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김홍빈 "사고 나면 2차 사고 주의… 폐 끼치고 싶지 않아"
송고시간2021-07-26 15:05
원정 나설 때 가족·동료 산악인에게 전한 당부 공개돼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내게 사고가 나면 수색 활동에 따른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
26일 피길연 광주시산악연맹회장이 공개한 김홍빈(57) 대장의 생전 당부의 말이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극한의 상황에서 도전을 이어오던 김 대장은 평소 자신에게 사고가 발생한다면 구조에 나설 동료들의 안위를 먼저 걱정했다고 한다.
김 대장은 원정에 나서기 전 주변에 "지금까지 주위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는데, 죽어서까지 주위 분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김 대장이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하고 하산 중 실종되자 구조대와 헬기가 파견돼 수색에 나섰지만, 김 대장을 찾지 못했다.
가족들과 동료 산악인들은 김 대장의 이 같은 소신을 존중해 수색 중단이라는 결정을 하게 됐다.
가족들은 전날 구조대 헬기 1대가 실종 추정 지점(7천400m) 상공에서 수색했으나, 김 대장을 찾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수색 중단을 요청했다.
수습 당국과 구조대도 가족 의견과 현지 상황을 고려해 수색 중단과 철수를 결정했다.
피 회장은 "마지막 가시는 데 2차 사고로 폐를 끼치지 않고 싶다고 평상시 말씀하셨다. 가족으로서 마지막 한 번 수색을 해보고 싶다고 해 수색했고 가족들이 그 결과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김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4시 58분(현지 시각)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브로드피크(8천74m) 정상 등정을 마치고 하산하던 도중 해발 7천900m 부근에서 조난됐다.
김 대장은 조난 상태에서 다음날 오전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발견된 후 주마(등강기)를 이용해 올라가다가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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