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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태극 궁사 진땀 뺀 일본 대표팀 활, 한국인이 만들었다

송고시간2021-07-27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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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한국인의 노력이 들어간 메달은 금메달만이 아니었다.

한국, 대만에 이어 3위를 한 일본의 동메달은 일본 궁사들과 한국의 활 장인들이 합작해서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일본과의 4강전은 한국 남자 대표팀 오진혁(현대제철),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경북일고)의 금메달 도전에서 가장 큰 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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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아처리 활 들고 동메달 획득 기쁨 누리는 무토
MK아처리 활 들고 동메달 획득 기쁨 누리는 무토

[EPA=연합뉴스]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한국인의 노력이 들어간 메달은 금메달만이 아니었다.

한국, 대만에 이어 3위를 한 일본의 동메달은 일본 궁사들과 한국의 활 장인들이 합작해서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일본과의 4강전은 한국 남자 대표팀 오진혁(현대제철),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경북일고)의 금메달 도전에서 가장 큰 위기였다.

일본은 한국과 세트 점수에서 4-4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슛오프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다.

양 팀 궁사들은 슛오프에서도 같은 점수를 쐈고, 승부는 김제덕이 과녁 중심부에 가깝게 10점을 쏜 한국의 차지가 됐다.

활 쏘는 무토
활 쏘는 무토

[EPA=연합뉴스]

일본 가와타 유키도 마찬가지로 10점을 쐈으나 김제덕의 10점보다는 중심부에서 멀었다. 두 화살의 거리는 2.4㎝에 불과했다.

일본은 네덜란드와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극적인 승부를 펼쳤다. 이번에도 먼저 2점을 내주고 한 계단씩 따라붙은 끝에 세트 점수 4-4를 만들었다.

일본은 메달을 따낼 두 번째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슛오프에서 28-28로 비겼으나 마지막 사수로 나선 무토 히로키가 X10에 화살을 꽂아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이렇게 따낸 동메달은 일본 양궁의 역사적인 첫 올림픽 단체전 메달이었다.

태극 궁사들의 진땀을 빼는 한 방을 날린 가와타의 활과 네덜란드에 승리의 한 방을 날린 무토의 활은 모두 한국의 활 제작 업체인 MK아처리에서 만들었다.

한국 여자 대표팀에 결승에서 져 은메달을 차지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여자 선수들 활도 이 회사 작품이다.

가와타 유키
가와타 유키

[EPA=연합뉴스]

미국의 호이트와 한국의 윈엔윈(위아위스)이 세계 리커브 활 시장을 양분하는 가운데, MK아처리는 엘리트 선수를 위한 '맞춤형 활'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후발주자다.

그간 김우진을 포함해 국내외 여러 톱 레벨 궁사들이 MK아처리의 활을 사용했다.

최근 수년간은 후발주자의 한계 속에서 고군분투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회사 직원에게 일본의 동메달 획득은 더 값지다.

직원 8명이 일본 선수들의 까다로운 주문 내용에 맞춰 활을 만드는 데 들어간 시간은 꼬박 6개월. 선수의 신체적 조건과 활 쏘는 습관 등 수많은 요인을 고려해 '작품'을 만들었다.

MK아처리 직원들
MK아처리 직원들

[김경환 대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처음 일본 선수들로부터 주문이 들어왔을 때 고민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일본인이기 전에 같은 양궁인이다'라는 생각으로 제작에 돌입했다.

이 회사 김경환 대표부터 활을 만드는 직원들까지, 대부분이 국가대표 선발전도 경험한 엘리트 양궁인 출신이다. 하나같이 한때 올림픽 사대에 서는 꿈을 꿨던 '선출'(선수출신)들이다.

선수로는 못 이룬 올림픽 메달 꿈을, 직접 만든 활로 대신 이룬 셈이다.

김 대표는 "우리가 만든 활로 선수들이 메달을 따는 모습은 늘 감격스럽다"면서 "활 쏘는 기술에서 한국이 최고인 만큼, 활 제작에서도 한국이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도록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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