 돌아오지 못한다. 그러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문제를 일으킨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15명 이상의 사람이 김 대장을 무시하고 지나쳤다. 어두웠다지만 김 대장의 랜턴 불빛을 보지 못했을 리 없다"라며 "김 대장을 끌어올릴 힘이 없었다고 한다면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최소한 사고 상황을 무전기나 인리치(구조 신호를 보내는 장치)를 통해 알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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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돕지는 못하더라도 사고 상황을 알렸어야"

라조가 김홍빈 대장과 찍은 사진. 촬영 10분 뒤 김 대장이 절벽 밑으로 추락했다.
라조가 김홍빈 대장과 찍은 사진. 촬영 10분 뒤 김 대장이 절벽 밑으로 추락했다.

[데스존프리라이드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SNS에서는 당신들이 8천m 고봉을 등정한 용감한 사람으로 보일 테지만 나는 그저 사람의 목숨을 경시한 미천한 인간이라 말하고 싶다."

지난 18일 브로드피크(8천47m)를 등정하면서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뒤 하산하다 조난한 김홍빈(57) 대장을 가장 먼저 도우러 나섰던 러시아 구조대의 비탈리 라조(48·러시아)가 현장을 목격하고도 돕지 않은 일부 산악인들의 이기심을 질타하고 나섰다.

라조는 24일(현지시간) 자신이 속한 데스존프리라이드(deathzonefreeride)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정상에 오르고 싶어하는 욕망은 제대로 준비가 덜 된 관광객들이 밤중에 어려운 지형을 넘어가게 만든다"라며 "그런 사람들에게는 돌아와야 하는 지점에서 돌아오지 못한다. 그러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문제를 일으킨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15명 이상의 사람이 김 대장을 무시하고 지나쳤다. 어두웠다지만 김 대장의 랜턴 불빛을 보지 못했을 리 없다"라며 "김 대장을 끌어올릴 힘이 없었다고 한다면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최소한 사고 상황을 무전기나 인리치(구조 신호를 보내는 장치)를 통해 알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조는 데스존프리라이드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기면서 구조 현장에서 김 대장과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 속 김 대장의 모습은 해발 7천900m 지점에서 9시간 넘게 고립돼 있었지만 건강한 상태로 보인다.

김 대장은 라조의 도움으로 주마(등강기)를 사용해 사고 지점을 벗어나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주마에 문제가 생겨 80도 경사의 가파른 절벽 밑으로 추락했다.

'열 손가락 없는' 김홍빈,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열 손가락 없는' 김홍빈,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서울=연합뉴스)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57) 대장이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했다. 19일 광주시산악연맹 등에 따르면 김 대장은 현지 시각 18일 오후 4시 58분(한국 시각 오후 8시 58분)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카라코람산맥 제3 고봉인 브로드피크(8천47m)를 등정했다. 사진은 베이스캠프에서 포즈를 취한 김홍빈 대장. 2021.7.19 [광주시산악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bebop@yna.co.kr

라조는 김 대장의 조난과 구조 작업 과정을 러시아 산악 사이트 'Risk.ru'에 상세하게 올려놨다.

라조는 김 대장과 같은 장소에서 조난됐다가 먼저 구조된 아나스타시아 루노바의 대처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전했다.

구조된 루노바는 하산하면서 만난 라조 일행에게 김 대장의 상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조는 "아나스타시아, 당신의 인리치는 제대로 작동했다. 인리치로 구조 신호를 보낼 수 있었다면 그 장치를 김 대장에게 남겨주고 떠나야 했다. 도움을 기다리는 김 대장을 위해 구조 문자라도 보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대장 수색에 나선 파키스탄 육군 항공구조대 헬기는 24일 중국이 신속하게 자국 영공 진입을 허가하면서 구조대원을 싣고 사고 현장으로 이동한 상태다.

헬기에는 김 대장 조난 사고 당시 구조에 나섰던 러시아 등반팀의 라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중국 측도 지난 22일 구조 헬기 2대를 동원해 9명의 구조대원과 장비를 사고 발생지 인근에 투입한 상태다.

[그래픽] 김홍빈 대장 실종 상황 재구성
[그래픽] 김홍빈 대장 실종 상황 재구성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하고 브로드피크(8천47m, Broad Peak)에서 하산하다가 실종된 산악인 김홍빈(57) 대장의 위성전화 신호가 중국 영토 내에서 잡힌 것으로 확인됐다.
김 대장의 정상 등정부터 하산 조난 사고까지 시간대별 상황을 재구성 했다.
0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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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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